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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 영어, 미국 교과서 제대로 활용하려면
초등 영어, 미국 교과서 제대로 활용하려면
  • 박성진 리포터
  • 승인 2014.08.08 15: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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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 단계 영어 학습

미국 교과서 제대로 활용하려면

한때 영어 유치원을 비롯해 조기교육으로 다져진 아이들을 중심으로 미국 교과서가 영어 학습의 트렌드처럼 여겨졌다. 동일 연령에서 알아야 할 단어와 지적 수준을 잡을 수 있다는 점이 초등 학부모들에게 매력적이었기 때문.
지금도 미국 교과서의 인기는 여전할까? 미국 교과서의 장단점과 선택 기준을 알아봤다.
취재 박선순 리포터 ss7262@hanmail.net
도움말 김선미 원장(리딩타운 대치본원, 전 Laurel springs 국제학교 부학장) 신영주 강사(대치 청담어학원, <내공 중학영문법> 지은이)
자료 제공 리딩타운 대치본원
미국 교과서 과정 vs 학원 정규 과정
사교육 시장의 큰 축을 차지하는 영어에 대한 고민은 유치원 선택부터 시작된다. 소신을 갖고 영어 조기교육 자체에 의미를 두지 않거나 자기만의 교수법으로 홈스쿨링을 고수하는 엄마도 있지만, 학교 교육과정에서 초등학교 3학년 때부터 영어 수업이 시작되면 영어 학원을 염두에 둔다.
이때 엄마들이 미국 교과서 과정을 선택할지, 학원에서 정한 교재로 수업하는 정규 과정을 선택할지 고민한다. 최근 초등생 대상 영어 학원은 대체로 이 두 과정으로 나뉜다.
미국 교과서 과정은 말 그대로 Literature(문학), Science(과학), Language Art(문법+Writing), Social Studies(사회) 등 미국 교과서로 모든 수업이 진행된다. 리딩 레벨 테스트 후 수준에 맞는 반에 배정되는 형태.

이미영(43·서울 동작구 흑석동)씨는 "학원 정규 과정은 학원마다 평가 결과가 다르다. 가끔은 상업적 의도로 레벨만 늘려놓은 학원도 있다. 미국 교과서 과정은 객관적 평가 기준에 따라 학년별로 정확히 구분되기 때문에 레벨 테스트 시 이런 고민을 조금은 덜 수 있다" 고 말한다. 반면 정희지(40·서울 송파구 잠실동)씨는 "초등 고학년이 되면 어쩔 수 없이 중학교에 대비하는 영어로 전환해야 한다. 그동안 영어 유치원, 원어민 수업, 미국 교과서에 투자한 자산이 날아갈까 불안한 것은 사실" 이라고 했다.

학원에 개설된 정규 과정은 듣기 말하기 읽기 쓰기로 나눠 학원에서 개발한 교재로 수업이 진행된다. 리딩타운 대치본원 김선미 원장은 "미국 교과서 과정과 정규 과정은 어느쪽이 더 좋고 덜 좋은 문제가 아니다. 아이가 해당 과정에 잘 적응하는지, 사용하는 교재가 내 아이에게 맞는지가 중요하다. 실제 3학년 아이가 학원 정규 과정에서 1학년 수준으로 시작했다가 어려워서 포기하려고 한 적이 있다. 한데 아이에게 맞는 교재를 혼합해 맞춤 수업을 하니 10개월 안에 미국 3학년 과정을 충분히 이해했다"고 전한다.
교과서 외 활동 영역 소화할 수 있어야
엄마들이 미국 교과서에 관심을 쏟는 이유는 현지 아이들과 똑같은 책으로 공부할 수 있고, 영어를 수단으로 수학 과학 사회 등 다른 지식을 연계해 배울 수 있다는 점 때문이다.
과학 교과서는 생생한 시각 자료와 화보, 실험 방법, 보고서 쓰는 법까지 잘 정리돼 인기를 끈다. 현지 학교에서 사용하는 교과서인 만큼 또래 수준과 취향에 맞는 내용, 검증되고 신뢰성 있는 문장과 구성에 대한 기대도 빼놓을 수 없다.
하지만 이 역시 양면이 있는 게 사실. 박미진(42·서울 중랑구 면목동)씨는 "미국 교과서 과정이 우리나라 실정에 맞는 학습법인지 고민이다. 아이들이 미국 교과서에서 보고 읽고 문제를 푼 것들이 머리에 남을 수는 있지만, 우리 문화도 제대로 이해 못 한 상황에서 다른 나라 상황까지 유추하며 배운 영어가 얼마나 와 닿을지 의문" 이라고 말한다.

대다수 영어 학원 프로그램을 보면 미국 교과서 활용은 20~30%에 그치는 편. 나머지 70~80%는 담당 교사가 준비한 보조 자료나 토론, 발표, 모둠 활동, 참고 자료 등으로 수업이 진행된다. 미국 교과서로 효과를 보려면 아이가 이런 활동 영역을 잘 이해하고 따라갈 수 있어야 한다. 담당 교사의 자질과 별도로 진행되는 커리큘럼이 중요하다는 뜻이다. 집에서 미국 교과서로 공부하다 학원을 찾는 데는 이런 부가적 학습법이 동반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김 원장은 "미국 교과서는 종류가 상당한데, 과목 수에 연연해 과제 수행에 시간을 지나치게 할애하면 영어 실력 향상에 도움이 안 된다. 미국 교과서에서 중요한 부분을 선별하는 눈과 보완 교재를 어떻게 활용하느냐가 더 중요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워크북 대부분 서술형, 문장과 단어 활용 정도 파악해야
그렇다면 미국 교과서 선택 기준은 어디에 둬야 할까. 아이가 내용을 있는 그대로 소화할 수 있는 영어 능력을 갖추려면 최소 2년 정도 영어 교육이 진행된 상태에서 시작하는것이 좋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

레벨을 정확하게 이해하는 것도 필요하다. 아이의 현재 레벨이 미국 학년과 비슷해질 때, 즉 3학년 아이가 리딩 레벨 3.0 이상 나올 경우 미국 교과서를 선택할 수 있는 적기라고. 처음 접하는 과학적 지식이나 수학을 영어로 이해하려면 그만큼 시간이 걸려 자칫 흥미를 잃을 수 있다. 과학이나 사회, 수학 등에 나오는 개념이나 용어를 우리말로 충분히 이해한 뒤 이를 기반으로 미국 교과서의 정보를 받아들여야 한다는 뜻이다.

김 원장은 "미국 교과서 과정에 따른 워크북은 대부분 서술형 에세이로 돼 있고, 주로 토론이나 발표 형식으로 진행되기에 아이가 문장구조나 단어 활용에 스트레스 받지 않고 쓸 수 있을 때가 적기" 라고 조언한다. 대치 청담어학원 신영주 강사는 "미국 교과서 외에도 수준이나 영역별로 다양한 교재가 시중에 나와 있다. 아이가 영어의 어느 영역이 부족한지, 과학이나 사회 등 부족한 과목이 무엇인지 정확히 파악해 그에 맞는 학원이나 영어 교재를 선택하는 것이 학습 효율성을 높이는 방법" 이라고 당부했다.
Tip 미국 교과서 경험한 엄마들의 평
"영어는 어려서부터 아이가 질리지 않을 정도로 듣기 CD 등을 통해 노출만 했어요.
그 정도만 해도 2학년쯤 영어 학원에 보내니 자연스럽게 적응하더라고요. 경험상 어느 학원에가서 어떤 교재를 선택하느냐보다 수업 수준과 환경이 내 아이와 맞는지가 중요하더군요. 미국교과서 레벨에 급급해 선택한 과정은 장기적으로 도움 되는 영어 학습 방법이 아니에요."_박지은(43·서울 강남구 대치동)
"미국 교과서 과정을 선택한 이유는 꼭 어학연수나 캠프를 가지 않아도 영어권 나라의 문화를 간접 체험할 수 있게 해주고 싶어서예요. 학원을 통해 영어 공부를 시켜야 할 시점이라고 판단했다면 설명회나 상담을 활용하는 것도 필요해요. 어느 정도 보는 눈이 생기니까 내 아이와 맞는 방법을 선택하는 기준이 잡히더라고요." _장하린(35·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우리 아이는 영어 유치원에 다니지 않았어요. 집에서 공부하다 보니 교재선택에 신중할 수밖에 없었는데, 미국교과서는 객관적으로 검증됐다는 생각에 열심히 읽혔지만 어느 순간 한계가 오더라고요. 처음에는 학원 정규 과정에서 배우다 국제학교를 준비하면서 미국 교과서 과정으로 전환했어요. 과학에 관심이 많은 아이다 보니 효과를 얻은 편이죠. 엄마 욕심보다 아이의 관심사와 성향을 고려했으면해요."_최양숙(42·서울 강남구 대치동)
 
국내에서 볼 수 있는 미국 교과서
국내에는 맥그로힐(MacGraw-Hill), 휴튼 미플린(Houghton Mifflin), 스콜라스틱(Scholastic), 하코트(Harcourt) 등 5 ~ 6개 출판사의 미국 교과서가 들어와 있다. 주로 사용하는 과목은 Literature(문학), Science(과학), Language Art(문법+Writing), Social Studies(사회) 등이다.
출판사별로 Literacy, Language Art, English 등으로 표현되는 것은 우리의 국어 교과를 의미. 이 영역을 세분화해 Reading(읽기), Writing(쓰기), Phonics(파닉스), Vocabulary(단어), Comprehension(이해력), Listening(듣기) 교재로 구분한다.
아이들의 교재를 부르는 용어도 Student Book(S/B), Theme Book(테마북), Anthology(여러 권을 한 권에 묶은 형태), Paperback(일반 동화책) 등으로 나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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