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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첫 번째 메이저리그, 박찬호의 고백
대한민국 첫 번째 메이저리그, 박찬호의 고백
  • 거제통영오늘신문
  • 승인 2014.02.19 0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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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는 책 이야기43- 끝이 있어야 시작도 있다

 

고등학생 시절, 쉬는 시간만 되면 박찬호의 경기를 보기 위해 교실 앞의 TV를 켜놓고 반 아이들과 함께 화면을 주시하던 적이 있었다. 당시는 학교뿐만 아니라, 사무실, 거리 곳곳마다 TV가 있는 곳이면 사람들이 몰려드는 진풍경이 연출되곤 했는데 당시엔 잘 몰랐지만 박찬호의 경기는 국민들에게 단순한 야구 경기 이상의 의미를 가졌었다. IMF라는 국가 위기 속에서 서양의 거구들을 상대로 돌직구를 꽂아 넣으며 포효하던 박찬호의 모습에 잠시나마 시름을 잊을 수 있었으며, 우리가 그래도 이 힘든 시기를 견뎌내면 희망이 도래할 것이라는 암묵적인 믿음의 연대였던 것이다.


그동안 박찬호 선수에 대한 숱한 평전들은 많았지만 본인이 직접 쓴 자서전은 없었다. 이 책은 22살의 젊은 나이에 홀로 미국으로 건너가 다저스 신인 시절 자신의 동료이자 콤플렉스이기도 했다는 노모 히데오의 동양인 최다승 기록을 갈아치우고 우리 곁으로 돌아오기까지, 많은 굴곡이 있었던 약 20년간의 야구 인생의 인내, 성공, 눈물에 대해서 박찬호가 직접 이야기 한다. 많은 사람들이 그의 화려했던 시절만 생각하지만, 그 속에는 감추어진 고뇌와 시련의 순간이 많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우리가 박찬호를 잘 모를 때도, 그리고 부진으로 인해 서서히 잊어갈 때도, 그는 언제 어디서나 묵묵히 자신의 길을 걸어가고 있었다.
 

그의 이야기에는 야구팬이 아니어도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진솔함과 따뜻한 인간미가 담겨있다. 이제 ‘코리안’을 항상 자신의 또 다른 이름으로 여기며 메이저리그 마운드에 서서 심판을 향해 90도로 인사하던 예의 바른 동양 청년 박찬호는 볼 수 없지만, 이 책을 통해 그의 도전과 열정을 되새기고, 은퇴 후 새롭게 써가고 있는 인생 제2막을 진심으로 응원하는 바이다.
-옥포도서관 윤동훈 사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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