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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오션 하청노조, 한호 본사앞 단체교섭 기자회견 열어
한화오션 하청노조, 한호 본사앞 단체교섭 기자회견 열어
  • 거제통영오늘신문
  • 승인 2023.09.20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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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는 20일 오후 한화 본사 앞에서 2023년 단체교섭 타결 기자회견을 열었다. 기자회견에는 금속노조 김동성 부위원장을 비롯해 김형수 거통고하청지회장 등이 참석했다.

노조는 "3월부터 한화오션 18개 사내하청업체와 단체교섭을 진행하다 8월 초 파업권을 확보한 뒤 여름휴가 이후 집중 교섭을 진행해 9월 13일 노사 잠정합의를 도출해 냈고, 9월 19일 2023년 단체교섭 조인식을 마쳤다"고 밝혔다.

단체교섭 합의 내용은 ▲상여금 50% 회복, ▲노사TFT 구성 등이다. 노조에 따르면 연간 550% 지급되던 상여금이 2016년 이후 조선업 불황기에 모두 삭감됐다. 하청노조관계자는 "이번에 비록 50%에 불과하지만 상여금이 회복되면서 이후 하청노동자들에게 상여금 원상회복의 긍정적 신호를 주게 되었다"고 평가했다.

또한, "2022년 합의사항이었으나 지켜지지 않았던 노사TFT 구성도 큰 의미가 있는 합의"라고 평가했다. 

 

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

2023년 단체교섭 타결 기자회견

진짜 사장 한화오션의 책임과 역할을 촉구한다

 

2022년 여름 이대로 살 순 없지 않습니까?”라고 외치며 51일 동안 파업투쟁을 했던 한화오션(구 대우조선해양) 하청노동자들이 2023년 단체교섭을 타결했다. 전국금속노동조합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아래 조선하청지회)20233월부터 한화오션 18개 사내하청업체와 단체교섭을 실시했다. 그리고 8월 초 파업권을 확보한 뒤 여름휴가 이후부터 집중 교섭을 진행해 913일 노사 잠정합의를 도출해 냈고, 9192023년 단체교섭 조인식을 마쳤다.

 

조선하청지회 2023년 단체교섭은 형식과 내용 모두에 있어 조선소 하청노동자 노사관계에 작지만 소중한 또 한 걸음을 내디딘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2022년에는 파업투쟁 40일이 지나도록 하청업체에서 개별교섭 주장을 고수하여 교섭이 파행되었다. 하지만 2023년에는 100여 개 하청업체로 구성된 사내협력사협의회가 제안해 814일부터 18개 하청업체가 5명의 교섭위원을 꾸려서 조선하청지회와 대표교섭을 진행했고 여러 어려움 속에서도 결국 합의에 이르렀다.

 

다만, 대표교섭으로 만들어낸 단체협약을 한 장의 합의서로 체결하는 것을 하청업체들이 거부하고 굳이 18개 하청업체 각각 협약 체결을 고집한 것은 아쉬운 부분이다. 당장 만족할만한 내용을 채우지 못한다면 형식이라도 노사관계의 제대로 된 꼴을 갖추어가는 것이 조선소 하청 노사관계를 뿌리내리게 하고 제도화하는 길임을 하청업체 대표들은 유념해야 한다. 또한 한국 조선업이 지속가능하기 위해서는 생산의 중추를 담당하는 하청노동자의 임금, 노동조건이 대폭 향상되어야 하는데, 약탈적인 원-하청 구조에서 그것을 가능하게 하는 유일한 방법은 하청 노사관계의 형성 및 제도화밖에 없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2023년 단체교섭은 내용 면에서도 작지만 소중한 성과를 만들었다. 작년 대우조선해양 하청노동자 51일 파업투쟁 이후 윤석열 정부는 이른바 노동시장 이중구조라는 말로 현실을 호도하고 빛 좋은 개살구에 불과한 노사상생협약으로 화려한 말 잔치를 벌였지만, 결국 앞뒤가 전혀 안 맞는 정책을 늘어놓았을 뿐이다.

 

말로는 원청의 기성금을 올려 하청노동자 임금을 인상시키겠다고 했지만 이는 공문구에 불과했고, 실제 중점을 둔 정책은 하청노동자 저임금구조를 계속 유지하고 더욱 강화하는 결과를 가져올 이주노동자 고용 대폭 확대였다. 저임금에 시달리는 하청노동자보다도 더 낮은 임금(최저임금)을 받는 이주노동자가 노동시장 외부에서 대거 유입되는데, 어떻게 하청노동자 저임금 구조가 개선될 수 있다는 말인가? 경제의 기초만 알아도 이 같은 윤석열 정부의 정책이 앞뒤가 안 맞는 엉터리 정책이라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또한 고용에 있어서도, 말로는 상시적인 업무에 물량팀 사용을 최소화하겠다고 하면서, 그 실제 내용은 물량팀을 프로젝트 협력사로 이름만 그럴듯하게 바꾸는 것뿐이었다. 그 결과 조선업은 호황을 맞았지만 한화오션에는 상용직 숙련노동자가 아니라 사외업체, 아웃소싱, 물량팀 등 다단계 하청 노동자가 더욱 늘어나고 있다. ‘악화가 양화를 구축한다는 말처럼 지금 한화오션에서는 상용직 본공 노동자들이 저임금을 더는 견디지 못하고 오히려 다단계 하청고용으로 옮겨가고 있다. 그 결과 한화오션에서는 단기적인 이익을 좇아 우후죽순 생겨난 사외업체, 아웃소싱 업체들이 하룻밤 사이 야반도주하듯 폐업하는 일이 발생하고 있으며 임금체불 등 그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하청노동자에게 전가되고 있다.

 

이처럼 하청노동자 고용구조가 더욱 나빠지고 있는 상황에서 조선하청지회는 2023년 단체교섭을 통해, 상용직 숙련노동자 중심의 고용구조를 확대, 강화하는 것이 하청노동자와 하청업체가 살 수 있는 길이며 한국 조선업 나아갈 방향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이번 단체교섭에서 한화오션 하청 노사는 상용직 노동자 상여금 50% 회복에 합의했다. 2016년 이전 하청노동자의 상여금이 연간 550%였다는 것을 생각하면 50% 회복은 턱없이 부족하다. 그렇지만 최저임금 인상을 무력화하기 위한 하청업체의 불법, 탈법, 편법에 의해 상여금 550%를 모두 빼앗긴 하청노동자에게, 비록 50%일지라도 다시 상여금이 회복된다는 것은 분명히 긍정적인 신호를 줄 것이다. 상여금 550%가 숙련 하청노동자의 고용안정과 장기근속을 가능하게 한 주요한 요인이었음을 감안하면 2023년 상여금 50% 회복의 작은 발걸음을 시작으로 상여금 원상회복에 대한 하청노동자의 요구와 투쟁은 더욱 크고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 될 것이다. 그리고 상여금 원상회복 요구에 대한 향후 한화오션의 대응은, 한화오션이 정말 상용직 숙련노동자 중심의 안정된 하청노동자 고용구조를 원하고 있는지 그 진정성을 판단할 수 있는 시금석이 될 것이다.

 

또한 이번 단체교섭에서 한화오션 하청 노사는 “(단기계약인) 일당제의 (무기계약인) 시급제로의 전환 등 임금제도 개선, 상여금 향상 등 상용직 노동자 고용안정 및 처우개선을 위한 노사협의체(TFT)20231015일까지 구성해서 운영하기로 합의했다.

 

노사협의체(TFT) 구성은 2022년 단체교섭 합의사항이었다. 그러나 그 합의는 지켜지지 않았다. 조선하청지회의를 인정하지 않았던 원청 대우조선해양이 노사협의체(TFT)에 부정적이었고, 원청 눈치만 살피던 하청업체들도 역시 부정적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2023년 단체교섭에서는 하청 노사가 참을성 있게 많은 이야기를 주고받았고 노사협의체(TFT) 구성의 필요성에 대한 충분한 공감대를 형성했다. 특히 단체협약에 일당제의 시급제 전환 등 임금제도 개선, 상여금 향상 등 상용직 노동자 고용안정 및 처우개선이라는 노사협의체(TFT)의 목적을 구체적으로 합의함으로써, 상여금 50% 회복 합의와 마찬가지로 상용직 숙련노동자 중심의 고용구조 확대, 강화라는 하청 노사가 나아갈 방향을 명확히 했고 뜻을 같이 했다.

 

이렇게 2023년 단체교섭을 통해 하청 노사가 의미 있는 합의를 만들어냈지만, 하청노동자 임금, 고용, 노동조건의 실질적 결정권을 가진 원청 한화오션이 하청 노사의 합의를 존중해 책임 있는 역할과 조치를 하지 않는다면 실질적인 변화는 가능할 수 없다. 그래서 조선하청지회는 2023년 단체교섭 타결 기자회견을 오늘 이곳 원청 한화 본사 앞에서 개최하는 것이다.

 

대우조선해양 인수 이후 한화오션은 상용직 숙련노동자 중심의 하청노동자 고용구조 확대, 강화에 뜻을 같이하고 있음을 여러 차례 밝혔다. 그러나 현장은 정 반대였다. 인력난을 핑계로 사외업체, 아웃소싱, 물량팀이 증가한 반면 상용직 숙련노동자는 저임금을 견디지 못하고 지금도 하나 둘 한화오션을 떠나고 있다. 그래서 많은 하청노동자은 물량팀 등 다단계 하청고용 증가가 한화오션이 실제로 추구하는 정책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2023년 단체교섭에서 하청 노사가 상여금 회복, 노사협의체(TFT) 구성 등 상용직 숙련노동자 중심의 안정적 고용 확대에 합의한 만큼, 한화오션은 노사협의체(TFT) 구성과 운영을 적극 지원하고, 향후 노사협의체(TFT)에서 마련하는 하청노동자 임금, 고용, 노동조건 개선안을 적극 수용해야 할 것이다.

 

한편, 한화오션은 조선하청지회가 요구한 원청 직접교섭을 거부한 것이 부당노동행위라는 중앙노동위원회의 판정에 불복해 행정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그리고 소송이 진행 중이라는 핑계로 조선하청지회와의 단체교섭을 여전히 거부하고 있다. 지난 915일 행정소송 1심 첫 재판이 열렸는데, 한화오션은 누구나 다 아는 원청의 실질적 지배력을 부정하기 위해 온갖 방법으로 시간을 끌려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노동조합법 2, 3조 개정이 국회 본회의에 상정되어 통과를 앞두고 있는 것처럼, 하청노동자의 노동조건에 대해 실질적 지배력을 갖고 있는 원청의 사용자 지위 확대와 인정은 거부할 수 없는 시대적 요구이다. 그러므로 한화오션은 행정소송을 핑계로 그 뒤에 숨어 최대한 시간을 끄는 것이 아니라 2024년부터 조선하청지회와 직접교섭에 나서는 전향적 선택을 해야 한다.

 

2022년 하청노동자 51일 파업투쟁 중에 대우조선해양은 8천억 손해니, 1조원 손해니 하면서 금방 탄로 날 거짓말로 언론과 시민들을 속였다. 그리고 그 거짓말에 대한 해명이나 사과 없이 파업투쟁 후에는 노동조합 집행부 5명에게 470억 원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그런데 8천억 손해나 1조 원 손해 주장과 마찬가지로 470억 원 손해 주장 역시 이를 입증할 아무런 근거도 제시하지 않았다. 그리고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한 한화오션은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는 조용한 전략으로 470억 원 손해배상 소송을 지속하고 있다.

 

내일, 921일 오후 3시 창원지방법원 통영지원에서 470억 원 손해배상 소송의 첫 재판이 열린다. 그리고 변호사 30여 명으로 구성된 법률대리인단은 재판 전 오후 2시 통영지원 앞에서 한화오션의 손배소송 취하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한다.

 

재판 결과가 어떻든 한화오션이 주장하는 470억 원의 변제가 전혀 가능하지 않다는 사실은 명약관화하다. 오히려 재판을 하면 할수록 수억 원의 법률비용이 계속 필요하게 되며, 그 법률비용조차 보전받을 가능성이 거의 없다. 이처럼 경제적인 측면에서 보면 실익이 전혀 없고 오히려 큰 비용이 발생하는 손해배상 소송을 한화오션이 계속 유지한다면 그 목적은 오직 하나, 헌법이 보장하고 있는 노동 3권을 돈의 힘으로 박탈하고, 조선하청지회의 집행부를 영원한 손배가압류의 감옥, 죽음으로만 끝날 수 있는 감옥 속에 가두어 두기 위함이다. 오직 노동자와 노동조합 탄압이 목적인 거액의 손해배상 소송이 더는 계속되어서는 안 된다. 한화오션은 조선하청지회 집행부에 대한 470억 원 손해배상 소송을 취하하라.

 

조선하청지회는 경찰특공대까지 동원한 윤석열 정부의 폭력으로부터 조합원을 지키기 위해 2022년 눈물을 머금고 파업투쟁을 끝냈다. 그 후 갖은 어려움 속에서도 조선소 하청노동자의 생존권을 지키고 헌법이 보장한 노동 3권을 실질적으로 누리기 위해 쉼 없이 달려왔다. 그리고 그 결과로 2023년 단체교섭을 타결했다.

이대로 살 순 없지 않습니까?”라는 한화오션 하청노동자의 절규는 한국사회 모든 비정규직 노동자의 외침이 되었다. 그리고 그 외침은 지금 여기 여전히 유효하다. 이제야말로 원청 한화오션이 하청노동자의 외침에 대답해야 한다.

 

한화오션은 조선하청지회와 한화오션 하청업체의 단체협약 합의를 존중하여, 상용직 숙련노동자 고용구조를 강화, 확대하기 위한 노사협의체(TFT) 운영을 적극 지원하라.

한화오션은 노사협의체가 마련하는 하청노동자 임금, 고용, 복지, 원하청 차별 개선 방안을 적극 수용하라.

한화오션은 노동위원회 부당노동행위 판정 수용하여, 조선하청지회와 직접 교섭에 나서라.

한화오션은 오직 하청노동자와 노동조합을 탄압하기 위한 목적뿐인 470억 원 손해배상 소송을 즉각 취하하라.

 

 

2023920

 

전국금속노동조합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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