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뉴스
"해경, 외도유람선 일괄 통제 문제있다"
"해경, 외도유람선 일괄 통제 문제있다"
  • 거제통영오늘신문
  • 승인 2015.10.08 14:1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거제시 유람선 운항 통제 완화 건의...통영해경 부정적

<거제뉴스광장 제휴기사>

"외도 항로 일괄 통제, 비현실적"···개선 요구 높아
해경, 3개 항로 바다상황 다름에도 '서이말'기준 일괄 통제

행정 당국이 선박운항 통제 기준을 비현실적으로 엄격하게 적용하는 바람에 운항거리 10분 내의 잔잔한 바다를 운항하는 도선과 유람선이 통제돼 섬 주민과 관광객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다는 여론이 일고 있다.

 
외도를 운항하는 7개 지역 3개 항로(도장포방면, 구조라방면, 장승포방면)

‘서이말’ 높은 파고로 일괄 통제…‘구조라·와현·도장포’까지도 운항 못해

거제 동부 연안에 위치한 ‘외도 보타이나’에는 장승포, 구조라, 도장포 등 7곳에서 30여척의 유람선이 연중 운항하고 있다.

하지만 통영해양안전경비서 소속 장승포해양안전경비센터가 풍랑·해일, 태풍에 관한 기상특보(주의보 또는 경보) 외에도 기상악화를 이유로 이들 선박의 운항을 통제하고 있다.

현재 외도로 운항하는 유람선은 장승포(지세포), 구조라(와현), 도장포(해금강,다대) 등 3개 항로 7개 지역에서 30여척이 있다. 실제 이들 유람선의 운항 중단 일수는 연간 80~90일에 이른다.

통영해경에 따르면 지난해 유·도선 운항이 전면 중단되는 24회의 기상특보 외에도 장승포센터에서 자체 통제하는 59회를 포함해 총 83회에 걸쳐 외도 유람선의 운항이 일괄적으로 통제됐다.

문제는 바다 사정이 다름에도 장승포센터에서 이들 3개 항로를 일괄 통제한다는 것인데, 이에 따라 외도 내해에 위치해 파고가 잔잔하고 운항거리가 10분 안팎으로 비교적 짧은 구조라, 와현, 도장포항에서도 외도 관광유람선 운항이 되지 않아 통제구역 조정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것이다.

거제도 연안의 선박 항해구역은 평수구역과 연해구역으로 나뉜다. 평수구역은 항내와 같이 평온한 수역으로 통영시와 거제서부권 사이 바다가 경남동부 평수구역으로 지정돼 있다. 이에 따라 저구항에서 장사도에 이르는 해역은 잔잔한 바다가 유지되는 평수구역으로 기상특보 외에는 유람선 운항에 대한 통제가 없다.

반면에 장승포에서 해금강에 이르는 거제동부연안은 연해구역으로 지정돼 있어 해경에서 바다 기상상태에 따라 선박운항을 일괄적으로 통제하고 있다.


 
통영해경에서 관리·통제하고 있는 인근해역. 통영쪽 남부 해역과 거제-통영간 해역이 '평수'구역으로 지정돼 있다.

이들 항로를 주로 운항하는 어선 및 유람선 관계자들에 따르면 다른 연안 바다에 비해 파고가 상당한 서이말 등대와 해금강 앞 바다를 기준으로 동부연안 해역에 일괄적으로 선박 운항 통제가 이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외도, 내도를 왕래하는 주민들 역시 “예로부터 ‘지리끝’이라 불리는 서이말 앞바다를 제외한 외도 안쪽 연안은 파도가 높게 일지 않아 유람선 등의 운항에 지장이 없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또 평수구역에 준할 만큼 비교적 평온한 수역으로 알려진 구조라-내도 간 운항 도선의 경우에도 지난해 14일간의 운항통제가 이뤄졌다. 이에 내도 주민들이 지난 17일 거제시청에서 열린 국민권익위원회 ‘이동신문고’를 찾아 평수구역 지정 및 도선 결항회수 최소화를 건의하기도 했다.

거제시 "외도 방파제 완공되면 결항일수 30일로 줄어들 것”···기대 무산
‘항로별 여건에 맞는 통제구역 조정’ 여론 일어, “거제시, 의회가 나서야”

외도 보타니아는 한 해 100만여명의 관광객이 찾는 거제시의 대표적 관광지다. 지난해 7월 너울성 파도와 태풍 등 기상여건으로 인해 유람선 접안이 어려웠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총 사업비 127억원(시·도·국비 89억, 외도 38억)을 들여 안전시설물인 방파제를 완공했다.

당시 거제시는 유람선이 안전하게 외도 보타니아에 정박할 수 있게 됨으로써 유람선 결항이 연간 90일 정도에서 30일로 크게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너울성 파도로 인한 유람선 접안의 불편은 해소됐지만 유람선 결항 횟수는 거의 줄어들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막대한 예산을 들였음에도 기대했던 유람선 운항 통제가 완화되지 않자 시의회 행정사무감사에서 문제가 제기돼 시의원들이 외도 방파제에 현장 조사를 나가기도 했었다.


 
외도 보타이나 전경. 사진 아래 쪽에 지난해 127억원을 들여 새로 지은 외도방파제 모습이 보인다.

이와 관련 거제시 관광과 관계자는 “방파제 설치를 통해 유람선 운항 통제 기준을 항로별로 완화해 줄 것을 해경 측에 요구했으나 받아 들여지지 않았다”며 “해경에서 ‘유람선 업체의 합의가 전제된다면 검토해 볼 수 있을 것’이라는 답변을 들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유람선사에서 항로별로 탄력적인 운항기준을 마련해 합의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업계관계자들은 내다 봤다.

도장포 유람선사의 박동명(73) 대표는 "무엇보다 관광객들의 안전이 중요하다"고 전제하며 “서이말 앞 바다는 오래 전부터 파도가 높은 곳으로 유명하다. 하지만 외도 안쪽 연안 항로의 파도가 그리 높지 않은 것은 바다 사람이면 누구나 아는 사실”이라며 “서이말의 파고나 바람 등을 획일적인 운항 기준으로 적용해 모든 유람선의 운항을 중단시키는 것을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박 대표는 “오래전부터 유람선사별로 항로별 통제기준을 마련하기 위해 협의했지만 복잡한 이해관계가 얽혀 있어 쉽지 않았다. 2003년에 잠시 시도하기도 했지만 특정 업체의 반발로 무산됐다”며 “관계기관에서 업체의 합의를 전제로 검토하겠다는 것은 사실상 지금의 통제 기준에서 한 발짝도 나아가지 않겠다는 의미”라며 불성실한 태도를 비난했다.

서이말 인근의 높은 파고와 대비해 외도-구조라·와현 구간의 파고가 잔잔한 것은 지난달 29일 외도관광을 마친 장승포 유람선 4척이 서이말 인근의 파고를 넘지 못해 장승포항으로 회항하지 못하고 와현항에서 승객을 하선시킨 사례에서도 드러난다.

와현마을 이성규(54) 이장은 “이날 11시 해경에서 운항 통제가 내려져 서이말 앞바다를 지나는 항로가 위험해 장승포항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와현항으로 들어와 승객을 풀었다”며 “그 뒤에 외도 직원들이 유람선을 통해 구조라와 와현항으로 퇴근했지만 선박 운항의 안전에 전혀 문제가 없는 바다 상태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이처럼 외도-장승포 항로와 외도-구조라·와현 항로는 여건이 엄연히 다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를 무시하고 해경이 획일적으로 통제하는 것은 시급히 개선돼야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달 29일 외도 관광을 마친 장승포 유람선사 소속 유람선 4척이 장승포항으로 돌아가지 못해 와현항에 들어와 승객을 하선시켰다. (사진 이성규)

외도에서 가장 가까운 거리에 있는 구조라유람선 김갑렬(62) 대표는 외도를 찾는 관광객과 주민들의 불편을 해소하고 거제 해상관광의 활성화라는 차원에서도 시나 의회가 적극적으로 문제해결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대표는 “구조라항에서 내도와 외도는 한눈에 보일만큼 지척에 있어 도선과 유람선으로 10분도 걸리지 않는다. 기상특보 이외에는 기상여건이 외도 바깥과는 확연히 다르지만 서이말을 기준으로 해경에서 통제하고 있다”며 “지난 10여년 전부터 주민들과 유람선사, (주)외도보타니아에서 해경 측에 여러 차례 민원도 제기하고 개선을 요구했지만 바뀌지 않고 있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그러면서 김 대표는 “지금처럼 획일적으로 통제하는 것이 맞는지, 아니면 바다 상태를 고려해 항로별로 통제 수역을 정하는 것이 합리적인지 따져봐야 할 것”이라며 “이를 위해 시와 의회 등 관계기관과 전문가가 참여해 객관적인 조사가 진행돼야 한다”고 제안했다.

반면에 10척의 유람선을 운영하고 있는 장승포유람선 이영찬(57) 대표는 “해경에서 해상안전 등을 전체적으로 고려해 법적인 기준에 따라 통제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통제구역 조정 논의는 불필요한 논란만을 가중시킬 뿐”이라며 “모든 것은 해경에서 전적으로 판단하고 결정할 문제”라고 말했다.

박명옥·조호현 시의원 “항로별 기상 여건 조사 필요, 일괄통제 개선돼야”
거제시 “외도 인근 해역 기상여건 조사, 관계기관과 협의에 나설 것”

6월 행정사무감사때 현장을 방문했던 시의회 산언건설위원회 소속 최근 박명옥, 조호현 시의원 등은 이 문제의 해법마련을 위해 팔을 걷어 부치고 나섰다.

이들 두 의원은 주민들을 찾아 민원을 청취하고 관련 자료를 검토하고 있으며, 거제관광산업 활성화와 주민 편의를 위해 내도와 외도를 운항하는 도선과 유람선 항로에 대한 통제구역 조정과 결항 횟수 최소화 등의 제도적인 개선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박명옥 시의원은 “유람선사별 복잡한 이해관계에 따른 비합리적인 운항통제로 외도를 찾는 관광객이 발길을 돌리게 해서는 안 된다. 해상관광산업과 지역경제 활성화라는 거시적 안목에서 문제를 접근해야 한다”며 “먼저 시와 의회, 해경, 선박안전관리공단, 학계 등 관련기관 전문가들이 참여해 외도를 운항하는 항로에 대한 객관적이고 공정한 조사가 선행돼야 한다”고 제안했다.

박 의원은 “객관적인 조사 결과가 나온다면 이를 기준으로 공정하게 통제구역 조정 등의 조치를 내릴 수 있을 것”이라며 “시나 해경도 이 문제로 인한 오랜 민원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안이 될 것이다. 또 관련 이해 당사자도 반대할 명분이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호현 의원은 “비합리적인 규제를 풀어 관광객과 주민 불편을 해소한다는 차원에서 동의한다”며 “선박 운항에 대한 죄종적인 결정 권한은 해경이 갖고 있다. 관계기관과 충분한 협의를 통해 조사가 진행될 수 있도록 시나 의회가 힘을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무엇보다도 선박운항에 있어서 안전이 중요하다. 조사 결과를 토대로 항로 분리 통제 등에 관한 분명한 원칙과 기준을 세워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거제시도 외근 인근 해역의 기상상태나 선박 운항 여건 등의 객관적인 조사 필요성에 대해서 대체로 인정했다.

주무부서인 관광과 조정제 과장은 “현재 외도항에 방파제를 설치해 유람선 접안에는 문제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유람선 운항에 대한 통제 완화를 건의했지만 선박 운항에 죄종적인 결정 권한을 가진 해경에서 받아들이지 않았다”며 “의회나 주민들이 공식적으로 요구할 경우 충분히 검토해 관계기관과 협의에 나서겠다”고 답했다.

장승포해경, “통제구역 조정 계획 없지만, 항로별 기상여건 조사는 동의”


 
거제시 연안해역을 포함해 인근 바다 안전을 책임지고 있는 통영해경 본서.

통영해양안전경비서 관계자는 외도 인근의 거제동부연안에 대한 선박통제에 대해 기상청의 예보와 경비정 2척과 인근항의 해양파출소, 운항 중인 선박 등의 보고를 종합해 결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내도와 지심도의 경우는 별도의 기준을 적용한다고 덧붙였다

장승포해양안전센터 관계자는 “서이말, 해금강 앞바다를 비롯해 외도 내·외해 등 동부연안해역 전체의 파고, 바람, 안개 등의 기상 상황을 고려해 법적 기준에 따라 통제하고 있다”면서 “평균 파고 2m 이상 또는 안개로 인한 가시거리가 1km가 되지 않을 경우, 동부연안수역의 선박 운항을 일괄적으로 통제한다”고 말했다.

항로별 분리 통제 요구에 대해 장승포 해양안전센터 관계자는 “해상 날씨가 예측할 수 없을 정도로 급격히 바뀔 뿐만 아니라 바람의 방향, 파고, 안개 등이 선박 운항에 미치는 영향이 대단히 넓다”며 “여러 차례 민원이 제기돼 시나 업계 관계자들과 협의에 나섰지만 법 적용이나 복잡한 이해관계가 얽혀있어 쉽지 않다. 현재의 운항통제 기준을 변경할 계획은 없다”고 입장을 밝혔다.

그는 다만 외도 인근해역과 항로에 대한 객관적인 조사에 대해서는 “공감한다. 거제시로부터 공식적인 제안이 들어온다면 충분히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