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뉴스
"선배의원들을 다소 불편하게 할수도 있는데..."
"선배의원들을 다소 불편하게 할수도 있는데..."
  • 거제통영오늘신문
  • 승인 2014.07.08 10:0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의정일기3, 제7대거제시의회 개원하다

 

드디어 오늘7월7일(세월호참사83일째) 제7대거제시의회가 안개 속에 개원하였다.
오전 8시40분까지 시의회로 집결하라는 시의회 사무국의 문자메세지에 서둘러 시의회로 갔다. 드레스코드는 가능하면 남녀모두 검은 정장에 검은 넥타이 특히, 남자의원들은 검은 넥타이를 매고 오라고 했는데 보석이 밖힌 멋스런 넥타이를 메고 온 초선의원에게 기본적으로 검은 넥타이는 늘 가지고 다닌다면서 한 재선의원이 검은 넥타이를 건네주었다.

두 명의 의원이 도착하지 않았지만 시간을 지체할 수 없어 버스에 올랐다. 우산을 써야할지 말지 애매한 비가 계속내리고 있었다. 평소대로 후다닥 뛰어가려는데 시의회 사무국직원들이 우산을 받쳐주었다. ‘이렇게 까지 할 필요 없는데...’


분무기로 뿜어대는 빗속에 제7대 거제시의원들의 짧은 충혼탑 참배를 마쳤다. 다들 시의원으로서, 시민들을 위해 봉사하겠다고 다짐을 했을 것이라 믿는다.
의회로 돌아와서 2층 로비에서 10시부터 시작하는 임시회를 기다리면서 테이블위에 있는 신문을 뒤적거렸다. 신문부터 바꿔야겠다. 경남매일,경남신문,경남도민일보와 헷갈린 경남도민신문 전부 경남도청 홍보 신문들뿐, 두 개 정도는 다른 신문으로 교체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있는데 갑자기 의회직원들이 2층 자료실에 왔다갔다 하면서 “문이 잠겼다, 열쇠 없나?”
“이 열쇠도 안 맞는것 같은데요” “안되겠다 사람 불러야겠다”
2층 자료실이면 아직 의원들의 방이 없어 7월1일부터 내가 터를 잡았던 곳인데 ‘헉 내가 문을 잠갔단 말인가? 문을 잠근 기억이 없는데...’ 분주하게 오르락내리락하는 직원들에게 정말 미안했다. “어머, 문이 잠겼어요? 제가 그랬을지도 모르겠어요. 아이고 미안합니다.”
신문 내용도 읽을만한것이 없었지만 옆에서 왔다갔다 하는데 신문에 집중할 수가 없었다.


의장,부의장을 선출하는 임시회 10시 10분전 앞으로 자료실 문에는 손도 안대리라 결심하고 3층 본회의장으로 갔다. 벌써 시청직원들과 기자들이 양쪽 방청석에 차지하고 있었고 속기사 바로 앞에 내 자리(전문용어로 의석)로 갔다. 회의장에 안 어울리는 푹신한 의자 앉았다. 마음이 무겁고 생각이 복잡했다. 이곳에서 4년동안 거제시집행부를 상대해야하는데...


반대식의원이 임시의장을 맡아서 회의를 진행했다. 국민의례를 시작으로(시의원이 되고 달라진 것 중에 하나 하루에 보통 2번은 애국가를 부른다는 것)  젊은 시의원부터 한 사람씩 나와서 인사를 했다.

내 차례는 세 번째, “새정치민주연합거제시의회의원비례대표 최양희입니다. 시의원이기 전에 시민의 한사람으로 시민들의 입장에서 의회활동을 하겠습니다. 양심과 도덕심에 흠을 내지 않는 의원이 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선배의원들을 다소 불편하게 할수도 있는데 양해바랍니다.”


의장선거는 반대식의원 찬성12표, 기권4표로 재적의원 과반수를 넘어 제7대 전반기(2년동안) 의장으로 선출되었다. 부의장에는 동수로 박명옥의원이 당선되었다. 의회선거는 생소한 ‘교황식방식’으로 진행된다.

의원들 한사람씩 차례로 감표의원들에게 자신의 이름이 적힌 명패와 시의원16이름이 적힌 투표용지를 받는다. 16명중 한사람을 찍고 투표함에는 투표용지를 명패함에는 명패를 넣는다. 투표용지와 명패수를 확인하고 바로 그 자리에서 결과를 발표한다.
의장단 선거가 끝나고 시장을 비롯한 시청간부들과 악수를 하는둥 마는둥 자료실이 어찌되었는지 궁금해서 서둘러 내려왔다. 다행이 문이 열려있었다. 복어촌에 점심 먹으러 가자고 직원이 올라오기 전까지 자료실에 있었다.
오후2시 제7대거제시의회 개원식이 열렸다. 이번에는 초대된 내빈들과 함께 애국가를 불렀다. 반대식의장의 개원사, 권민호시장의 축사가 이어졌다.
30분만에 개원식이 끝나고 나의 둥지 자료실로 갔다. ‘의장,부의장실로 가서 서로 축하인사라도 하고 와야하나? 나 말고도 사람들 많겠지’ 자료실에서 그 말이 그말 같고 무슨 말인지 서 서너번을 읽어야 이해가되는 조례와 씨름하고 있는데 비가 그치고 있었다.


오늘 오후5시에 대우조선남문에서 세월호 특별법제정 천만인 서명을 받기로 했는데 계속 비가 와서 걱정이었는데...
7월 한 달 동안 거제생협, 참교육학부모회, 어린이책시민연대, 전교조, 민주노총, 거제여성회 등 거제시민단체들이 유가족들에게 조금이나마 힘이 되기 위해 전국적으로 진행하고 있는 천만인 서명운동을 함께 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내일(8일) 상임위원장 선거가 끝나면 제7대 거제시의회의 틀을 갖추게 된다. 부디 시민들을 실망시키지 않기를 기대해본다. 그리고 나의 방도 생기게 된다. 자료실과는 오늘이 마지막이다.
2014년7월7일(세월호참사83일)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