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뉴스
"포기하지 말고 용기와 열정을"
"포기하지 말고 용기와 열정을"
  • 거제통영오늘신문
  • 승인 2014.11.27 14:2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거제여성새일센터, 취업성공수기 공모전 최우수

 

최현정

분주한 아침! 아이들이 서로 먼저 나가겠다고 토닥토닥 장난을 치며 소란을 피운다. 엘리베이터를 잡고 어서 나오라고 나를 부른다. 아이들은 학교로, 나는 직장으로 출근하는 아침의 풍경이다. 소박하지만 내겐 너무 소중한 작은 꿈을 이룬 것이다.

많은 여성들이 결혼을 하면서 육아와 일 사이에서 고민한다. 나 또한 깊은 고민 끝에 전업주부의 길을 선택했다. 가정은 작은 사회이기에 건강한 가정을 만드는 것이 곧 건강한 사회와 나라를 만드는 것이리라 굳게 믿었고, 안정된 가정과 반듯하게 커가는 아이들을 보며 보람과 행복도 느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나만 머물러있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고 무미건조한 날들에 우울하기까지 했다. 나이는 자꾸 들어가고 자신감도 많이 떨어졌지만 아이들에게 주부의 모습이 아닌 직장인으로서 열정적으로 일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 소망이 점점 커져갔기에 이대로 포기하고 싶지 않았다.

거제시 여성회관에서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는 얘길 듣고 ‘집단상담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되었는데 도움이 많이 되었다. 적성검사와 직장예절, 이력서 작성법이나 면접 볼 때 주의사항 등 여러 부문의 전문가들에게서 알찬 정보를 들으며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되찾는 계기가 된 것이다.
목표는 확실해지고 자신감도 생겼지만 쉽게 취업을 할 수는 없었다. 아이들은 아직 어려 엄마 손을 필요로 하고 여러 가지 여건과 근무 시간이 맞는 일을 찾기는 힘들었기 때문이다. 그러던 중 농협하나로마트에서 ‘거제여성새로일하기센터 찾아가는 취업상담’ 하는 분들을 만나게 되었는데 통영에서 ‘2014년 시간선택제 일자리박람회’가 열린다는 정보를 듣게 되었다.
생각보다 많은 인원이 참여해 놀라웠고 꼭 취업했으면 하는 마음이 크다 보니 버스를 타고 가는 내내 긴장이 많이 되었다. 면접보기 전에 새일센터 직원분들이 세심하게 알려주고 배려해주셔서 다행히 마음을 다잡을 수 있었다.
유난히 긴 줄의 근무조건이 훌륭한 회사 대표님과의 면접 차례가 다가오고 있었다. 딱히 내세울 것 없는 자격과 오랜 경력 단절로 인한 위축감이 들었으나 일하고 싶은 나의 열정을 보여드려야 겠단 생각이 스쳤다. 드디어 대표님과 마주앉게 되었고 여러가지 질문에 답하던 중 진심을 담아 “저는 일이 너무 하고 싶습니다.” 라는 고백을 했다. 대표님은 잠시 나의 눈을 바라보시더니 다음 날 몇 시에 회사로 나오라고 하셨다. 지금도 그 날을 떠올리면 나의 무모한 용기에 웃음이 난다. 그렇게 여러분들의 도움으로 나는 작은 꿈을 이루게 되었고 하루하루가 새롭다.

출근 첫 날의 내 모습은 군기 바짝 든 이등병 같았다. 전화벨이 울리면 깜짝 놀라고 업체이름도 제대로 못 알아들어 메모도 엉뚱하게 전하는 등 실수투성이였고 교육시간에는 한자 한자 놓치지 않고 모조리 메모했다. 교육과 선배의 도움이 컸지만 몰랐던 일들을 하나하나 해낼 때의 그 뿌듯함은 이루 말할 수가 없다. 비록 작은 일일지라도 새로이 알아가고 해냈을 때 자존감이 조금씩 높아지는 것 같은 기분이 드는데 나는 그럴 때 비로소 살아있음을 느낀다.

고마운 분들, 감사한 인연, 소중한 기회가 주어진 시월이었다.
거제여성새로일하기센터의 김희진님! 소망을 이루도록 애써주심에 감사드립니다. 취업 확정되던 날 찾아가서 “저 됐어요” 한마디에 모두 내 일처럼 기뻐하고 축하해주신 센터의 모든 분들께도 감사드려요. 그리고 하고자하는 열정만을 보고 채용해주신 대표님께도 감사드리며 맡은 역할에 최선을 다하는 모습으로 보답하겠습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