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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보시의원의 첫 시정질문
초보시의원의 첫 시정질문
  • 거제통영오늘신문
  • 승인 2014.10.13 1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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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양희시의원 의정일기 14

 

지난 9월12일에 시작된 제7대 거제시의회 제1차 정례회가 10월7일 끝났다.

등골에 땀줄기가 흐를 때 시작했는데 이제 싸아한 바람에 자연스럽게 옷깃을 여미게 되는 가을이 어느새 곁에 와 버렸다.

1차 정례회 동안 행정사무감사, 예산결산심사, 조례안 심사, 시정질문까지 한 달 동안 최선을 다 해보려고 애썼는데 끝나고 나니 아쉽고 부족한 것들이 수북하다.

‘초선인데 시정질문을 해야하나?’ 고민도 했고 ‘어줍잖게 해서 망신당할수도 있는데...’생각이 많았다. ‘망신도 경험이다’로 결론내리고 10월6일 3차 본회의 때 시정질문 하기로 하고 행정사무감사 중에 생각했던 ‘평화파크’, ‘거제시영어마을’, ‘자원봉사센터’ 3가지로 준비했다. 시정질문 내용을 72시간 전에 시 집행부에 전달되어야 해서 10월1일 질문지를 넘기고 자료를 훑어보고 있는데 녹색어머니연합회 임원들이 아침일찍 연초초등학교 등굣길 안전지도를 하고 시청에 온 김에 내 사무실에 들렀다. 자기 아이들도 초등학생이라 아침에 엄마의 손길이 필요한데 댓가를 바라지도 않고 단지 아이들을 위해서 아침마다 등굣길 지도를 하는 이 엄마들을 보면 존경스럽다. 우리 아이들이 안전한 사회를 함께 만들자하고 헤어졌다.

시정질문에 대한 답변서는 24시간 전에 시정질문 할 의원에게 전달해야하므로 10월5일 일요일에 답변서를 받았다. 답변서를 보고 보충질문을 준비했다. 그리고 시정질문 대상자를 질문할 의원이 정해야하는데 평화파크는 시장, 그 외 질문은 국장들한테 하기로 했다.

시정질문을 위한 3차 본회의, 몇 달 전까지만 해도 시정질문 같은 것을 하리라고 는 생각도 못했는데... 살아가면서 또 어떤 일을 겪게 될지, 자리에서 단상까지 나가는 찰라에 수많은 장면들이 스쳐지나갔다.

시정질문은 평화파크의 적자만회 대안 요구와 용역보고서에서 강조했던 전쟁과 평화관련 연구.교류의 기능을 살리고 한국전쟁포로 관련 정보의 세계거점으로 만들어야하는데 전시,체험시설만 있는 것에 대한 지적과 함께 한국전쟁에 대한 연구는 거제도를 찾지 않으면 안 되게 한 단계 높은 평화박물관으로 나아갈 것을 제안했다.

그리고 2009년부터2014년까지 매년 6억~7억원 이상 거제시 보조금으로 운영되었고 앞으로 3년간 재 위탁한 거제시영어마을에 대하여 집중 질문하였고, 3년전에 부적절하게 보조금을 사용하여 물의를 일으킨 거제시자원봉사단체협의회가 자원봉사센터를 위탁운영 하게 과정과 이유를 물었고, ‘거제시 사무의 민간위탁 촉진 및 관리조례’ 에 비리 관련기관의 응모를 제한하는 내용을 추가하는 조례개정을 제안했다. (자세한 질문과 답변은 거제시의회홈페이지 참고해주세요)

본질문과 보충질문은 각각 20분을 초과할 수 없으며, 질문에 대한 답변은 시간에 포함되지 않아서 의원들이 질문할 수 있는 시간은 총 40분인데 4분정도 시간을 남기고 질문마무리 할 때 의석에서 한 의원이 추가보충질문을 하겠다고 했다. 시정질문한 의원의 동의가 있어야 추가질문을 할 수 있어 동의하고 자리로 돌아왔다.

그동안 불편함에 익숙하다고 생각했는데 아직도 누군가를 지적하고 추궁하는 것이 마음 편하진 않았다. 그러나 의원의 가장 큰 역할이 시민의 세금이 허투루 쓰여 지지 않게 감시하는 것인 만큼 ‘불편해도 괜찮아’ 스스로를 다독거렸다.

3차 본회의 끝나고 오후에 의회와 시집행부간 화합행사로 배구시합을 했다. 각 팀별로 여성선수를 넣자고 해서 의회팀에는 내가 들어가고 집행부팀에는 보건소 과장이 선수로 뛰었다. 첫 세트에 첫 서브를 넣으라고 나 한테 넣으라고 공을 주었다. 첫 번째 서브는 겨우 네트를 넘겼는데 두 번째 걸리고 말았다. 결국에 1세트에서 잘렸지만 의회팀이 2대1로 이겼다.

그때까지만 해도 운동부족의 휴유증을 예상하지 못했다.

10월7일 제171회 정례회, 제7대거제시의회 첫 정례회를 폐회했다.

정례회가 끝나면 미뤘던 일들을 해야지 했지만 10월에 몰려있는 행사 와 회의에 참석하느라 의정일기마저 밀리고 말았다. 아무리 바쁜 가을이지만 하루라도 제대로 가을을 누리고자 한글날, 나의 벗들과 함께 ‘하동토지길’을 걸었다. 마을마다 주황색 대봉감들이 주렁주렁, 너무 먹음직스러웠지만 손 댈 순 없었고 군침만 삼키다가 ‘헉’ 떨어진 감 발견, 근데 멀쩡했다. 놔 두면 썩을 것 같아서 몇 개 주워서 ‘호로록 호로록’ 흡입하면서 걸었다.

황금 들녘을 둘러싼 초록의 병풍들, 그 옆으로 흐르는 섬진강의 은빛 물줄기는 한 폭의 동양화 속에 들어 와 있는 느낌이었다.

다음 주 부터는 각 면,동민의 날 행사들이 기다리고 있고, 언제나 시민들의 비난을 사는 국외 연수가 잡혀있다.
2014년10월10일(세월호참사177일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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