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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력단지, 한반도 유일 '남방동사리' 멸종위기
풍력단지, 한반도 유일 '남방동사리' 멸종위기
  • 원종태 기자
  • 승인 2014.07.31 12: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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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평가 여름철 4일만 조사, 부실 환경영향평가 다시해야


 

한반도에서 거제도 구천천-산양천에만 유일하게 서식하고 있는 남방동사리.
환경부지정 멸종위기야생생물 1급인 이 물고기가 풍력단지공사로 멸종위기에 놓였다.
또 풍력단지로 인해 멸종위기종(또는 천연기념물)인 수리류를 비롯해 수달, 팔색조, 원앙 등 조류의 충돌피해나 애기송이풀 등의 서식지파괴가 우려된다.
특히 사업자가 제출한 소규모환경영향평가서는 이같은 법정보호종에 대한 조사나 보호대책이 전무하거나 부실해 환경영향평가를 다시해야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산양천에만 서식하고 있는 남방동사리.사진 인터넷 검색

 

한반도 유일 '남방동사리' 멸절위기

생태 연구가인 변영호교사(오비초등 하늘강동아리 운영)에 따르면 '남방동사리'는 우리나라에서 거제도 동부면 산양천과 그 상류인 구천천에서 유일하게 서식하고 있다.
90년대 초 채병수 박사가 산양천에서 남방동사리를 발견하기 전까지 이 물고기는 일본에만 서식한 일본특산종이었다.
변 교사는 "이 물고기는 산양천 물길과 일본의 물길이 연결돼 있었다는 증거가 된다. 일본 키타큐슈권역에서 나타나는 남방동사리와 그 종이 같기 때문이다. 남방동사리로 인해 거제도는 한반도와 일본을 연결하는 지정학적 연결고리 였다는 해석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구천천 상류에서 1년동안 진행되는 대규모 토목공사가 진행될 경우 토사유입으로 인한 서식지 파괴로 남방동사리는 멸절될 수도 있다는 경고다.
또한 풍력단지가 들어서는 거제지맥은 거제도의 담수어류를 섬진강수계와 낙동강수계로 나누는 중요한 생태축이다.
즉 거제지맥을 경계로 산양천, 둔덕천 수계는 섬진강수계의 영향을 받았고, 그 반대편인 고현천, 연초천은 낙동강 수계영향을 받았다는 것.
그 증거가 산양천 수계에는 섬진강자가사리가 분포하고, 고현천 연초천에는 낙동강자가사리가 분포하고 있는 것을 들 수 있다.
풍력단지는 이같이 담수어류수계에도 중요한 영향을 주는 생태축을 훼손하게 된다는 지적이다.

 

 
*하늘강동아리 변영호 교사 제공, 섬진강수계와 낙동강수계의 경계지점인 거제지맥에 풍력단지가 조성된다.

 
풍력예정지는 철새의 주요 이동로다


조류전문가 홍길표(한려해상국립공원)와 생태연구가 김영춘에코투어대표는 풍력단지 인근 구천댐에는 멸종위기1급 흰꼬리수리와 참수리, 천연기념물인 독수리류가 해마다 최대 50개체 이상씩 찾고 있다고 밝혔다.

홍길표씨는 "흰꼬리수리와 참수리가 2004년부터 10년간 매년 이곳에서 11월-3월까지 월동하고 있으며, 흰꼬리수리는 전세계에 3000개체밖에 없는 국제적 보호종"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풍력단지가 이들 수리류들의 이동통로에 들어선다는 것이다. 경남 고성들판과 낙동강-동해안-캄차카반도의 이동선상에 풍력단지가 예정돼 있다는 것.
수리류의 이동 높이는 600~700m로 풍력발전기 높이와 겹친다.(풍력발전기는 400~500미터 산정에 130m 높이로 18기가 들어선다)
특히 거제에 오는 흰꼬리수리와 참수리는 태어나서 첫 겨울을 맞는 1년생으로 경험이 부족하기 때문에 풍력발전기에 충돌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우려했다.
또 산자락을 따라 상승기류를 타고 서서히 상승하기 때문에 풍력발전단지를 발견하더라도 쉽게 피할 수 없어 충돌사가 우려된다.
미국 캘리포니아 해안가 풍력발전단지 등 세계적으로 풍력단지로 인해 조류들이 충돌해 죽는 경우가 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거제도는 일본-한반도 내륙으로 이동라는 철새들이 주요 통로이다. 거제 홍도가 중간기착지인 150종 이상 조류들도 풍력단지 예정지 인근을 지나간다는 것.
멸종위기2급인 '벌매'는 수백개체가 매년 5월 낙동강-거제도-대마도로 이동한다(홍길표). 천연기념물 재두루미 약 300개체가 거제도 옥녀봉-풍력단지 주변-계룡산으로 이동하기도 했다(김영춘).

  

 

*거제에코투어 김영춘 제공, 구천댐에서 촬영한 흰꼬리수리와 참수리가 함께 월동하는 모습.

 

 

 *김영춘 에코투어대표 제공, 구천댐에서 촬영한 흰꼬리수리


동식물상 조사, 여름철 4일만에 '뚝딱' 부실투성이 

이밖에 업체측이 제출하고 낙동강유역환경청이 협의해준 소규모환경영향평가서의 자연환경분야 평가는 부실 그 자체다.

멸종위기 2급인 '애기송이풀'의 경우 풍력단지 사업구역안에 수백평규모로 자생하고 있는데 반영되지 않았다. 애기송이풀은 한반도 중부지방에 자생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거제도자생이 확인돼 학계의 비상한 관심과 함께 보호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는 종이다.
천연기념물 수달도 구천댐과 그 상류에서 출몰되고 있고, 겨울철새인 원앙도 문동저수지, 구천댐 등에서 확인되고 있으나 평가서에는 없다.
천연기념물 팔색조도 사업예정지인 옥녀봉자락과 인근인 북병산자락에서 수차례 확인됐지만 평가서에는 없다. 지난해 5월 옥녀봉자락에서 사체로 발견된 팔색조는 현재 박제돼 거제시청에 전시되고 있다.
이같은 부실한 조사는 낙동강환경유역청도 인정해 보완을 지시했지만 역시 부실하기는 마찬가지다. 당초 조사는 2013년 8월20일부터 4일간 진행돼 겨울철새나 봄꽃에 대한 조사는 불가능했으며, 보강조사도 겨울철 2일에 지나지않았기 때문이다.

 

 

*풍력단지의 애기송이풀, 2014.5.22촬영 통영거제환경운동연합 정옥경 운영위원 제공

1만5000가구 식수원 오염대책 부족

 풍력단지는 거제시민의 식수원인 구천댐 2km상류에 조성된다. 공사는 15톤트럭 1만대분의 산지를 절토하는 대규모 토목공사로, 토사로인한 하천오염은 불가피하다.
수자원공사는 구천댐물을 하루 2만톤 정수해 상동 일부와 양정,거제면 동부면 일운면 등 1만5000세대에 공급한다.
문제는 식수원 위에 대규모 토목공사를 벌이면서 식수원 관리를 담당하고 있는 수자원공사와는 아무런 협의나 의견청취가 없었다는 것.
수자원공사 관계자는 "관련법에 따른 협의대상기관이 아니어서 아무런 통보를 받지 못했다. 사업자측에 관련자료를 요청했으며 자료를 본 후 대책을 세울 것"이라고 말했다.
사업자측은 저류지 설치 등으로 식수원보호를 하겠다, 오폐수는 아주동 방면으로 흘러보내겠다는 등 대책을 제시하고 있으나, 초과 정수에 따른 영향, 수질의 변화 등은 알수가 없는 상황이다.

한편 삼거동 풍력단지반대대책위는 거제시와 시의회에 8월22일로 예정된 경남도도시계획위원회 재상정 1달 연기와 충분한 토론회를 통한 시민의견수렴 등을 요구해놓고 있다.

통영거제환경운동연합은 풍력단지가 멸종위기종 등이 멸절될 수 있는 위기에 처하는 등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이 심각하고, 환경영향평가서가 부실투성이라고 지적하며 낙동강환경유역청과 환경부 등에 사업의 재평가와 멸종위기종 등의 보호대책을 요구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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