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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 거제민의 풍습과 생활상1
조선시대 거제민의 풍습과 생활상1
  • 거제통영오늘신문
  • 승인 2014.07.05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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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마다 대나무와 배롱나무꽃이 만발하고...

☞ 차례 : 1). 기성죽지사(岐城竹枝詞) 2). 가라곡(加羅曲) 3). 거제섬 풍속[巨濟島俗]


1). 기성(거제)죽지사[岐城竹枝詞]

죽지사(竹枝詞)는 악곡의 일종으로 남녀의 연애, 연정 또는 그 지방 풍속을 노래한곡을 말한다. 조선 후기부터 현재까지 가창(歌唱)되는 12가사 중의 하나로써 〈건곤가乾坤歌〉라고도 한다. 이유원(李裕元)선생이 스스로 밝힌 글을 살펴보자.


"1881년 윤달 7월에 임금의 은혜를 질책하며 중용을 잃지 않아, 유배 가게 되었다. 한번 되돌아보지도 못하고 거제 귀양길에 올라 그 해 8월 그믐에 도착했다. 약 100일 후, 12월에 사면되어 1882년 1월에 집으로 돌아왔다. 지금까지 그 동안 네 번이나 바꿔 타고 올라왔다. 슬프고 침울한 심정이었다. 그 곳의 일을 기억해 글을 지어 죽지사체를 바친다. 생각이 떠오른 24사 중 하나인 죽지사를 기술한다." [辛巳閏七月 恩譴配中和 未一望 移配巨濟 八月晦到 十二月宥還 壬午正月還家 于今四載之間 思之黯然 效竹枝詞軆 隨思隨書 追述其事] 

다음 '거제죽지사'는 거제의 경치·인정·풍속 등을 외지인의 시각에서 바라본 내용이다. 이 외에도 한시 형태로써, 거제 생활상을 읊은 장문의 글이 서너 편 더 전해지고 있다. 조선말기 거제생활상을 유추할 수 있어, 읽는 내내 옛 거제도 풍습을 상상할 수 있다.

◯ "기성(거제) 죽지사(岐城竹枝詞)"/ 이유원(李裕元) 1882년 作.

선배 몇 사람이 이 땅에 앞서 귀양 왔었는데 옛 사당은 이미 훼손되었고 돌비석은 아직도 남아있다. 백년이나 뒤를 이어, 이제는 옛날 영광과 더불어, 괴로운 가을 석 달 동안, 까맣게 잊고 칩거 했다. 무심히 살펴보니 철비(鐵碑) 하나가 있는데 이것은 이전에 돌아가신 관리의 선정비라, 감당나무 그늘에서 미혹한다. 관민이 따로 위탁하여 물 뿌리고 청소하며 돌아갈 때는 우러러 사모하니, 배소로 가는 길이 지체되는 사유다. 갈도(해금강)는 경치가 수려하나 먼 곳에 있어 올 수가 없었는데 돌에 글이 새겨 있는 걸 탁본(탑본)하니 먹처럼 새까만 빛이 신묘하여 분별하기가 어렵다. 중국 진나라 서불 선박에 의해 새겨진 글씨로 천 년이나 되었는지 가히 의심스럽다. 붓의 털끝에 의지한 결과, 지나간 과거를 기록한 흔적이네.

거제도는 집집마다 푸른 대나무와 배롱나무 꽃이 만발하고 누런 유자가 반쯤 익었을 때에는 아름다움을 뽐냄이 가득하다. 이달 5일에 장사배가 항구에 머문다니 광주리를 기울어 잡어와 새우를 바꾸어 얻어야겠다. 채소밭엔 섣달 달빛이 눈 속에서 새롭고, 섬섬옥수 청실을 여자아이에게 보내니 치마 걷어 매양 가슴에 끼워 놓고는 늙은이나 젊은이나 어른아이 없이 함께 시름만 같이 할 뿐이다. 바다 그물(고망)을 가로 세로로 해면에다 넓혀 놓으니 푸른 비늘 큰 입을 가진 물고기가 어장 속에 돌아다닌다. 많은 돈을 벌지는 못해도 물에 몸을 던져 노력하지만 이로부터 부잣집 장사만 좋았다 나빴다 한다. 소는 풀어 놓고 흩어진 채로 기르고, 노루와 사슴을 소중히 여기며 담장을 만들려고 골짜기 골짜기마다 돌을 쌓고 비바람에 자나깨나 근심하고 잘 몰라서 피하며, 석양이 내릴 때까지 내려와 한가한 잠을 잔다. 양곡배가 겹겹이 바닷길을 덮고 내주(서남쪽 해안)로부터 소식 전하니 낮 동안은 서로 떠들썩하다. 후한 이익을 위해 앞서기를 다투니 도리어 얻지 못하게 되어도, 지방관은 흩어지는 걸 막고 저녁밥을 가로챈다. 모두에게 땅을 나눠주니 물가 백성들이 존경하고 경서를 읽는 서생이 편안하여 자손들을 가르치게 되었다. 농사와 어업 외에도 감자농사에 힘쓰며 혹은 산 앞쪽 위에서 칡뿌리를 캔다. 마을 문은 열어놓고 사람이 다니도록 비워두며, 풍속은 조용해, 수확이 적어도 마음을 편안히 한다. 좋은 의복과 토삼으로 원기가 왕성하여 거제민은 풍토병을 가벼이 여기며 고향에서 늙어간다.
  [先輩幾人謫此土 遺祠已毁石猶覩 後進百年今與榮 蟄居頓忘三秋苦 料外審看一鐵碑 先君曾是棠陰迷 另囑官民勤灑掃 歸時瞻仰故遅遅 葛島奇觀遠莫致 搨來石刻墨光秘 可疑千載秦徐船 其果投毫過去誌 家家綠竹紫薇花 半熟黃柚滿眼奢 五日市船門港泊 傾筐換取雜魚鰕 菜田臈月雪中奇 纖手靑絲送女兒 褰裳每向胸中揷 老少同愁尊曁卑 罟網縱橫海面張 靑鱗巨口散漁塲 不計萬錢投水盡 從玆出沒富家商 放牛散牧尊獐鹿 疊石爲墻在谷谷 風雨畫宵避莫知 夕陽不見下閑宿 米舶重重蔽海門 萊州消息日相喧 厚利爭先如不獲 漫充官長攫爲飧 錫土無非河姓尊 一經安有敎兒孫 魚農以外藷農務 或上山前採葛根 里門不閉虗人行 風俗淳淳歲少康 多服土蔘元氣健 居民凌瘴老於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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