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뉴스
"엄마라는 이름으로 노자산을 지킵니다"
"엄마라는 이름으로 노자산을 지킵니다"
  • 거제통영오늘신문
  • 승인 2023.11.23 08:17
  • 댓글 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노자산지키기시민행동 박소현

"지역 지킴이를 찾아갑니다."
노자산 지킴이 박소현 선생님(노자산지키기시민행동)
sh9246@naver.com

-이 기사는 '환경과생명을 지키는 전국교사모임(환생교)'이 발행하는 <녹색 교육>2023 가을 통권 81호에 실린 인터뷰 전문이다.

<녹색교육> 표지는 골프장 개발로 인한 거제 노자산의 위기를 담고 있다.

 

1. 간단한 자기소개를 해주세요.

= 저는 거제를 사랑하는 거제시민이자 거제에서 아이를 키우는 엄마 박소현입니다. 아이를 키우면서 자연은 최고의 스승이라는 것을 자연스레 알게 되었고 거제 곳곳을 누비면서 아이와 행복한 시간을 보냈습니다. 사랑하면 지키고 싶어집니다. 그래서 자연을 지키고 싶습니다. 아이가 엄마가 됐을 때 그 자녀들과도 이런 자연을 누릴 수 있기를 바랍니다.

멸종위기종 대흥란과 함께 찍은 사진(박소현씨와 딸 현서)

 

2. 어떤 인연으로 노자산에 관심을 갖게 되었나요? 


= 올해 4월 2일 <무위자연 노자산에서 노~자>라는 행사에 참석했습니다.
<그냥 그러한 자연에서 자연이 되어 시인은 시를 읽고 가수는 노래하고 춤꾼은 춤을 추고 연주자는 연주하고 골프장으로 사라질 숲을 위로하고 그 숲에서 위로받는 시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노자산 넓은 품에서 모두가 출연자이고 모두가 관객인 작고 작은 예술제, 아무것도 주지 않고 아무것도 받지 않지만 많은 것을 얻어 갈 봄 소풍 같은 시공간이었으면 해요. 이 봄을 이 노자산을 그냥 보낼 수는 없잖아요. 노자산을 위하여 무엇이든 하고 싶은 분은 연락 주세요.> 
그때만 해도 ‘이제 노자산을 못 가는가 보다. 마지막으로 가보자’ 라는 마음으로 참석했었어요. 그런데 그게 노자산지키기시민행동의 시발점이 되었어요.
 노자산은 우리가 알고 있는 사상가 노자(老子)와 한자가 같으며 불로초와 절경이 어우러져 늙지 않고 오래 사는 신선이 된 산이라는 뜻, 거제에서 가장 오래된 산이라는 뜻 등으로 해석되고 있습니다. 실제로 노자산을 가시면 몇 백년의 세월을 훌쩍 견딘 나무들과 다양한 생명체들을 볼 수 있는 울창한 숲, 노자산 산등성이에서 보는 푸른 바다 경치는 정말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아름답습니다. 진짜 신선이 있다면 분명 노자산에 살 것 같습니다.

3. 현재 노자산에 관한 어떤 활동을 하고 계신 건가요?

= 이렇게 많은 일을 하게 될지 처음엔 몰랐는데 노자산의 고마움과 소중함을 알게 될수록 더 많은 분들에게 알리기 위해 점점 하는 일이 많아집니다. 거제 시장 출근 시간에 맞춰 8시~9시 출근 피켓 시위, 그리고 언론을 초대하여 시청 브리핑실에서 기자회견을 하기도 합니다. 멸종위기종과 자연의 소중함을 알리기 위해 노자산 알리기 체험 부스와 지역 행사에도 참여하고, 시민들이 노자산을 왜 지켜야 하는지 직접 느끼도록 <노자산 달팽이 걸음>이라는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참여하고 기록도 남깁니다. 골프장의 중요한 키를 가지고 있는 낙동강유역환경청(환경영향평가를 담당하는 곳)에 항의 방문도 가고 있습니다. 민주시민의 가장 큰 힘인 민원도 넣고 많은 사람들을 독려하기 위해 커뮤니티에 글도 쓰고, 발로도 뛰며 학업과 가정도 돌보는 제가 몸이 열 개라도 모자랄 정도로 너무 바빠서 힘들기도 하지만 그래도 함께하는 사람들 덕분에 힘을 내기도 하면서 노자산지키기시민행동을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4. 노자산은 환경 생태계에 어떤 의미가 있나요? 

= 거제도는 내륙과 떨어져 있는 섬이며 전국의 명산들에 비해 사람들의 영향을 덜 받았기 때문에 다양하고 독특한 생태계가 보존되어 있습니다. 남방동사리, 거제외줄달팽이, 거제도롱뇽, 대흥란, 거제딸기, 팔색조와 긴꼬리딱새 그리고 삵까지 각종 보호종들의 집이지요. 특히 거제에서만 발견되어 거제 지명이 붙은 거제외줄달팽이, 거제도롱뇽 등은 대게 노자산에서 발견되고 있습니다. 또한 노자산은 무척추동물에서 식물, 조류, 포유류까지 보호종을 포함한 특색적이고 신비한 생태계를 고스란히 품고 있습니다.
 이러한 다양한 생명체들의 집이고 이런 친구들을 만날 수 있는 것도 좋은 점이지만 또 하나의 명품은 노자산의 경관입니다. 노자산과 가라산(노자산과 이어진 산)은 거제도 가장 남쪽에서 바다와 맞닿아 있어 정상에서 보는 경관이 매우 훌륭합니다. 밤에는 쏟아지는 별이 고즈넉한 새벽 산의 차분함과 만나 아름다우며 낮에 보는 사계절의 노자산은 바다와 함께 만나 다른 명산에서 흔히 볼 수 없는 아름다움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출처-노자산 지키기 시민행동 노자산 사랑꾼 허성범)

5. 노자산은 선생님의 삶에 어떤 관계와 의미가 있었나요?

= 노자산을 사랑하게 되었습니다. 최재천 교수님이 <알면 사랑한다>라고 했지요. 노자산을 알면 알수록 지키고 싶은 마음이 커집니다. 자연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시작해 기후위기의 심각성, 자본주의의 불평등의 괴물에 맞서 거제가 지켜야 할 마지막 보루인 노자산지키기가 요즘 저의 생활 1순위가 되었습니다. 

6. 노자산을 지켜내려는 활동에 다른 분들이 함께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 좋은 방법을 알고 계시다면 제가 묻고 싶습니다. 항상 어떻게 해야 더 많은 사람들이 노자산의 소중함을 느끼고 골프장 만들기 사업에 반대하는 데 동참을 할까 하는 고민이 깊어지고 사람들의 참여를 위해 제가 하는 일이 점점 많아져서 힘이 듭니다. 한 사람이 열 발자국, 백 발자국 가지 않고 함께 한 발자국 갈 수 있도록 더 많은 사람들이 적극적으로 동참했으면 합니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바뀌지 않습니다. 많은 분들께 마음으로만, 말로만 하지 말고 행동으로 함께해달라고 거듭 부탁드리고 있습니다.
여러 사정상 함께 하기 힘드시면 후원회원으로 가입해 주셔도 됩니다. 
노자산 지키기 시민행동 신청 URL https://forms.gle/USCgr7iDrYcoGg9V7
노자산 지키기 시민행동 후원 계좌 농협 355-0086-4172-13(노자산지키기시민행동)

 그리고 언제든 낙동강유역환경청, 환경부, 경상남도, 거제시청 홈페이지 등에 민원 올려 주시면 큰 힘이 될 것 같습니다. 또한 노자산 지키기 시민행동의 기사에도 좋아요, 저희와 뜻을 함께하는 댓글 등 응원해 주시는 것도 정말 감사한 일입니다.

7. 기후 위기 시대 정부의 환경정책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계시나요? 

= 정부는 2020년 2050탄소중립 선언을 했습니다. 2030년까지 40% 감축, 2050년까지 100% 감축을 목표로 정했고 유엔기후변화협약은 2030년까지 지구 온도 상승 1.5를 막지 못하면 지구의 대재앙을 경고했습니다. 그런데도 정부와 기관들은 말로만 탄소중립이라 외칩니다. 이제는 무작정 개발만 하지 말고 지속 가능한 지구를 생각해야 합니다.

8. 우리나라 멋있고 아름다운 산이 많습니다. 노자산을 특별하게 지켜내야 할 이유가 있나요?
 사랑하기 때문이지요. 노자산에 갈 때마다 노자산의 고마움과 사랑하는 마음이 커집니다. 설악산, 지리산도 꼭 지켜야 하지만, 내가 살고 있는 내가 사랑하는 노자산이 더 소중해서 그런 것 같습니다.

9. 노자산을 지키기 위해 시민들은 어떻게 행동하면 좋을까요?

= 노자산을 한번 직접 가보시면 좋겠습니다. 한번만 가보기라도 한다면 사람들도 생각과 행동이 달라질 거라고 믿습니다. 글로만 보면 마음으로 와닿지 않습니다. 「백문이 불여일견」 아무리 좋다고 말을 해봐야 느끼지 못합니다. 매주 토요일(간혹 금요일) 노자산 숲길 걷기 <노자산 달팽이 걸음>에 오셔서 함께 느끼셨으면 좋겠습니다.

노자산을 느끼기 위한 달팽이 걸음은 매주 진행되고 있다.

 

10. 우리나라 산은 현재 상태는 어떤가요? 

= 자연휴양림에 갔을 때 흙이 쓸려 내려온 곳이 있었는데 케이블카 설치로 인해서 나무를 베어내서 그렇다고 들었습니다. 거제 케이블카의 불법 산림 훼손이 드러나 공사 중지 처분 받았지만 이미 진행된 거라 어쩔 수 없다며 진행되어 완공되었습니다. 개발의 이익은 사업자가 보고 피해는 원래의 주인이었던 숲과 그곳에 깃들어 살던 동식물 그리고 시민들이 봅니다. 구천댐 위에도 수종 개량한다며 멀쩡한 나무를 베어내서 민둥산으로 만들어 놓았습니다. 산림청과 환경부의 역할이 무엇인가요? 자연을 지키자고 하면서 자연을 파괴하는데 앞장서고 있습니다. 최병성 환경운동가는 필요 없는 임도를 만들어서 산사태와 산불이 난다고 말했습니다. 개발하는 것보다 지키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11. 노자산 지킴이 활동을 하시면서 관공서 등의 협조 사항, 지역주민의 생각 등은 어떤가요?

= 보통의 시민들은 적극적으로 의사를 표현하지 않으셔서 잘 모르겠지만 제가 만나는 많은 분들이 골프장 반대한다고 하십니다. 한편으로는 당연히 골프장이 무산되고 노자산이 지켜질 것이라고 낙관하거나 아예 무관심하시는 분들도 많으신 것 같아요.
 그리고 시장님을 비롯하여 고위 공무원분들은 개발에 찬성하셔서 상처도 많이 받고 활동하기 어려운 점이 많습니다. 

예를 들면 각종 불법 현수막으로 방해를 시도하는데 각 동의 이장 협의회, 발전 협의회의 이름으로 ‘거제 남부관광단지(사업의 대부분이 노자산 골프장 개발) 조성 환영’ 정도가 아니라 이제는 도를 넘어 함께하는 특정 환경 보호가, 지역구 의원의 이름을 써서 ‘거제를 망치는 000 물러가라’, 학생들과 함께 참여하는 학부모와 교사를 겨냥한 ‘환경 핑계 대며 어린아이 앞장 세우는 환경단체는 아동학대 공범인가?’ 등의 현수막을 걸고 있습니다. 발견 즉시 시에 신고하고 회수토록 하고 있지만 금요일 밤에 전 지역에 일괄적으로 붙이는 등 자본력과 시의 암묵적인 동조를 바탕으로 각종 불법 현수막이 힘없는 시민들의 갈등으로 보여 마음을 아프게 합니다. 또한 지역 행사에 참여하여 체험 부스를 만들 때에도 시청에서는 노자산이 행사명에 들어가거나 노자산 알리기 관련 활동을 하려 하면 부스를 취소하고 참여할 수 없게 하고 있습니다.

“왜 노자산만 지킵니까? 노자산 이름은 사용하지 마세요.”(지난 청년 활동 체험 부스 관련 시청 공무원의 말)   이 외에도 여러 방해와 압박을 거치면서 노자산을 누구로부터 지키느냐라는 질문에 환경청, 시청 등의 관공서로부터라는 생각이 들 때마다 작금의 현실이 너무나 통탄스럽고 비통합니다.(노자산지키기 시민행동 아주초 교사 김정년 덧붙임)

12. 그동안 노자산지킴이 활동하면서 특별하거나 에피소드나 기억에 남는 일은 무엇인가요?

= 노자산지키기시민행동의 모든 시간이 특별한데요. 특히 기억에 남는 시간은 4월 26일 가라산 노자산 생태 조사 날입니다. 저는 그때의 아름다웠던 가라산, 노자산을 딸이랑 느껴보고 싶어요. 내가 봤던 아름다움을 내 딸도 볼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그리고 5월 27~28일 노자산을 살리는 시민 탐조의 날도 기억에 남습니다. 전국에서 노자산을 위해 오신 분들의 말씀을 듣고 이렇게 아름다운 천혜의 자연을 가진 거제에서 산다는 것에 더욱 자부심이 들었고 소중한 사람들과 역사적인 날 함께해서 보람 있고 행복했습니다.

13. 노자산 지킴이 활동에서 앞으로 예상되는 가장 큰 걸림돌이나 어려움은 무엇인가요?

= 갈등 대통합 위원회에서 노자산 개발의 갈등의 주체를 노자산 지키기 시민행동과 남부면민으로 판단할까 봐 걱정스럽습니다. ‘노자산을 보존하려는 시민들’과 ‘노자산을 개발해서 이익을 보려는 사업자와 고위 공무원과 정치인들’이 갈등의 주체입니다.
 남부면민들이 원해서 노자산을 개발하려는 것이 결코 아닙니다. 일부 개발업자와 고위 공무원, 정치인들이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노자산 개발을 추진하려고 하면서 갈등을 조장한 것입니다. 거제 전 지역의 불법 현수막만 해도 그렇습니다. 상부에서 지시가 없으면 저렇게 조직적으로 플래카드를 붙일 수가 없습니다.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아이들의 미래를 망치려는 정말 나쁜 어른들입니다.(출처-노자산 지키기 시민행동 계룡중 교사 강미영)

14. 이 일을 하시면서 느끼는 소망이나 바람은 무엇인가요?

= 희망을 가지는 동시에 사람들에게 아무것도 바라지 않기란 참 어려운 것 같습니다. 그러면서 내가 나의 신념을 끝까지 지킬 수 있기를 바랍니다.

15. 저희 단체는 환경과 생명을 지키는 전국교사모임(환생교)입니다. 노자산 지키기 위해 환생교에 이야기하고 싶은 것이나 활동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 선생님들에게 힘든 시기일 텐데 환경과 생명의 중요성을 지키려고 노력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가정에서나 학교에서나 공부가 우선이 아닌 인성이 먼저가 되길 바라고 생태 감수성을 기를 수 있는 교육을 앞으로도 노력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16. 앞으로의 활동 계획이나 비전, 기후위기 생태 전환 시대에 꼭 하고 싶은 말 한마디 하신다면?

= 거제가 고향인 우리 아이들을 위해 엄마라는 이름으로 우리 함께 노자산을 꼭 지켜요!
 우리는 기후 위기를 맞는 첫 세대이면서 기후위기를 막을 마지막 세대입니다.
 욕심을 조금만 버리고 인간도 자연도 조화롭게 공존하며 우리 함께 살아요.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1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이지선 2023-12-04 12:47:25
노자산지키기 마음으로 기원하는 것에서
행동으로 힘을 보태야겠네요 늘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