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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자산 케이블카, 환경영향평가 부실하다"
"노자산 케이블카, 환경영향평가 부실하다"
  • 원종태 기자
  • 승인 2015.04.05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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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연합 등, 하천생태계 조사 누락·녹지자연도 부실 등 문제제기

 
▲ 노자산 정상에서본 남해안, 좌측에 외도와 우측에 거제해금강이 보인다.

경남 거제시가 추진 중인 노자산 학동 케이블카 환경영향평가서(초안)를 두고 전면 재평가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3일 거제시에 따르면, 학동 케이블카 환경평가 초안 공람에 이어 지난 3월 31일 의견서 제출을 집계한 결과 모두 10건의 의견서가 제출됐다.

거제시 관계자는 "의견서에는 '신속한 추진요구' '교통 체증 해소대책' '디자인을 가미한 설계' '팔색조 조사와 보존 대책 마련' '동·식물상과 생태계 재조사' 등을 요구하는 내용이 많았다"라고 설명했다.

통영거제 환경운동연합(아래 통영거제환경연합)은 의견서를 통해 ▲ 팔색조 및 하천생태계 조사누락 ▲ 하수처리 용량 부족 ▲ 등산인구 급증에 따른 산림훼손 등을 지적하고 '멸종위기종 1급 남방동사리 보전대책' '생태 이동 통로 마련' 등을 요구했다.

"팔색조 도래기에 조사 이뤄지지 않았다"

 
▲ 학동케이블카 노선과 팔색조(거제시청 민원실에 박제돼 있음)

통영거제환경연합은 "평가서에는 동·식물상 조사를 여섯 차례 한 것으로 돼 있으나 천연기념물 204호 팔색조 도래기인 4~7월에는 조사가 이뤄지지 않아 누락돼 있다"라고 지적했다.

10여 년 째 팔색조를 추적 중인 거제에코투어 김영춘 대표도 "학동 케이블카 노선에서 해마다 팔색조를 확인했는데 없는 것으로 기록돼 있어 재조사 의견서를 냈다"라고 전했다.

또 통영거제환경연합은 "케이블카 예정지 하류는 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인 '남방동사리'가 한반도에서 유일하게 서식하는 산양천"이라면서 "이곳 하천생태계에 대한 조사도 누락돼 있다"라고 지적했다.

이밖에 "하루 최대 1만6000명 탐방객에 따른 낙남정맥 거제지맥(상부정류장~노자산 정상~가라산~학동고개)의 2차 산림훼손 대책, 과도한 벌목과 삭도(공중에 로프를 가설하고 여기에 운반 기구(차량)를 걸어 동력 또는 운반 기구의 자체 무게를 이용하여 운전하는 것) 설치로 인해 한려해상국립공원 지역과의 생태계 단절이 우려되는 바, 생태 이동 통로 등 대책이 필요하다"라고 제안했다.

 
▲ 조작 의혹을 받고 있는 녹지자연도  

숲해설가 박정기씨는 "삭도의 능선부 통과, 지하수와 하천오염, 기후와 식생, 집중호우시 홍수피해, 식물채취 답압(사람이 지면 또는 잔디를 밟을 때 생기는 식물들의 손상)으로 인한 2차 훼손, 사토와 임목폐기물 처리대책, 은행나무 조경 식재 등 전반적으로 부실한 조사결과"라고 평가했다.

박씨는 "사업구간은 학동고개에서 노자산 전망대까지 급경사 능선부 정상에 근접하고 있어 동·식물상을 포함한 산림환경 훼손 및 2차 환경영향 등 심각한 피해가 우려되므로 능선을 피하거나 충분히 이격해 계곡이나 산자락 선상지 구간으로 삭도선형 변경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특히 "조사결과 평가서 기재내용과 현존 식생이 종, 우점종, 규격, 식피율 등에서 현저하게 달랐다"라면서 "케이블카 지주2~상부승강장 구간은 산림생태학적으로 7등급은 존재할 수 없고, 8등급 구역이 삭도선형을 따라 지주4~지주6 구간을 교묘히 비껴갔다"고 주장했다.

녹지자연도 8등급 이상 지역은 자연환경보전법 규정에 따라 개발이 제한되기 때문에 의도적으로 7등급으로 평가했다는 주장이다.

이에 따라 환경단체와 전문가들은 "객관적 절차와 방법으로 전면적인 재조사가 필요하다"라고 주문하고 이 같은 입장을 담은 진정서를 환경평가 협의기관인 낙동강유역환경청에 제출했다.

거제시 "의견서 종합 판단해 반영 여부 결정할 것"

 
▲ 상부정류장 부근 수령 200년이 넘은 줄사철과 철쭉나무
 
▲ 상부정류장 부근 수령 200년이 넘은 줄사철과 철쭉나무

환경영향평가서에 대한 전면 재조사 지적에 대해 환경평가를 진행하고 있는 회사 관계자는 "용역을 맡아 처리하는 입장이기 때문에 드릴 말씀이 없다, 거제시에 확인해달라"며 답변을 피했다.

거제시 관계자는 "상부정류장 테크형태 시공, 헬기와 공사용 삭도 이용으로 산림훼손을 최소하겠다"라고 답했다. 또 "여러 의견서에 대해 종합적으로 판단해 본안에 반영할지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면서 "전략환경평가와 환경평가 초안이 통과된 만큼 본안 협의에는 큰 지장이 없을 것으로 본다"라고 말해 전면재조사에 대해 회의적인 입장을 보이기도 했다.

 
▲ 노자산 중간부 서어 소사 까치박달 군락에 있는 서어나무

*다음은 환경운동연합의 의견서와 박정기 숲전문가가 낙동강유역환경청에 보낸 진정서 전문이다.

학동케이블카 환경영향평가서초안에 대한 통영거제환경운동연합 의견서

 1. 학동 케이블카 환경영향평가서초안은 생태조사 부분에서 전반적으로 부족합니다.

-천연기념물 제204호인 '팔색조'는 천연기념물 제233호인 학동동백숲 및 팔색조도래지 뿐만아니라 노자산 일대, 특히 케이블카 예정지 계곡과 자연휴양림 일원에 광범위하게 서식하고 있습니다.

평가서를 보면 6차례에 걸쳐 동식물상 조사를 하였다고 하나 팔색조가 도래하는 5월 하순부터 서식기간인 8월까지 조사는 전무하기에 재조사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환경영향평가 대상지역은 '사업시행에 따른 동식물상 영향 자연환경의 변화가 예상되는 지역'으로 규정돼 있습니다. 그러나 본 평가서는 자연생태 환경분야 조사를 하면서 하천생태계(수생동식물 등)는 조사를 누락했습니다. 

-조사대상인 산양천과 그 지류에는 멸종위기야생동식물 1급으로 지정돼 있는 남방동사리가 서식하고 있습니다. 산양천과 그 지류는 남방동사리가 한반도에서 유일하게 서식하는 곳입니다. 대규모 토목공사로 인한 남방동사리 피해가 우려됩니다.

 -특히 우수기 대규모 절토 공사로 인해 하천에 흙탕물 유입 등으로 하천생태계에 치명적인 영향이 우려되는 바, 대책이 필요합니다. 

2. 케이블카 운영시 연간 이용객은 100만명이고, 하루 최대 이용객은 1만6000명인데, 이용객이 집중될 여름 성수기 때 하수처리용량이 부족해 인근 하천이 오염될 우려가 큰 만큼 하수처리 용량의 확대가 요구됩니다. 

3. 하루 최대 1만6000명이 이용한다고 돼 있을 정도로 탐방객으로 인한 노자산 정상과 인근 등산로의 황폐화에 따른 대책이 없습니다. 상부정류장~노자산 정상간, 노자산~가라산, 노자산~학동고개간 등산로 훼손 대책이 필요합니다. 노자산-가라산-학동고개로 이르는 등산로는 백두대간 낙남정맥 거제지맥으로서 보존가치가 높다할 것입니다. 특히 경사도가 23도가 넘는 상부 승강장 공사와 폭 10m, 길이 1.5km에 달하는 삭도구간의 7000그루 이상의 산림벌목 등 과도한 자연훼손이 우려되는 만큼 공사 시 피해 최소화를 위한 특단의 조치가 필요합니다.   

4. 과도한 벌목과 삭도(폭 10미터, 길이 1.5킬로미터)로 인해 하부정류장~상부정류장간 생태계의 단절이 우려되는 바, 생태이동통로 등 야생동물 들의 자유로운 이동을 위한 대책이 필요합니다.

 5. 평가서는 연간 100만명의 이용객을 예상하고 있고 1100대분 주차장을 마련하는 만큼 성수기 때는 케이블카 주차장을 중심으로 동부면 방면, 구천댐 방면, 학동-해금강 방면, 학동-망치 방면 등 전 방향에서 심각한 주차난과 지정체가 발생할 것으로 우려되며 이에 따른 대기오염이 상당할 것으로 예상되나, 차량지정체로 인한 이산화탄소, 미세먼지 등 대기오염에 대한 예측조사와 대책이 없으니 조사와 대책마련이 필요합니다.

 6. 케이블카 예정지는 독수리, 흰꼬리수리 등 수리류와 벌매, 두루미 등 법정보호종, 150여종 철새들의 주요 이동통로인데도 이에 대한 조사가 빠져 있습니다. 조류에 대한 재조사와 대책이 필요합니다.

 

*박정기 숲전문가가 낙동강유역환경청에 보낸 진정서 내용

진 정 내 용

 

1.녹지자연도는 현존하는 식생에 대한 식물사회학적 연구결과로부터 얻어진 식 물군락을 인간간섭의 정도에 따라 그 식물군락이 가지는 자연성의 정도를 등 급(Nominal scale)화한 지도로서 해당지역 식물의 종(種)과 령(齡)이 기준이 되며 고산초원, 원시림 및 자연식생에 가까운 장령림(수령 20~50년생 이상) 지역은 8등급이상의 등급을 부여함으로써 개발행위를 규제하는 근거입니다.

 

녹지자연도 등급이 높을수록 인간간섭에 대한 민감성이 높고 훼손에 대한 군 락소멸 속도가 빠르며 파괴 후 회복능력 속도는 느리며 개발의 여지는 불가 합니다.(김종원. 1993. 우리나라의 자연환경 현황분석 연구. KETRI) 

2.녹지자연도 7등급과 8등급은 조림지(6등급)와 자연림(9등급) 사이의 2차림으 로 대분류는 같으나 (1) 7등급은 2차 천이에 의한 회복단계 진입, 식생군락 계층구조 불안정, 잠재자연식생을 반영하지 못하는 종조성. (2) 8등급은 2차 천이에 의한 회복이 된 상태, 식생군락 계층구조 안정, 잠재자연식생을 반영 하는 종조성. 으로 세분류에서 명확하게 구분하고 있습니다. 

3.환경부 사전환경성검토 업무편람에서도 녹지자연도 7등급은 개발지역(3등급 이하)과 보존지역(8등급이상) 중간의 완충지역에 속하는 반자연지역, 8등급 은 보존지역에 속하는 자연지역으로 7등급은 수령 20년까지 유령림, 8등 급은 수령 20~50년 장년림, 9등급은 수령 50년이상 고령림. 으로 구분하고 있으며 

4.실제로 환경부가 제작한 녹지자연도 지도에도 9등급은 수령 50년 이상 자 연림을, 8등급은 수령 20~50년의 장년림으로 명확하게 구분하고 있습니다. 

5.한편, LH공사 녹지자연도 등급사정기준에는 7등급은 지속적인 인간 간섭하 의 2차 식생으로써 고유종이 아닌 외래 및 외지 식물(exotic and foreign plants)이 혼합되어 있는 군락. 8등급은 외래식물 및 외지식물이 거의 배제된 식물군락. 9등급은 극상림 또는 그와 유사한 자연림으로서 외래식물 및 외지 식물이 완전히 배제된 식물군락. 으로 정의하고 7등급이라도 임상이 양호하 고 경관보전 가치가 있는 지역은 보전하고 있습니다.

6.한국환경생태학회지 게재 논문 ‘거제도 노자산지역의 식물군집구조 연구’에 따르면 소사나무, 졸참나무, 고로쇠나무, 느티나무, 비목나무, 까치박달, 때죽 나무 등을 우점종으로 하는 낙엽활엽수군집 식물상을 보이고 이는 소나무군 집으로부터 생태적 천이 결과로 보고 특히 소사나무군집은 해발고도가 높 고 건조한 지역에서 나타나는 토지극상으로 판단하였습니다.(이경재. 조우. 이 수동. 1999.) 

위 1. 내지 6.의 학술적, 법적·행정적, 실제적 준거에 비추어 학동케이블카 조성사업 예정지 녹지자연도는 8등급 이상 9등급에 해당한다 할 것 입니다.

7.고문헌에 의하면 ‘예로부터 노자산은 거제도 수봉(首峰)이라 불렀고 나라에 서 거제봉산(巨濟封山)으로 명하여 벌목·벌채를 금하여 620여종의 진귀한 식 물이 자생하고 거제목이라 부르는 팔만대장경 원목의 생산지이다. 거제도 해 발고도 기준 최고봉인 가라산과 같이 있기 때문에 어느 산이 노자산인지 분 별이 어렵다. 수목이 울창하고 인적이 드문 산이다. 불로명약 산삼이 있다’ 고 기록하고 있습니다.(거제시사. 거제시홈페이지) 

8.또한 노자산은 갖가지 전설과 유래, 속설로 인하여 신성하고 영험한 산으로 인식되어 뭇사람들의 범접이 없었고 산이 높고 험준하며 촌락과도 멀리 떨어 져 위치하여 농경시대 이후 70년대 까지 땔감을 얻기 위한 출입하는 산이 아 니었으며 구한말 전후 거제도 일원에서 성행하였던 참나무류, 때죽나무 숯 채 취 숯굴(숯가마)도 일제강점기를 지나면서 시나브로 단절이 되었으며 해방공 간(1945-1950)에는 야산대(빨치산) 출몰 지역으로 한국전쟁 이후에는 군 작 전지역으로 출입이 통제되었으며 2000년대 중반부터 비로소 사람들이 찾기 시작한 산 입니다. 

9.현재 노자산은 국립공원과 맞닿아 있고 자연휴양림으로 지정 이용되고 있으 며 팔색조 도래지로 확인되었고 범하늘소, 장수풍뎅이, 톱사슴벌레, 졸참나무 하늘소, 먹나비, 무늬흰불나방, 푸른띠밤나방 등 희귀곤충을 포함한 야생동 물 19목 168과 785종이 학계에 보고된 것은 식물 종 다양성과 임상 우수성 을 방증하는 것 입니다. 

위 7. 내지 9.의 역사적, 인문학적, 현실적 이용에 비추어 학동케이블카 조성사업 예정지 녹지자연도는 8등급 이상 9등급에 해당한다 할 것 입니다.

10.실제 사업예정지 식물상은 낙엽교목군락으로서 아교목 및 관목 층이 발달 하지 않고 근경 분얼과 잠아·맹아로부터 발달한 주간의 분지, 절간장이 짧은 지간, 지엽의 밀생, 정아우세성 둔화, 그밖에 외래식물 전무 등 고산지대 9등 급 이상 극상림 전형을 보여주고 있으며 

11.등산로와 가까워 인위적인 간섭이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는 평가는 실제 종 조성에서는 전혀 설명력을 갖지 못하는 양태를 확인하였습니다.

 12.또한 본 건 식물상 조사지점과 조사경로도를 따라 답사한 결과 평가서 기재 내용과 현존식생이 종, 우점종, 규격, 식피율 등에서 현저하게 다름도 쉽게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13.특히 지주2↔상부승강장 구간은 전문가 아니라도 녹지자연도 9등급이상임 을 판단할 수 있는 극상림을 한 눈에 알 수 있었고 나아가 삭도 선형을 따라 지주4↔지주6 구간을 8등급이 교묘히 비껴간 것은 누가 봐도 조작임이 명백 하다 할 것 입니다.  

14.대상지 위치와 표고, 지형상 산림생태학적으로 현존식생 7등급은 존재할 수 없고 하부승강장 부터 상부승강장 까지 능선 전체가 7등급이고 거제자연휴양 림이 녹지자연도 7등급 야산 이라면 소가 웃을 일입니다. 

위 10. 내지 14.의 실제 현상에 비추어 학동케이블카 조성사업 예정지 녹지자연도는 8등급 이상 9등급에 해당한다 할 것 입니다. 

자연환경보전법에서 민간단체·국민 등이 자연환경보전에 참여하는 것을 보 장하고 그 시책의 추진과 여건 조성을 국가, 지방자치단체, 사업자 책무로 규정하고 있으며 ‘환경영향평가 대상사업에 충분하게 정보를 제공하여 환경영향평가 과정에 주민 등의 참여가 원활히 이루어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는 환경영향평가 기본원칙 입니다. 따라서 이 진정서에서 적시한 내용을 토대로 거제학동케이블카 조성사업 예정지 녹지자연도 재평가 조치와 함께 향후 시민이 참여하는, 객관성을 담보할 수 있는 절차와 방법의 동식물상 조사 등 전면 재조사를 요구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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