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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민요 ‘딸구 소리’
거제민요 ‘딸구 소리’
  • 거제통영오늘신문
  • 승인 2015.01.12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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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요(民謠)는 민중(民衆), 곧 보통 사람들의 노래이다. 일정한 작사자나 작곡가가 있는 것도 아니고 오랜 세월에 걸쳐 한국적인 풍토 속에서 자연적으로 발생하여, 세련미를 더해온 우리 민요는, 한국인의 마음과 생활풍습을 담은 소박한 민중의 노래이다. 사람들은 말하거나 놀거나 의례를 치르면서 거의 모든 경우에 그에 맞는 노래를 불렀다. 이 구전 민요에는 꾸밈없는 민중의 정서와 우리 민족 고유의 음악성, 그리고 옛 시절의 시대상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따라서 민요는 전문성이 없는 일반적인 민중의 노래라는 점에서 노래로 된 다른 구전물과 구별된다. 민요는 또한 민중들이 그들의 일상적인 삶을 통해 불러 온 노래다. 일을 하거나 의식을 치루면서, 그리고 놀이를 하며 부르는데, 일과 의식, 그리고 놀이는 모두 민중들의 일상적이고 보편적인 삶의 내용이다. 그러므로 민요를 부르는 자신들의 삶과 분리되지 않으며 생활과 직접적으로 맞물려 있다는 것이다.

특히 향토민요는 국한된 지방에서 불리 우는 것으로 그 사설이나 가락이 소박하고 강 건너 소리가 다르고 재 너머 가락이 다를 수밖에 없다. 다른 지방과 마찬가지로 거제도 민요는 일할 때 부르는 노동요가 대부분을 차지하는데 이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예로부터 일할 때는 반드시 노래를 불렀기 때문이다. 노동요(勞動謠)에는 ‘농업노동요’ ‘어업노동요’ ‘일반노동요’ ‘유희요(오락요)’ 등으로 구분할 수 있고, 거제민요 <딸구소리>는 저수지∙마당∙논바닥 등을 다질 때 땅다지기를 하며 부른 ‘일반노동요’에 속한다. 그리고 거제민요 <땅다지기>에는 거제도를 빙 둘러 수많은 성곽과 봉수대 돈대를 건축하며 부른 사설의 내용 일부가 전하기도 한다. 옛날 거제도의 산등성이나 정상에서 성(城)이나 돈대∙봉수대 등을 쌓으면서 흙을 다지거나, 돌무더기를 다지고 돌을 맞춰나가며, 각종 방어시설을 만들었다. 이 일에는 실제 전쟁 훈련 하듯이, 북을 치며 박자를 맞춰가면서 메기고 받는 노래를 불러, 일의 효율을 극대화 했다.

우리나라 전국 곳곳에서 전하는 <달구소리> 민요는 크게 2가지로 분류된다. 첫째로는 장례의식요에 속하는 민요로 상여소리와 달구소리가 있다. 상여소리는 상여를 메고 가면서 부르는 소리이고, 달구소리는 시신을 관에 넣고 흙을 다지면서 부르는 소리이다. 달구소리는 지역에 따라서 달고소리∙달궁소리∙회방아소리 등의 지역 명칭을 지니고 있다. 원래 시신을 땅에 묻고 흙과 회를 다지며 부르는 달구소리는 달구질하는 작업과 관련되어 힘을 권하는 내용, 죽은 자의 명복을 비는 내용, 인생무상, 터다지는 작업과 관련된 내용을 담고 있다. 다른 지역 장례의식요 후렴은 대부분 ‘어허 달구야’ 따위가 사용된다.
두 번째로는 일반노동요로써 집을 지을 때 주춧돌 자리를 다듬는데 부르거나(지경질 소리) 또는 저수지∙마당∙논바닥 등을 다질 때 부르는 노래들을 총칭한다. 이때 부르는 <달구소리>는 선후창으로 일정한 운율과 음보로 노래한다. ‘달구’는 흙을 다지는데 쓰이는 기구로, 굵은 통나무 토막에 가는 통나무 손잡이 여러 개를 붙인 이것을 여러 사람이 들어 올렸다 떨어뜨리면서 땅을 다진다. 그리고 지역에 따라서, 큰 돌을 들었다 놓는 것도 달구질이라 칭하기도 한다. 또한 <달구방아 노래>는 땅 다질 때 부르는 노래인데 ’달구방아 찧는 노래‘라고도 하며 저수지 둑을 쌓아 막을 때나 마당을 다지거나 고를 때 부르는 일반노동요이다.

거제도에 전해오는 <딸구소리(노래)>는 일반노동요로써 다른 지역과 달리 산비탈의 경사진 계단식(다랭이) 논(Rice Terraces)을 개간하거나, 또한 미리 만든 논이나 오래된 논에 물이 잘 빠져 벼농사에 지장이 많았는데 논둑이나 논바닥을 잘 다져 물이 쉬 빠져 나가지 못하도록 할 필요가 있었다. 이 때 논바닥을 일정부분 파내고 황토 흙을 집어넣고 논바닥을 다지면서 부른 것이 <딸구소리>이다. 한 때는 저수지를 만들고 둑을 만들 때에도 이 노래를 불렀다한다. 가창 방식은 선후창이고 한 장단의 후렴이 이어지는, 메기고 받는 방식이다. 물론 땅을 다질 때 부른 소리이지만, 놀이 때에도 불렀다고 전한다.

 
<딸구(달구)소리>는 작업의 특성 上, 규칙적이고 안정된 선율의 민요이기 때문에 사설 구조도 상당히 안정되어 있다. 사설은 선소리가 본사(本辭)를 엮으면 뒷소리가 일정한 후렴구를 반복하는 형태로 전개된다. 음보도 규칙적인 2음보로 되어 있다. 사설 구조에 따른 작은 악절인 짧은 음악적 단위, 즉 프레이즈(phrase) 변화는 거의 없는 편이다.
농한기 겨울부터 다음해 초봄까지 비탈진 언덕에 새로 논을 개간하거나 물이 잘빠진 기존 논배미를 새로 정비∙단장하며 여럿이서 품을 팔면서 부른 거제민요 <딸구(달구)소리>는, 음악면에서 구전으로 선율이 전승되어 왔고, 부르는 사람의 기억력 쇠퇴나 음악적 소양의 부족에서 생기는 와전 등으로 다른 민요의 사설을 일부 떼어서 붙여 부르는 등, 지역차∙개인차∙시간차가 많이 발생하였다. 거제시 연초면의 같은 마을에서도 손찬언 할아버지와 윤부금∙박제이 할머니의 <딸구 노래>는 사설내용과 음율 음보가 모두 달랐으며, 장목면 양또순 할머니의 <딸구 노래>는 육지의 ‘장례의식요 달구소리’ 후렴구를 빌려와 ‘일반노동요 딸구노래‘로 새로이 구성∙변형되어 전해진 민요이다. 연초면 <딸구 노래> 2편의 사설은 여러 민요에서 구절의 일부를 가져와서 재구성하였다. 후렴구는 ‘거제어업노동요’의 후렴구를 빌려와 사용함으로써 노동의 고됨을 덜고, 일의 능률을 높이기 위해, 규칙적이고 빠른 “어이얄라차”, “에이야라차” 후렴구를 사용한 특징이 있다. 또한 같은 제목의 민요라도 남성들의 사설은 장황하고 짧으나 여성들의 사설은 민요의 특징을 잘 드러내고 있으며, 음악적인 면은 물론 내용적인 측면과 더불어 효율적인 일의 기능에 알맞게 조화를 이룬다고 할 수 있다. 이는 민요가 남성보다 여성의 전유물인 때문이다.
민요 구연자들이 무의식적이건 의식적이건 간에 흥취와 개성 그리고 환경적인 삶의 변화에 따라 그 내용이 조금씩 바뀌어 지역에서 토착화한다는 점이 민요의 멋이라 할 수 있겠다.
다음 소개하는 거제민요는 한국정신문화원 [한국구비문학대계] 1979년 7월30일~8월3일간 거제도에서 채록한 노래이다.


1) <딸구 노래> 장목면 시방리 살방. 양또순 할머니.
다음의 거제민요 <딸구 노래>는 4/4박자 2음보로, 후렴구 “어허여루 딸구야”는 장례의식요 달구소리에 쓰인 ‘어허 달구야’가 약간 변형되어 거제도에 정착된 민요이다. 일정한 빠르기로, 한 사람이 선소리를 하면 여러 사람들이 후렴을 받는 형태로 부른다. 저수지 또는 개간한 논바닥을 여러 사람들이 함께 넓적하고 큰 돌을 들었다 놓으면서 바닥을 단단히 다지기도 하고, 각각 개별적으로 긴 나무를 하나씩 세워 바닥을 찍으며 다지기도 하면서 부른 노래이다.

“어허여루 딸구야 / 어허여루 딸구야
이딸구로 다지서로(이 딸구를 다져서) / 어허여루 딸구야
우리저수지 물을실어 / 어허여루 딸구야
실농씨(神農氏) 본을받아 / 어허여루 딸구야
농사짓기로 힘을씨자 / 어허여루 딸구야
이방아가 누방안고 / 어허여루 딸구야
강태공어 저작방아 / 어허여루 딸구야
저나새나 쩡은방아가(자나깨나 찧은 방아가) / 어허여루 딸구야
빈방아만 찡었구나 / 어허여루 딸구야
찡어라보자 다지라보자 / 어허여루 딸구야
우리저수치 물실어놓고 / 어허여루 딸구야
우리둘에다 북꾕수치고(저수지의 둑에서 농악을 치고) / 어허여루 딸구야
술도먹고 놀아나볼텐데 / 어허여루 딸구야
다지라찡어라 딸구로구나 / 어허여루 딸구야
우리저수치 물실어놓고 / 어허여루 딸구야
딸구질하여서 물실어보자 / 어허여루 딸구야
물을실고 농사로지여 / 어허여루 딸구야
실농씨 본을받아 / 어허여루 딸구야
방방골골이 농사로지어 / 어허여루 딸구야
각중에할라쿵깨 안생객킨다(갑자기 하려고 하니 생각이 안난다) / 어허여루 딸구야
본을받아서 농사로지어세 / 어허여루 딸구야
이농사루 얼른지여 / 어허여루 딸구야
나래보양을 하신후에(나라를 섬긴 후에) / 어허여루 딸구야
부모봉제를 지내보자 / 어허여루 딸구야“


2) <딸구앞소리(한 살 먹어)> 연초면 오비리 금구몰. 손찬언 할아버지.
이 민요는 주로 땅을 다질 때 부르는데, 내용은 ‘신세 한탄가’ 사설로써 서러운 인생사를 표현하였다. 6/8박자 선후창 형식이고, 앞부분은 거제도 <시집살이>민요 내용 중에 일부분을 사설로 사용하였고 뒷부분은 구연자가 직접 내용을 구성한 것으로 보인다. “에이야라차” 후렴구는 손찬언 할아버지가 ‘거제어업노동요’의 후렴구를 빌려와 사용함으로써 노동의 고됨을 덜고, 일의 능률을 높이기 위해, 규칙적이고 빠른 후렴구를 사용한 특징이 있다.

“에이야라차 에이야라차
한 살묵어 애비죽고 두 살묵어 어미죽고 / 에이야라차
세 살묵어 할무이죽고 네 살묵어 할부지죽고 / 에이야라차
올때갈 때 없어서로 삼촌집을 찾어가니 / 에이야라차
삼촌은 디리차고 숙모는 내찹디다 / 에이야라차
한 살두살 넘어가서 삼십이 넘은 후에 장가를 가자하니 앞집에는 궁합보고 뒷집에는 책력보고 궁합에도 몬갈장개 책력에도 몬갈장개 / 에이야라차
한골한등(한 골과 한 등성이) 넘어가니 까막깐치(까마귀와 까치가) 질밑에서(길 밑에서) 툭튀어 올라오데 이것도참 재변(災變)이네 / 에이야라차
또 한골 넘어가니 질밑에 있던 노리새끼(노루새끼) 질우거로 뛰어올라 이것도참 재변이네 / 에이야라차
이네팔자 이뿐인가 그만밲이 없습니다 / 에이야라차


3) <땅 다지는 소리(산지조종은)> 서임조, 연초면 한내리 한내. 1979년 8월3일 채록.
이 노래는 6/8박자 선후창 형식이고, 후렴구는 그물을 당길 때 부르던 어업노동요 후렴구를 빌려와 사용했다. 제보자 서임조씨가 말하길, 원래 땅을 다지면서 불렀다하며 구연자가 선창하면 뒷소리는 여러 사람들이 받았다한다. 이 노래 사설 속에는 그 옛날 거제도에서 산등성이나 산 정상에서 성(城)이나 돈대∙봉수대 등을 쌓으면서 흙을 다지거나, 돌무더기를 다지고 돌을 맞추면서 부른 사설내용 원형이 일부 나타난다. 수백 년 전에는 각종 방어시설을 만들 때는 실제 전쟁 훈련 하듯이, 북을 치면서 박자를 맞춰가며 메기고 받는 소리를 하여, 일의 효율을 극대화 했다. “산지조종은 곤룡산이요.” “수지조종은 황해수로다.” “금강산이 높다 해도 발밑이가 금강산이다.” 등은 그 옛날 산 위에서 성축을 쌓던 구절의 흔적이다. 거제도에서 전하는 성(城)을 쌓을 때 부르던 사설이 민요의 형태는 아니지만 일부 전해오는 내용이 있다. “시화년풍(時和年豊) 국태민안(國泰民安) 삼천리(三千里) 금수강산(錦繡江山) 이 성(城) 쌓아 오랑캐 막고 만호구성(萬戶舊城) 내성외성(內城外城) 성돌 날라 다져보세. 곤륜산이 명산인가 이 자리가 천하제일(天下第一) 쌔기쌔기 성을 쌓아 누대손손(累代孫孫) 물러주자.”

“어이여라차아 / 어이여라차아
산지조종은 곤룡산이요(山之祖宗은 崑崙山이요). / 어이여라차아
수지조종은 황해수로다 / 어이여라차아
어이여라차아 / 어이여라차아
저기높은 상사리에(산봉우리에) / 어이여라차아
외로이선 나무는 / 어이여라차아
날캉같이도(나와 같이도) 외로이섰구나 / 어이여라차아
어이여라차아 / 어이여라차아
산이산이가 또나온다 / 어이여라차아
금강산이 높다해도 / 어이여라차아
올라서서 나가보니 / 어이여라차아
발밑이가 금강산이로고나 / 어이여라차아
어이여라차아 / 어이여라차아
어기야디야차 찬이로구나 / 어이여라차아
뺏똑구두가 잘났다해도(뺏똑구두는 하이힐) / 어이여라차아
신고보니 발밑이다 / 어이여라차아
어이여라차아 / 어이여라차아
저높은봉상사리 외로이섰다. / 어이여라차아
어이여라차아 / 어이여라차아
저게가는 저할마니 / 어이여라차아
딸이있거등 사우나삼으소 / 어이여라차아
딸이사 있단마는 / 어이여라차아
나이어리 못하겄소 / 어이여라차아
여보어무니 그말마소 / 어이여라차아
여보시오 열다앗살이 / 어이여라차아
그나이야 작단말이요 / 어이여라차아
제비는작아도 강남을찾고 / 어이여라차아
뱁새는작아도 알만놓대 / 어이여라차아
내년봄에 시집보내머 / 어이여라차아
어무님생전에 외손자보리다 / 어이여라차아
어이여라차아 / 어이여라차아
어기야디야차 찬이로구나 / 어이여라차아“


4) <딸구노래(어기야차 때리나줌세)> 연초면 오비리 당산몰. 윤부금∙박제이 할머니.
본래는 논바닥을 다질 때 부른 민요로 6/8박자이다. 앞소리 윤부금 할머니가 부르다가 중간에 박제이 할머니가 잠깐 불렀고 나머지 3인이 뒷소리를 받아 불렀다. 앞서 부른 손찬언 할아버지 노래와 더불어 <딸구 노래> 2편의 후렴구는 ‘거제어업노동요’의 후렴구를 빌려와 사용함으로써 노동의 고됨을 덜고, 일의 능률을 높이기 위해, 규칙적이고 빠른 “어이얄라차”, “에이야라차” 후렴구를 사용한 특징이 있다. 또한 사설에서 민요의 특징을 잘 드러내고 있으며, 음악적인 면은 물론 내용적인 측면과 더불어 효율적인 일의 기능에 알맞게 조화를 이루었다. 가창 방식은 선후창이고 한 장단의 후렴이 이어지는, 메기고 받는 방식이다. 물론 땅을 다질 때 부른 소리이지만, 놀이 때에도 불렀다고 한다. 딸구(달구)소리는 작업의 특성 上, 규칙적이고 안정된 선율의 민요로써 음보도 규칙적인 2음보로 되어 있다.

“어이얄라차이 어이얄라차
어기야차 때리나줌세 / 어이얄라차아
아니하고 말일이요 / 어이얄라차아
하고야말제 보고야말까 / 어이얄라차아
어이얄라차아 / 어이얄라차아
산중사람 산을타고 / 어이얄라차아
대마사람은(대마도 사람은) 배를탄다이 / 어이얄라차아
어기야차 소리나하세 / 어이얄라차아
어이야라차아 / 어이얄라차아
키큰나무 굳었더니(키가 큰 나무는 곧았더니) / 어이얄라차아
때고나이면 숯이된다이 / 어이얄라차아
어이야라차아 / 어이얄라차아
질가는데는 소리가날개요(길을 갈 때는 소리(이야기)를 하면 날개단 듯 빨리 간다) / 어이얄라차아
어른되는 …(난처한 내용으로 생략하였다) / 어이얄라차아
하고야말지 보고야말까 / 어이얄라차아
키크고 굳은나무 / 어이얄라차아
때고나이면 숯이되고 / 어이얄라차아
어기야차 좋던정도 / 어이얄라차아
죽고나이면 흙히된다 / 어이얄라차아
어기여차 산이를고나(산이로구나) / 어이얄라차아
놓고때리고 들고나때리자 / 어이얄라차아
여게도때리고 저게도때리고 / 어이얄라차아
꼼탁꼼탁 때리나보자 / 어이얄라차아
일하는데는 소리가날개요 / 어이얄라차아
밤에하는데 붕알이날개다 / 어이얄라차아
어기야차 산이로고나 / 어이얄라차아
산은첩첩 청산이요 / 어이얄라차아
물은출렁 녹수로다 / 어이얄라차아
백구야껑충 뛰지마라 / 어이얄라차아
네잡으로 내안간다 / 어이얄라차아
어기여차 산이를고나 / 어이얄라차아
이산저산 을비여 / 어이얄라차아
객마산에 절을지여 / 어이얄라차아
그절안에 피는꽅은 / 어이얄라차아
반만피여도 화초로다 / 어이얄라차아
어기여차 산이를고나 / 어이얄라차아
옛님이 오실란가 / 어이얄라차아
주칫돌에(주춧돌에) 땀이나고 / 어이얄라차아
정든님이 오실란가 / 어이얄라차아
요네몸이 굽이로친다 / 어이얄라차아
어기여차 산이를고나 / 어이얄라차아
내적맥은 짚은정도(늦게 맺은 깊은 정도) / 어이얄라차아
죽고나니 헛되더라 / 어이얄라차아
어이얄라차아 / 어이얄라차아
세상중에 만물중에 / 어이얄라차아
사람밖이 여루하까 / 어이얄라차아
인생일자 났다가요 / 어이얄라차아
이런일이나 하구나죽지 / 어이얄라차아
무신일로 하겄던고 / 어이얄라차아
어이얄라차아 / 어이얄라차아
산중사람은 산을타고 / 어이얄라차아
해촌사람은 배를탄다이 / 어이얄라차아
어기야차 산이를구나 / 어이얄라차아
요게도때리고 저게도때리고 / 어이얄라차아
아니하고 말일이요 / 어이얄라차아
어이얄라차아 / 어이얄라차아
어기야차 산이로다이 / 어이얄라차아
산지조종은 골롱아산이요(山之祖宗은 崑崙山이요) / 어이얄라차아
산지조종은 골롱아산인데 / 어이얄라차아
딸꾸는딸꾼데 아니할까이 / 어이얄라차아
요게도다지고 저게도다지라이 / 어이얄라차아
어기야차 산이로다이 / 어이얄라차아
깊은산중 고드름은 / 어이얄라차아
봄비잦아서 녹이내고이(봄비가 잦아서 녹혀 내리고) / 어이얄라차아
어이얄라차아 / 어이얄라차아
키크고 굳은나무는 / 어이얄라차아
때고나이면 숯이되고이 / 어이얄라차아
우리인생은 한변가이면 / 어이얄라차아
흙히되고 마는구나 / 어이얄라차아
물은흘러 흘러가고 / 어이얄라차아
짠디때를 울을삼고[잔디를 울타리로 삼고(죽은 후의 무덤을 설명한 것)] / 어이얄라차아
어기여차 산이로다 / 어이얄라차아
산지야조종은 골롱아산인데 / 어이얄라차아
어기야차 산이로다 / 어이얄라차아
질가는데는 날개로다 / 어이얄라차아
노는데는 소리로다 / 어이얄라차아
어기야차 산이로다 / 어이얄라차아
반공중에 뜬구름아 / 어이얄라차아
비들었나 눈들었나 / 어이얄라차아
눈도비도 아니들고 / 어이얄라차아
소리맹창 내들었네 / 어이얄라차아
소리맹창 화중선이 / 어이얄라차아
앉아쳐도 돈주는데 / 어이얄라차아
우리겉은 초로인생 / 어이얄라차아
서서쳐도 돈안주데 / 어이얄라차아
어기야차 소리를고나(소리로구나) / 어이얄라차아
어이얄라차아 / 어이얄라차아
청천하늘에 잔별도많고 / 어이얄라차아
어이얄라차아 / 어이얄라차아
저게저달은 독자라도[하나라도(獨者)] / 어이얄라차아
천하국을 다보던데 / 어이얄라차아
요네눈은 둘이라도 / 어이얄라차아
서발길을 몬보고나(서 발밖에 안 되는 길도 못 보구나) / 어이얄라차아
어기야차 산이로다 / 어이얄라차아
나무는 손어도 / 어이얄라차아
일천가지를 흔드는데 / 어이얄라차아
요네손은 둘이라도 / 어이얄라차아
가는부모를 몬잡더라 / 어이얄라차아
어기야차 산이로다 / 어이얄라차아
산지조종은 골롱아산인데 / 어이얄라차아
어이얄라차아 / 어이얄라차아
꽅아꽅아 높은꽅아 / 어이얄라차아
높은봉에도 피지말고 / 어이얄라차아
어기야차 산이로다 / 어이얄라차아
밤으는 깊어갑니다 / 어이얄라차아
이만하고 치웁시다 / 어이얄라차아
미안하고도 미안합니다 / 어이얄라차아
오늘저녁에 고만하고 / 어이얄라차아
내얼저녁에 하고합시다 / 어이얄라차아
어기야차 산이로다 / 어이얄라차아“

 
<딸구노래>는 효율적인 땅 다지기 작업을 위한 노동요이다. 이에 선창자와 후창자 사이에 주고받는 음보가 흥겹고 간략할수록 더 좋다. 따라서 사설이 짤막짤막 끝없이 이어져야한다. 후렴이 박자를 맞춰주면서 4음보의 정제된 사설이 가창되어 나가는 게 전형이라 볼 수 있다. 그러므로 민요 속에 속담과 관용구 등이 전승자 자신이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사설 속에 섞이고 끼여 민요 사설로 나타나게 된다. 예를 들어 “나무는 손 없어도 일천 가지를 흔드는데 이내 손은 둘이라도 가는 부모를 못잡는다.“ 사설은 사실적(寫實的) 직설적(直說的)으로 여윈 다음의 극진한 정성과 번거로운 예법 즉, 번례(煩禮)보다는 부모를 공경한다면 살아 계신 때 잘 받들어야 한다는 의미이다. “산중사람은 산을 타고 해촌 사람은 배를 탄다.“는 바닷가의 환경과 특징을 나타내는 사설이며 “일하는 데는 소리가 날개요, 밤에 하는 데는 붕알이 날개다.”, “산은 첩첩 청산이요, 물은 출렁 녹수로다.”, “정든 님이 오실란가, 이내 몸이 굽이친다.” 등은 실제 생활에서 자주 쓰이던 해학적인 관용구를 민요의 사설에 끼여 넣어 흥취를 더했다. 그 외에도 “소리명창 화중선(花中仙)은 앉아서 소리해도 돈을 주는데 우리 같은 초로인생(草露人生) 서서 노래해도 돈 안주네.“, “저기 저 달은 하나라도 천하를 다 보는데 이내 눈은 둘이라도 서 발밖에 안 되는 길도 못 보구나.“, “키가 큰 나무가 곧더라도 때고 나면 숯이 된다.“등은 속담과 격언의 생활철학이 담겨져 있다.
민요는 노래로 구연되기 때문에 가창에 능숙하거나 가창을 즐기는 사람, 기억력이 뛰어난 사람들에 한하지만, 속담∙격언∙관용구는 구연을 전제하지 않은 일상 속에 그대로 섞여 쓰이므로 그 전승자의 폭이 넓은 편이다. 그러므로 민간들의 기지(機智)∙시취(詩趣)∙교훈 등은 간결성(簡潔性)∙세련성(洗練性)의 속성을 가지므로 인해 ‘땅 다지기’같은 노동요 사설에는 적격이다. 또한 그 간결성이 생명이고 기발하며 짜릿한 자극을 주는 최고의 맛이 있다.
그리고 논바닥 구석구석에 약하고 틈이 보인 부분을 메우고 다져야하는 달구질 노동요 <딸구노래> 사설 중간 중간마다 “요게도 때리고 저게도 때리고 꼼탁꼼탁 때리나보자.” “놓고 때리고 들고나 때리자.” “요게도 다지고 저게도 다지자.“라는 구절을 삽입하여 일에 대한 주의와 능률을 각인시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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