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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상급식 중단 엄마들이 화났다
무상급식 중단 엄마들이 화났다
  • 원종태 기자
  • 승인 2015.04.10 16: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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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학부모대회 600명 모여, "해결안되면 아빠들 나서겠다"


 
홍준표 경남도지사의 무상급식 중단에 분노한 거제 엄마들이 폭발했다.
10일 오전 거제시청 앞에서 열린 '무상급식지키기 거제학부모대회'에 600여명(주최측 추산 1000명)의 엄마들이 대거 참여했다.
집회를 취재한 지역신문 기자들은 "거제시청이 생긴 이래 이렇게 많은 인원이 모인 것은 처음일 것"이라고 말했다. 참가자들은 거제시청 네거리와 시청 진입로 양측 인도를 채우고 노래와 구호, 함성으로 무상급식 계속을 요구했다.


거제시청 생기고 가장 많이 모인 집회

 
30여개 학교 이름이 적힌 손팻말과 현수막을 들고 참가한 엄마들은 앞치마와 국자,밥주걱, 식판 등을 들고 시위에 참석했다.
학부모들이 직접 만든 손팻말에 적힌 다양한 의견들이 눈길을 끌었다.
'홍준표 도지사, 쫌!', 의무교육에는 의무급식 ', '밥먹는 것도 공부입니다', 경남도만 급식비 0','아이들 밥값 뺏어서 월 4만원 공부시키면 개천에서 용나남?','어른들이 찍어주고 아이들이 폭탄맞네', '유상급식=상처한그릇 아이들에게 상처주지마세요' , '세금은 내가내고 갑질은 니가하나' 등 다양하다.

이날 집회는 '무상급식지키기 거제학부모 모임' SNS 밴드가 주최했다. 지난 3월 말 개설된 거제학부모 밴드는 보름만에 1700명이 가입할 정도로 큰 반응을 끌고 있다.

집회는 참가자들의 발언, 홍준표도지사에게 보내는 '공로패'전달 퍼포먼스, 공동선언문 낭독 등 순으로 진행되었으며 집회 1시간여 만에 별다른 문제없이 끝났다. 경찰은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1개중대를 배치했으며, 거제시에서도 수십명의 공무원들이 현장을 지켜봤다.

학부모밴더 공동리더인 이정희씨는 "200명 정도 참여를 예상했는데 이렇게까지 많이 올줄은 몰랐다. 무상급식을 염원하는 엄마들의 힘이 도지사에게 전달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아빠들이 나서게 하지 마라"

 
대우조선노조와 삼성중노동자협의회 관계자들은 "엄마들의 뜻이 반영되지 않을 경우 아빠들이 나설 수 밖에 없다. 학부모들의 활동에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며 지지를 표했다.

참교육학부모회 장윤영 거제지회장은 "엄마들의 목소리를 듣고 홍준표지사와 거제시장은 무상급식을 계속해야한다. 힘들게 일하고 있는 아빠들이 이 자리에 나오지 않도록 엄마의 힘을 제대로 보여주자"고 말했다.

아이가 4명이라는 학부모는 "아이 많이 낳으라고 해놓고 밥값도 뺏아가는 이게 무슨 짓이냐. 꼬박꼬박 세금내는데 공짜밥이라니 말이 안된다"면서 "높은 분들은 우리 세금으로 2만원 3만원 10만원짜리 공짜밥 먹으면서 아이들 밥값 몇푼 못준다는 것이냐"며 성토했다.

초,중 두 아이 엄마라고 소개한 학부모는 "우리 아이가 오늘 아침에 '분하다, 불공평하다, 우리가 얼마나 먹는다고 치사하게 그러느냐'고 하면서 "대통령 아줌마 한테 이야기 하면 해결되느냐'고 묻더라"면서 "음식끝에 맘 상한다는 말이 실감난다"고 말했다.


 
현실정치 중요성 깨닫게해 '공로패'수여


학부모들은 홍준표 지사에게 '공로패'를 전달하는 퍼포먼스도 벌였다.
공로패에는 '무상급식을 중단시키고 부모의 가난을 증명하는 서민자녀교육지원조례를 제정시키는 등 독불장군 같은 행위로 올바른 정치인을 선출하는 선거 참여가 얼마나 중차대한 일인지...현실 정치의 중요성을 번쩍 들게끔 각인시킨 공이 지대하므로 이 패를 드린다'고 돼 있다.

공로패를 만든 김영춘씨는 "실제로 공로패를 만들어 부상으로 엿과 함께 홍준표지사에게 보낼 것"이라고 말했다.

학부모들은 거제시 37개초등학교,19개중학교,10개 고등학교 학부모들 이름으로 '거제지역 학부모 공동선언'을 낭독했다.

공동선언에서 학부모들은 "경남도와 도교육청은 2014년 2월 '학교무상급식 지원합의서'에 서명하며 무상급식은 단계적으로 확대한다고 돼 있으나 약속을 어겼으며, 급식 수혜자인 학부모와 학생들의 의사가 전혀 반영되지않은 졸속 정책에 분노한다"고 밝혔다.
또 "헌법 31조 1항에는 의무교육은 무상으로 한다고 명시돼 있고 학교급식법 제3조1항에도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지원해야한다고 돼 있는데 납세의 의무를 다한 착한 시민들이 우리가 낸 세금으로 아이들 밥을 먹이겠다는데 왜 안된다는 것이냐"며 성토했다.
선언은 "서민자녀교육지원조례안은 우리 스스로가 가난을 증명해야만 지원받는 비참한 조례안이며, 실효성이 없다"고 강조했다.

학부모들은 아이들의 밥을 지키기 위해 모든 노력과 행동을 함께할 것이라면서 도지사와 거제시장의 진정한 사과, 무상급식 관련 공청회 개최, 거제시의회는 무상급식 촉구에 나설 것, 국회의원은 중재에 나설 것, 거제시는 예비비로 돌려놓은 예산을 무상급식비로 전환할 것 등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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