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뉴스
거제시 4달만에 115억에서 78억으로 '주먹구구' 땅매입
거제시 4달만에 115억에서 78억으로 '주먹구구' 땅매입
  • 원종태 기자
  • 승인 2024.02.27 11:2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거제시 레포츠숲조성 사업...경매가 보다 과도한 매입비 지적. 오비전망대, 장승포전망대 절벽 땅 매입도 논란
지나친 땅값으로 매입을 추진중인 거제숲소리공원 인근 레포츠숲 조성 예정 부지
거제시가 매입을 추진중인 거제숲소리공원 인근 레포츠숲 조성 예정 부지

거제시는 지난 10월 거제면 숲소리공원 인근에 레포츠숲조성사업을 위해 115억원에 토지를 매입하겠다고 시의회에 동의안을 올렸다가 실패했다. 4개월만인 2월에는 당초보다 36억원이나 낮은 78억원에 토지 매입안을 올렸다. 시의회서 통과됐다. 115억원에 매입하기로 했으면 고스란히 혈세 36억원이 날아갈 뻔한 것이다. 거제시의 토지매입이 얼마나 주먹구구로 진행되는지 보여주는 단적인 예다.

100년 도시디자인을 위해 토지매입에 열심인 박종우 거제시장의 중점 추진사항이라는 이유로 ‘묻지마 땅매입, 세금낭비’라는 지적이 나온다.

박종우 시장은 지난해 12월 11일 기자 간담회에서 "공공용지 확보가 어떤 공약사항보다 거제 발전에 가장 필요한 핵심요소"라고 강조한 바 있다. 

거제시는 거제식물원과 연계해 새로운 관광수요를 창출하고 선제적이고 장기적인 계획 수립을 위해 거제레포츠숲 조성사업을 추진중이다.

장소는 거제면 숲소리공원 인근 거제면 서상리 산10-2번지 일원, 23필지다.

사업기간은 24년부터 26년까지, 취득 면적은 74만3178평방미터, 약 22만5000평이다.

지난해 10월 집행부가 시의회에 요청한 예산은 117억3100만원(토지매입비 115억3100만원, 용역비2억원)이었다. 당시 시의회는 부결시킨 바 있다.

244회 임시회에 집행부가 올리고 시의회가 가결해 준 변경예산은 97억9700만원(토지 매입비 78억4700만원)이다. 불과 4개월만에 부지매입비가 36억8400만원이나 줄어들었다.

 

거제시가 시의회에 제출한 거제레포츠숲 조성 사업개요

최양희 시의원이 지난 23일 시의회 본회의 신상발언에서 밝힌 바에 따르면, 부지의 88.2%는 모 농업법인의 소유다. 최의원은 “19년 1월 법인이 경매로 취득한 낙찰가는 34억8000만원 이었고, 감정가는 49억원이었다”면서, “경매가 보다 40억원을 더 주고 매입하는 것은 문제”라면서 특혜의혹을 제기했다.

이와관련 거제시 관계자는 "당초 매입비는 인접 부지 감정가를 적용한 것으로서 맹지이자 임야인데 과도하다는 시의회 지적이 있어 재검토 하였으며, 공유부지 매입시 적용하는 공시지가의이 3배를 적용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또 "레포츠숲 조성을 위한 최적의 입지를 찾다보니 한 법인 소유부지가 88.2%가 나온 것일 뿐" 이라며 특혜는 있을 수 없다고 전했다.

이밖에 연초면 오비노을전망대 사업도 도마에 올랐다. 이 사업 총예산은 46억 7천만원인데 토지매입비는 4억5천만원이다. 최 의원은 공시지가가 2000만원도 안되는 해안절벽의 땅을 4억 5천만원에 사는 것은 이해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장승포몽돌개 해맞이 언덕에 추진중인 장승포365전망대 조성사업은 사업비 50억원(보상비 20억 공사비 30억)이다. 최의원은 장승포해안도로 아래 급경사지 절벽 땅은 무리하게 매입할 필요가 없다는 주장이다.

지난해 10월 임시회 때도 해안도로 아래쪽 절벽은 꼭 필요하지 않으니 제척하라고 했음에도 그대로 안을 올렸다가 이번에 또 부결됐다는 것. 국유지인 해안도로도 매입 계획에 들어 있었다. 최 의원은 불필요한 부지는 제척하고 전망대 조성에 꼭 필요한 부지만 선정해 다시 안건을 제출할 것을 주문했다.

최의원은 이날 신상발언에서 “집행부에서 올라오는 안건을 면밀한 검토 없이 무조건 통과시켜준다면 시의원이 왜 필요한가” 라면서 “정치적 판단이나 지역유지들의 민원에 휘둘리지 말고 세금이 허투루 쓰이지 않고 공정하고 평등하게 사용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거제시는 지난해 10월 시의회에 올린 공유재산변경안 22건을 올렸는데 총 토지매입비는 1312억 3600만원이었다. 시의회는 이중 중 16건은 가결하고 6건을 부결시켰다. 부결된 6건 중 5건이 이번 임시회에 다시 상정됐다.

5건 중 오비노을전망대조성사업, 거제숲소리공원 인근 레포트숲조성건은 가결되고 장승포365전망대조성사업, 유아숲체험장, 거제식물원 주변 웰니스 녹색해양생태정원사업은 부결됐다.

2024 제1차 거제시공유재산 관리계획변경안에는 모두 7건이 올라왔는데 토지매입은 약 80만제곱미터, 건물은 1163제곱미터로 전체사업비는 348억원 400만원이었다.

최 의원은 “거제시 1년예산 1조2천억원 중 자체로 사용할 수 있는 가용예산은 300-400억원 정도인데 2024-25년 사이에 이 사업을 다 한다는 것은 현실성 없다”고 지적했다.

또 “시장의 공공부지 확보 계획에 편승한 행정은 시급성과 필요성이 부족한데도 토지매입부터 하고 보자는 식으로 면밀한 분석이나 일관성도 없이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최 의원의 본회의 신상발언이 끝나자 무소속 양태석 의원은 “상임위서 심사숙고하여 필요한 사안에 대해 가결한 것인데 지금 와서 왈가왈부 하는 것은 옳지 않다. 너무 과하다”고 불만을 표했다.

국민의힘 김선민 의원도 “어제 상임위 내용을 총평한 것이 신상발언이 맞는가”면서 윤부원 의장에게 따지면서 불편한 심기를 숨기지 않았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