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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들이 지켜보고 있다"
"시민들이 지켜보고 있다"
  • 거제통영오늘신문
  • 승인 2014.09.15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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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양희 시의원의 의정일기 12

 
까마득하다고 생각했는데 어느 듯 추석이 바람처럼 휘익 지나갔다. 한가위를 핑계로 의정일기도 한 주 건너 뛰었다.
국어대백과사전 보다 두꺼운 2014년 행정사무감사 자료를 살펴봐야하는데 9월1일 월요일부터 총무사회위원회 위원들은 3일간 행정사무감사를 위한 현지확인을 시작했다. 첫날은 거제문화예술회관->거제시영어마을->장목면보건지소->거제시문화예술창작촌->장목면사무소->하청면보건지소->하청스포츠타운->보건소->고현동주민센터->거제시여성회관을 돌았고, 둘째날은 거제시요트장->거제시추모의집->청마기념관->둔덕가족생활체육공원->둔덕골지역아동센터->거제스포츠파크->반곡서원->거제사랑의집을 둘러보았다.
마지막 날에는 퍼붓는 비속에 거제노인복지센터->포로수용소유적공원을 살펴보았다. 가는곳 마다 지적사항들이 발견되었지만 내가 사는 거제도를 조금씩 알아가는 묘한 기운을 느꼈다.
오후에 고현 실내체육관에서 제7대 의원들이 단합대회로 배구와 족구 시합을 했다. 체육복으로 갈아입고 책상위에 있는 행정사무감사 자료에는 눈 도장만 찍고 동료의원들과 함께 실내체육관으로 갔다. ‘이게 얼마만에 만져보는 배구공인가’ 몸풀기로 사무국직원들하고 몇 몇의원들과 배구공을 주고 받았다. 드디어 총무사회위원회 대 산업건설위원회 배구경기가 시작되었다. 각 팀에 여성의원을 한명씩 포함시켜서 총사위 대표로 내가 선발되었다. 제발 공이 나 한테 안 오기를 기대하면서 맨 끝자락에 섰다. 3세트에 2대 1로 우리팀 이겼다. 그리고 남자의원들의 족구시합이 이어졌다. 배구연습 할 때 시계를 풀지 않고 하는 바람에 배구공 몇 방에 그만 봉하 마을에서 산 시계가 멈춰버렸다.
의원들의 경기가 끝나고 앞으로 4년동안 한 배를 타고 가야 할 시의회 사무국직원들하고 늦은 감이 있지만 첫 상견례 겸 함께 저녁을 먹었다. 역시 어색함과 서먹함을 없애는 데는 같이 밥을 먹는 게 최고임이 증명되는 시간이었다.

9월4일 목요일 오전에 의원간담회가 있었다. 간담회 자료가 왜 이렇게 많은지 거의 업무보고 수준이었다. 의원간담회가 끝나자 마자 제171회 정례회 일정을 잡는 운영위원회가 열렸고 점심 먹고 총무사회위원회 의원들이 모여서 예결산위원을 선임했고, 거제시 각종 위원회를 결정했다. 내가 들어가는 위원회는 ‘거제시물가대책위원회’,‘거제시관광진흥협의회’, ‘거제시전시선박인수검증위원회’, ‘거제시교통약자이동편의증진위원회’, ‘거제시수돗물평가위원회’ .
한명의 의원이 대략 5개의 위원회에 들어가야 했다. 위원회 선정이 끝나고 두팀으로 나누어 추석명절 사회복지시설을 방문하였다. 나는 동부면, 거제면, 사등면에 있는 반야원, 성로육아원, 거제사랑의집, 노인요양기관 솔향, 정원, 거제실버웰노인요양센터 6곳을 준비한 선물을 전달하고 사진도 찍었다.
지역신문에 정치인들이 선물 쌓아놓고 시설관계자들과 사진 찍는 것 보고 평소에는 관심도 없다가 꼭 여기저기서 한꺼번에 선물이 집중되는 명절에 생색낸다고 곱지 않은 생각을 가지고 있었는데 내가 그 대상이 되어 버렸지만 시설을 돌면서 그동안 참 무심했다는 반성과 함께 또 다른 영역에 눈을 뜨는 계기가 되었다.
어느 듯 추석이 코앞에 다가왔고 허둥지둥 챙겨서 일요일 정읍으로 출발했다. 이렇게 준비없이 추석을 맞이 하긴 처음이었다. 차례를 지내고 산소에 갔다가 점심 먹고 친정 부산으로 향했으나 섬진강휴게소에서 길이 막혀 진주 마산 방향을 포기하고 거가대교를 선택했다. 부산에 도착하니 저녁9시가 다되었고 다음날 다시 거제도로 돌아오는 길에 나의 오랜 친구를 만났다. 그녀가 내게 내민 손바닥만한 종이 액자에는 ‘시민들이 보고있다’ 라는 섬뜩한 글귀가 씌여 있었다. 지금은 내 사무실에서 나를 감시하고 있다.

헐레벌떡 추석 연휴를 보내고 9월11일 목요일 두 달 전에 약속한 '발달 장애인 학부모교육‘이 있는 날, 9시50분까지 청소년수련관에 도착했다.
우리나라는 2007년 ’장애인등에 대한 특수교육법‘에 의해 교육정책이 분리교육이 아닌 장애,비장애 아동들이 한 교실에서 공부하는 통합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10여년 넘게 학부모단체에서 일하면서 장애아동들에 대하여 내 일이 아니라고 생각하고 무관심했던 것이 너무 미안하고 부끄러워 처음에 강의요청을 강하게 거절했지만 발달장애아동 학부모들도 역시 같은 학부모이며 학부모의 역할에 대하여 강의를 해달라는 지회장님 말에 설득당해 일을 저지르고 말았다.

우리아이들을 위해 학부모들의 학교참여가 얼마나 중요한가를 그동안 경험과 사례중심으로 얘기했으며 특히 내 아이가 장애가 있다면 반드시 학교운영위원으로 참여할 것을 강조하였다. 정부는 특수교육5개년계획을 수립해야하고 각 지역 교육청은 매년 특수교육운영계획을 세우고 각 학교에 적용하고 지도감독해야한다. 이런 정책이 학교현장에 제대로 진행되는지 학부모들이 관심을 갖고 지켜봐야한다고 강조했다.
내 얘기가 끝나고 참석한 학부모들로부터 학교 현장에서 아이들이 겪는 애로사항 뿐만아니라 거제시에 건의사항, 기발한 제안등 봇물처럼 쏟아졌고, 누가 말했는지 모르겠지만 ‘아이를 키워보지 않고 인생을 말하지 말라’는 말이 공감의 물결로 밀려오는 시간이었다.
9월12일 금요일 제171회 정례회 본회의를 시작으로 약3주 정도 의정활동의 꽃이라 하는 행정사무감사를 실시한다. 아름다운 꽃을 피울 것인지 아니면 시들게 할 것인지는 오로지 의원들의 몫!  2014년9월15일(세월호참사152일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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