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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협력사 줄도산 위기...지역경제 암울
조선 협력사 줄도산 위기...지역경제 암울
  • 원종태 기자
  • 승인 2015.11.17 10: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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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장한 법정관리, 한림정공 파산, (주)건화 구조조정

오비산단에 있는 1차협력업체가 법정관리에 들어가면서 70여억원 규모의 하도급비를 못받은 2차 협력업체들이 시위를 벌이고 있는 장면.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의 사업부실과 불황, 구조조정과 맞물려 대형 협력사들도 경영위기에 빠지면서 지역경제 전체가 심각한 위기에 빠져들 것으로 우려된다.
거제상공회의소에 따르면 양대조선 협력사 중 대표적 우량기업으로 손꼽혔던 (주)건화를 비롯해 (주)장한 등이 최근 자산 매각, 구조조정에 들어가거나 기업회생(법정관리)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유동성 위기를 겪어왔던 (주)한림정공은 이미 파산했다. 이들 기업은 많게는 수십개의 2차협력사에 종업원 수백명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상공회의소 관계자는 “양대 조선 협력사협의회에 소속된 300여개의 중소기업들이 이번 조선경기 침체로 직격탄을 맞고 있다. 원청으로부터 단가 인하와 일거리가 줄면서 생존 자체가 불투명해지고 있는 상황인데 어려움은 상당 기간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잘 나가는'기업으로 알려진 (주)장한이 지난달 27일 기업회생절차 개시에 들어갔다.
2011년 오비공단 공장 신축으로 규모를 키워 왔던 장한은 수주물량 감소와 무리한 금융대출에 따른 자금압박으로 2013년부터 운영자금 확보에 어려움을 겪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주)장한은 회생작업을 추진할 수 있게 됐지만 장한에 소속된 2차 협력업체들은 막대한 피해를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주)장한이 갚지 못한 채무 총액은 700억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장한이 갚지 못한 600여억원은 은행권의 자체흡수가 가능하지만 협력업체는 70여억원 가량의 피해를 볼 것으로 보인다. 이외에도 물품대금 등 미지불 등에 따른 전체 채권자는 112건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장한의 협력업체는 11개사로 업체당 채권액이 2억~10억 가량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장한 11개 협력업체는 대책위를 구성해 지난 9일부터 장한기업 정문 앞에서 체불된 대금 지급을 요구하며 집회와 천막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협력업체 관계자는 “장한의 수주물량 거의 대부분의 생산을 협력업체에서 담당하고 있다"면서 "원청으로부터 받은 기성금만 해도 150여억원이다. 지난 7개월 동안 장한이 한 푼도 지급하지 않았다. 그동안 열심히 일한 협력업체에게 돌아가야 할 대금이 도대체 어디로 흘러갔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울분을 터뜨렸다.
또 “11개 협력업체 대부분이 6월부터 4개월 동안 소속 근로자들에게 임금도 지급하지 못해 줄도산 위기에 처해 있다”고 호소했다.
이에 대해 (주)장한 장이근 대표는 기본적으로 채권 변제에 대한 책임은 자신들에게 있다는 점을 인정했다.
그러면서 “신속한 기업회생 절차를 추진하고 강력한 자구 노력을 통해 기업을 정상화시켜 무엇보다도 우선 협력업체의 어려움을 해결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협력업체 대표들과 협의자리에서 그동안 진행돼 왔던 기업운영 자금과 가족을 포함한 재산의 투명한 공개를 약속했다”고 밝혔다.
현재와 같은 위기가 되풀이되지 않기 위해 다양한 진단과 대안이 나오고 있다. 무엇보다 주요 협력업체들의 혁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잇따른다.
조선업종에 종사하는 한 협력업체 대표자는 “그동안 1차 협력사가 재하도급 업체에 생산 공정의 대부분을 맡겨 단가 후려치기 방식으로 쉽게 돈을 벌어왔다”고 지적하며 “기술개발과 투명하고 합리적인 기업 경영에 오로지 전념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그는 자체 기술, 생산능력 이상의 영업 수주를 기대하며 금융대출 의존을 심화한 것이 ‘장한사태’를 불러온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이번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몇 개의 기업들이 기업 경영에 전념하기 보다는 사업 외 다른 방향으로 눈을 돌리거나 무리하게 사업을 다각화하는 과정에서 이 같은 문제를 낳았다는 지적이다.
또 그는 “수주 물량의 감소와 함께 원청인 양대 조선소가 품질과 생산기한 등을 엄격히 적용하는 능률급 대금지급 방식을 요구하는 추세”라며 “기업차원에서 전문 품목을 선정하고 설계와 공정, 품질 등에 대한 기술개발에 집중하는 특화전략으로 경쟁력을 쌓아 나가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상공회의소 이정학 사무국장은 “대부분의 협력사들은 내년 하반기 이후 조선경기가 나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원청에서 요구하는 단가가 계속 낮아지는 가운데 그야말로 내년까지 어렵게 버텨내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상황”이라며 ”무엇보다도 현재 유동성 한계에 봉착한 협력사들이 많다. 이들에 대해 정부와 거제시가 관심을 갖고 지원에 나서길 바란다“고 밝혔다.
한편 대우조선과 삼성조선은 직영에 대해 각각 수천명씩 명예퇴직을 추진중인데다 사내 협력업체에 대해서도 1만명(대우조선)감축을 공언한 상태다./거제뉴스광장 제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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