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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노예가 아닙니다” 그의 절규가 들린다!
“나는 노예가 아닙니다” 그의 절규가 들린다!
  • 김수정 기자
  • 승인 2014.03.14 05: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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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추천영화②- 노예 12년

 

“며칠 전만 해도 가족과 있었는데.. 그게 모두다.. 사라졌다구요.”


솔로몬 노섭역의 치웨텔 에지오포의 애절한 목소리가 아직도 가슴을 먹먹하게 만든다.
영화를 보고나서 무언가 아주 무서운 광경을 목격한 것처럼, 온 몸이 떨리고 한 숨만 그저 쉬어지는 안타까움을 어찌 표현해야할까. 개운치 않은 답답함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를 추천하는 이유는 인간성이 점차 상실돼가는 우리 시대, 한번쯤 생각해 볼 메시지를 담고 있기 때문이다.
이 영화는 실존인물이었던 솔로몬 노섭의 진짜 이야기를 모티브로 했다.
아내, 자녀와 평화로운 삶을 누리던 뉴욕의 바이올린 연주자 솔로몬 노섭은 어느 날 갑자기 납치돼 루이지에나 노예로 팔려간다. 1840년대 미국은 노예제도를 인정하는 노예주와 그렇지 않은 자유주로 나뉘어져 있다. 노예수입이 금지되자 흑인 납치사건이 만연하게 이뤄지던 때였다.
하루 아침에 노예신분으로 전락한 솔로몬. 신분을 증명할 길도, 자유인임을 밝혀서도 안되
는 상황에 놓이면서 플랫이라는 새 이름과 함께 12년 동안 흑인 노예의 처참한 삶에 빨려들어간다.
남들보다 특출나게 열심히 일을 해도, 하루 일당량을 채우지 못해도, 백인 주인의 기분이 좋지 않아도 살갗을 파고드는 매질은 계속된다. 살기 위해선 남의 고통쯤은 모른 척해야 한다. 자유의 길은 좀처럼 보이지 않고 죽음은 늘 주변을 서성거린다. 솔로몬, 아니다. 노예 플랫을 둘러싼 모든 상황은 그저 섬뜩하기만하다. 단지 흑인이라는 이유로 현실은 지나치리만큼 가혹하다. 뼈 속까지 노예가 되어야만 목숨만은 유지할 수 있으리라.


영화 12년은 한 남자가 자신을 버리고 무력한 노예로 변해가는 과정을 아주 흥미진진하지는 않지만 담담하게 그려내고 있다. 얼마 전 아카데미 작품상을 거머쥘 정도로 인정받아 흥행에 탄력을 받은 작품이기도 하다. 하지만 영화를 보고 나서 뭔가 통쾌한 한 방이 없는 것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흑인 노예를 짐승보다 못한 취급을 하는 백인 농장주에게 정의의 한방을 크게 날리지 못한 채 그저 언젠가 심판의 날이 올거라는 암시만 하고 영화의 막을 내렸다는 게 답답하리만치 찝찝하다.
그나저나 영화 노예 12년은 과연 지나간 과거일 뿐일까? 흑인이라는 이유로 학대하는 백인들의 모습이 오늘날에도 다양하게 비춰진다. 단지 나와 다르다는 이유로 우리는 오만과 편견을 갖고 살고 있지는 않은 걸까.

노예 12년의 명대사 엿보기

① “절망에 빠져있지 않을거야. 자유의 기회가 올 때까지 버틸거라고”
② “목숨 줄이 붙어있는 걸 원하는 게 아니야. 살고 싶은 거지.”
③ “정당하고 올바른 일은 모두에게 그래야 해요. 백인이든 흑인이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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