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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방동사리가 뭐길래? 일본에서 거제까지
남방동사리가 뭐길래? 일본에서 거제까지
  • 원종태 기자
  • 승인 2015.10.13 10: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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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젊은 연구자들 거제도 민물고기 공동 모니터링

▲ 남방동사리
'민물고기 한마리 보려고 일본에서 수 천 킬로미터를 건너서 거제도에 왔다.'
한반도에서 거제도에만 서식하는 민물고기를 확인하기 위해 일본의 젊은 연구자들이 거제를 찾았다.
지난 10일 오전 통영거제환경연합 사무실에는 약간의 긴장감이 흘렀다. 일본의 아마추어 민물고기 연구자 2명과 한국의 젊은 민물고기 연구자들이 함께한 토론회가 열렸기 때문. 1시간여동안 진행된 토론회는 한국어 일어 영어가 뒤섞이며 진지하게 진행됐다. 이날 통역은 연초고 조근영 일어교사가 맡았고 환경엽합 회원등 20여명이 참석했다.

"이번 거제도 민물고기에 대한 한일 공동조사는 남방동사리 등 서식과 생태환경을 밝히는 것으로 상당히 의미있는 자리입니다." 이번 모임을 주선한 하늘강 동아리  변영호 교사 말이다. 이번 모임은 변교사의 주선으로 한국의 젊은 연구자 최규정, 성무성님이 동참했으며 통영영거제환경연합이 후원했다.

환경연합 박광호의장은 "일본 젊은 연구자들과 한국 젊은 연구자들의 거제 방문을 환영하고 공동조사를 통해 민물고기 서식상태를 서로 공유하고 자연생태계를 보존하기 위해 함께 노력했으면 합니다" 고 인사말을 했다.

남방동사리. 위에서 보면 검은 넥타이 무늬가 뚜렷한 것이 특징이다

"남방동사리 2300만년전 일본과 연결 고리"

변영호= 초등학교 과학탐구동아리인 '하늘강동아리'를 17년째 운영하고 있으며 한국과학탐구올림픽대회에서 3차례나 최우수상을 일궈낸 변영호 교사(오비초)가 먼저 거제도 담수어류 분포상의 특징을 설명했다.

한국에는 215종의 민물고기가 있고(민물고기 쉽게 찾기 도감 기준,2009,노세윤) 이중 한국고유종은 61종으로 26% 수준이다. 거제도는 한반도 내륙과 일본을 연결되는 지정학적 중간지대로 매우 중요한 의미가 있는 곳이라고 변영호 교사는 주장했다. 거제도에는 민물고기는 54종이 확인됐다.

거제도는 계룡산을 경계로 북서쪽에 있는 연초천 고현천 등 수계에는 낙동강 자가사리가 서식하고, 남서쪽인 산양천 둔덕천 등 수계에는 섬진강 자가사리가 분포하는 특징이 있다.
산양천에 서식하는 남방동사리와 꺽저기(문헌자료)가 일본 서남부에 분포하는 것을 볼 때 과거 거제도 물길과 일본 서남부 물길이 하나였다는 것이 확실시된다.
때문에 거제도와 일본 서남부는 고황하강 수계로 연결돼 있다가 약 2300만년전 신생대 3기말 해수면 상승 등을 이유로 한반도와 일본이 분리됐음을 증거한다. 거제도 담수수계가 지사학적 관점에서 중요한 이유이다.

한일 젊은 연구자들의 발표후 기념촬영

"한국 극소수지역 분포 놀라워, 남방동사리 보호활동 지원"

일본 고바야시=일본 유큐대학 3년생인 고바야시씨는 민물고기 연구가다.
남방동사리를 일본에서는 일본동사리로 부른다. 서일본지역에 광범위하게 분포하는 종이다. 한국에는 극소수지역에 분포하고 있다니 놀랍다. 서일본 강 중하류 저수지 소하천 등 넓은 지역에 분포한다.
5개그룹으로 분포돼 있다. 2002년에 종이 새로 분류돼 일본동사리는 현재 2종이다. 같은 종이지만 조금씩 다른 특징을 갖고 있다.
이 종은 과거 일본과 한반도가 지리적으로 연결돼 있었다는 것을 말해준다.
생태적 특징은, 돌이나 자갈 많은 중하류 서식한다. 암컷이 산란장에 알을 놓으면 수컷이 지키는데 소리를 낸다. 돌고기와 서식처가 겹치는데 돌고기가 남방동사리 둥지에 탁란한다. 남방동사리와 돌고기의 영역다툼 싸움을 연구하고 싶다.
서일본에서는 돌고기와 납자루와 경쟁하면서 같이 서식한다. 강과 바다를 오가며 살지만 강이 오염되면 돌아올 곳이 없어진다. 일본은 하천공사로 서식지가 줄어들는 경우가 많다. 한국인 일본에 비해 자연상태하천이 많은 것 같다. 콘크리트 막힌 곳 일본에 비해 적다. 일본에 넓게 분포하고 있기 때문에 생존력이 강한 것 같다.
한국에 남방동사리가 계속 서식했으면 좋겠고 보호활동 지원하겠다. 중국에도 분포한다는 소식을 들었다. 애정을 갖고 함께 보호하자.

변영호=고바야시는 오키나와에 살고 있는데 자기경비 들여 연구차 왔다.
일본동사리는 2개종이고 5개분류군이 있다는데 거제도 남방동사리가 어느 분류군과 비슷한지 분석 부탁드린다. 수컷이 알을 지키고 탁란하는 것 등 생태는 비슷한 듯하다. 많이 촬영해서 일본 전문가 그룹에게 거제도 남방동사리를 널리 알려주시길 바란다. 일본 전문가 그룹초청 토론회도 계획중이다. 유전자 분석 등을 통해 유사성을 정확히 확인할 필요성이 있다.

"돌고기 섬지역에서 거제도에서만 발견"

돌고기. 돌고기는 우리나라 섬지역에서 거제도에만 서식하는 것이 새롭게 밝혀졌다

성무성=성무성씨는 서원대 학생(한국 민물고기 연구 1세대인 손영목 교수 제자)으로 국내 900회 탐어 기록이 있고 두차례 거제도 담수어류 조사를 벌였다. 일본과 중국 하천에 대한 조사도 벌여 동아시아 민물고기의 관련성도 조사하고 있다. 아마추어그룹에서 남방동사리는 많이 알려져있지 않다.
거제가 상대적으로 아무추어 연구가나 동호인들에게는 먼 곳이어서 잘 알려져 있지 않다. 거제에서 2012년과 13년 쉬리와 꺽저기 탐어했지만 채집 못했다. 지난해 17종 채집했는데 빙어와 피라미가 나왔다. 외부에서 유입된 듯하다.
거제도에는 문헌에도 있었지만, 쉬리 존재가능성이 있다. 재조사 필요하다. 남해군에서 쉬리 채집했는데 거제도 물길은 섬이지만 남해보다는 서식조건이 월등히 좋다.채집시간대(야간 등) 변화와 방법 다양화 등이 필요해 보인다.
돌고기는 전국의 섬지역 중에서 거제도에만 유일하게 서식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특이한 경우다.

변영호= 외래어종 유입(간섭)이 심한 편이다. 빙어와 베스, 피라미, 치리 등은 외부유입으로 보인다. 하천직강화 평탄화 공사로 인한 서식환경파괴도 심각하다.

쇼오다=아시아 7개국 하천 민물고기 모니터링, 연구활동을 벌이고 있는 오사카대 학생으로 아마추어 물고기 연구가다. 대마도와 일본 하천에 비해 한국의 하천은 크고 천천히 흘러간다. 직접 중국에 가서 남방동사리 찍은 사진 있다. 한중일간 남방동사리에 대한 조사결과 공유해야한다.

성무성= 2009년부터 '꾸꾸리' 보호활동을 과학전람회에 출품했다. 꾸꾸리는 경기 이포천에 많이 서식하는데 4대강 사업에 따른 역행침식으로 인해 서식지 감소하고 있다.

최규정=광주동신고 1학년이다. 초등학교때부터 10여년간 민물고기 연구하고 있는데 , 탐진강 수계 등 전남지역뿐아니라 전국 민물고기를 연구한다. 코리안 프레시 월드 피시 네이버 블로그를 운영하는 아마추어 전문가. 일본에 가서 남방동사리를 직접 채집하고 촬영했다.

한일 젊은 연구자들은 지난 10월8~10일 전라도 탐진강 수계와 거제도 산양천 수계 등의 민물고기에 대해 공동조사를 벌였다.


남방동사리, 한반도에서 거제도에만 서식

동사리과에는 동사리, 얼룩동사리, 남방동사리 등 3종이 등록돼 있다.동사리는 전국(강원도 북부와 동해방향 수계 제외)에 분포하고, 얼룩동사리는 서해방향 수계에 분포한다. 동사리와 얼룩동사리는 우리나라 고유종이다.
남방동사리는 무슨 이유인지 한반도에서 유일하게 거제도, 그것도 산양천에만 서식한다. 1999년 채병수 박사가 처음으로 산양천에서 발견해 보고했다. 멸종 위기 야생생물 1급 보호종이다. 서식구간은 최대 3km다. 남방동사리는 일본 서남해지역에 흔하게 분포하는데 '일본동사리'로 불린다. 멸종위기 1급이란 자연적 또는 인위적 위협 요인으로 개체수가 현저하게 감소되어 멸종 위기에 처했다는 의미다.
하천 중하류에 주로 분포하며 4~5월 산란하면 수컷이 산란장을 지킨다. 야행성이며 어린 치어나 수생생물, 갑각류 등을 먹는다. 몸길이 10~20cm로 회갈색이다. 머리는 크고 납짝하며 아래턱이 돌출돼 있다. 남방동사리는 위에서 보면 검정색 리본 모양인데 다른 종과 확연히 구별된다.
변영호 교사는 "남방동사리를 한반도 지사학적 측면에서 매우 중요한 물고기다. 일본 남서부에 서식하는 남방동사리가 거제도 산양천에 서식한다는 사실을 통해 과거에 한반도(거제도)와 일본의 물길이 연결돼 있었다는 강력한 증거"라고 말했다.

민물고기 채집 장면
단 한마리 확인을 위해

한일공동조사 후기

이날 한일공동 모니터링은 산양천 중류(구천댐위)와 구천댐 아래(연담삼거리 위), 평지천 등 3곳에서 오후 4시간동안 진행됐다.
이날 채집된 물고기는 참갈겨니와 갈겨니, 밀어, 버들치, 검정망둑, 왕종개, 섬진강자가사리, 돌고기, 메기, 남방동사리 등이었다. 남방동사리는 1년생 어린 치어들이 주로 확인됐고, 12센치 크기 성어가 확인돼 감탄을 자아냈다.
일본에서는 보호종에 대해 채집할 수 없기 때문에 물속에 들어가서 수중카메라로 직접 물고기를 촬영한다. 오사카대학 학생인 쇼다씨는 잠수복과 장비를 갖추고 수중촬영을 주로 담당했다.
"미유기다"는 소리에 몰려든 조사자들은 긴장했으나 잡힌 물고기는 미유기가 아니라 메기였다. 거제도에서 멸절된 것으로 알려진 꺽저기(멸종위기 2급)를 최근 국내 한 연구팀이 거제도 한 하천에서 채집했다는 정보를 직접 확인하기 위해 꺽저기에 대한 집중 채집에 나섰으나 실패했다.
꼬리에 초생달 무늬가 확연히 드러나는 섬진강자가사리는 5마리 잡혔다. 꼬리에 무늬가 없는 낙동강자가사리와 구별된다. 섬지역에서 낙동강자가사리와 섬진강자가사리가 발견되는 것은 거제도만의 특징이다.
생활환경이 하천의 중하류로 겹치는 돌고기와 남방동사리는 영역다툼이 치열한데, 돌고기는 남방동사리의 산란장에 탁란(뻐꾸기의 탁란처럼)한다고 한다. 돌고기는 5개체가 채집됐다.
사람의 손이 닿으면 물고기는 화상을 입는다. 아이들이 물고기를 만지자, 연구자들은 물고기를 잡기 전에 충분이 손을 물에 적신후 물고기를 만져야한다고 주의를 주었다.

섬진강자가사리. 거제하천의 물고기들은 내륙에 비해 전반적으로 '말랐다'는 평가다. 물길이 짧고 서식환경이 좁아 근친교배로 인한 열성화 과정을 겪는 것으로 보인다고.
채집된 민물고기에 대해 철저히 기록했다
섬진강자가사리(위)와 메기
사람 손의 열로 인해 물고기가 화상을 입기 때문에 물고기를 잡기 전에는 손을 충분히 물에 적셔야한다

이들 한일 젊은 연구자들은 초등학교 4,5학년때부터 민물고기에 '꽂혀' 전국은 물론 세계를 돌아다니면서 모니터링에 집중하고 비교하고 연구한다. 재미와 발견의 기쁨, 남들이 하지않는 일에 대한 열정, 숭고함이 이들의 힘이다. 고등학교 1학년 10대부터 대학생, 교사들까지  다양하다. 변교사는 "라이센스나 학위, 지위보다도 '현장을 정확히 모니터링해 기초자료를 생산하고 데이터화하는 활동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면서 현장성을 강조한다.

공동취재 오늘신문 원종태, 거제뉴스광장 김민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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