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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양희 "중증장애인센터 사건 특별감사 해야"
최양희 "중증장애인센터 사건 특별감사 해야"
  • 거제통영오늘신문
  • 승인 2016.11.25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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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의회 5분자유발언

 
지난 토요일, 우리나라 대한민국의 대통령이 범죄의 협의가 있는 피의자로 전락하는 것을 중학교 2학년인 제 딸과 함께 지켜보면서 분노보다 차라리 서글펐습니다.
어쩌다 대한민국이 전 세계 웃음거리가 되었을까? 대통령께 묻고 싶습니다. 왜 대통령은 세월호 7시간 동안 무엇을 했는지 밝히지 못하는 겁니까? 대통령이 제대로 밝히지 않으니 304명의 꽃 같은 우리 자식들이 차가운 바다 밑으로 가라앉을 때 굿을 했다, 미용시술을 받았다는 등 추측이 난무하고 있지 않습니까.

이 말도 안 되는 소문을 잠재울 진실을 하루 빨리 밝혀주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그 진실이 제발 제가 상상하고 있는 것이 아니길 간절히 빌어 봅니다. 그리고 피의자 신분으로 무엇을 할 수 있겠습니까! 더 이상 조롱당하고 비참해지는 것을 국민의 한사람으로 지켜보기 힘듭니다. 조용히 내려오는 인간적인 선택을 하시기 바랍니다.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지 964일째인 오늘 저는 비록 태어날 때 장애를 가지고 태어났지만 당당하게 한 세상을 살고자 했으나 결국 실패한 어느 장애인의 죽음에 대하여 5분 발언을 하고자 합니다.

지난 10월 17일 거제시 중증장애인 자립센터 권모 사무국장이 자신이 5년 동안 몸 담았던 곳에서 숨진 채 발견되었습니다. 거제경찰서에 따르면 사망 시각은 새벽 4시 40분경으로 추정되며 사유는 장애 악화로 인한 신변비관 자살이라고 했습니다.

휠체어에 의존하지 않으면 안 되는 지체장애2급의 40대 장애인에 대한 죽음은 더 이상 우리 사회의 관심거리가 되지 않는 현실이 너무 놀랍고 안타까웠습니다.

스스로 목숨을 끊기 전, 그는 무슨 생각을 했을까? 왜 본인이 그토록 애착을 갖고 일했던 직장에서 목을 매어야만 했을까? 왜 그의 주검을 서둘러 처리했을까? 석연치 않은 부분들이 많았습니다. 장애인들이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하지 않도록 좀 더 장애인 친화적인 사회안전망을 촉구하는 성명서 한 줄 내지 않는 거제시 장애인 단체도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그런데 지난 11월 16일 사무국장이 자살한 거제시지체장애인협회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이 있었습니다. 자살한 사무국장의 유서가 발견되어 사무국장의 죽음에 대한 진실을 규명해 달라는 기자회견이었습니다.

유서의 내용은 거제시 중증장애인자립센터의 센터장인 지체장애인협회 회장의 전횡과 비리에 대한 내용이 대부분이며 센터에서 일하는 5년 동안의 괴로움을 토로하면서 더 이상 정신이 버티질 못하고 어머니 품에 잠들고 싶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죽음 앞에 한 인간에 대한 원망을 늘어놓은 자신의 인생이 부끄럽다며 거제지역 장애인 복지가 제발 깨끗해졌으면 좋겠다는 말을 남겼습니다. 5년 동안의 고통이 묻어있는 유서였습니다. 그동안 가졌던 의문이 풀리긴 했으나 거제시는 이런 말을 하려면 목숨을 걸어야 하는 곳인가 하는 생각에 마음이 무거웠습니다.

또한 거제시의원으로서 장애인들과 좀 더 소통하지 못했다는 자괴감마저 들었습니다. 그리고 일어난 현상만 보고 마치 장애인들끼리의 갈등에 의한 자살로 비춰지거나 몰고 간다면 한 장애인의 죽음을 욕되게 하는 것입니다. 이번 사무국장의 자살은 우리시의 장애인 복지정책에 문제가 없는지 다시 한 번 돌아보게 만들었습니다.

지난 2013년, 중증장애3급 스물아홉 살 윤모 씨가 옥포동 작은 공원에서 목을 매고 자살했습니다. 고아였던 그는 고등학교까지 졸업하고 비장애인들처럼 직업을 갖고 열심히 일해서 돈을 벌어 혼자 잘 살고 싶었으나 끝내 그가 선택한 것은 스스로 목숨을 끊는 것이었습니다.

그가 얼마나 일하고 싶었는지 구인 사이트에 남긴 글인 듯합니다.
“장애가 있고 다리가 조금은 불편합니다. 하지만 저는 일을 잘하고 운동도 잘 합니다. 대학교는 가지 못했지만 고등학교까지 다 나왔습니다. 일자리를 구하고 싶습니다. 기술은 없어요. 열심히 배워서 일하겠습니다. 좀 도와주세요. 저도 돈을 많이 벌고 싶어요. 제발 도와주세요. 이력서를 준비하겠습니다. 제발 부탁드립니다.” 너무 안타깝고 가슴이 먹먹해집니다.

권민호 시장님, 부탁드립니다. 장애인 뿐만 아니라 비장애인도 거제시에서 자살하거나 자살을 생각하지 않고 살 수 있도록 해주십시오. 다시는 윤씨와 권 사무국장과 같은 비극이 거제시에 일어나지 않도록 거제시 장애인 복지정책에 문제가 없는지 빈틈을 어떻게 보완할 것인지 진지하게 점검 해 주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특별감사를 통해서 그동안 거제시 중증장애인자립센터운영에 관하여 철저하게 조사하여 사무국장이 자신의 목숨과 바꾼 깨끗한 장애인복지가 실현되는 거제시를 만들어 주시기 바랍니다. 장애인들이 살기 좋은 사회는 비장애인들에게는 더 할 나위 없는 세상일 것입니다.

존경하는 시민여러분!
더욱더 심각한 것은 5분 발언을 준비하기 위하여 장애인 자살현황에 대한 자료를 찾았으나 OECD국가 중 자살률 1위 자리를 12년째 지키고 있는 우리나라가 장애인 자살은 통계조차 없다는 것입니다. 장애인 자살통계가 없다는 것은 장애인 자살에 대한 기초연구도 없을 것이며 기초연구도 없다는 것은 아무 대책이 없다는 것입니다.

겨우 찾은 자료는 단지 자살을 생각한 경험이 장애인이 비장애인보다 5배 높다는 수치뿐입니다. 이는 장애인들이 비장애인보다 자살 고위험군이라는 뜻입니다. 자살 고위험 군에 대한 예방책을 마련해야 하는 정부는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가 전혀 없습니다.
통계청 발표에 의하며 2014년 기준으로 국민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람이 1년에 1만4천명(2014년 기준)에 이르고 하루 평균 자살자가 38명이며 10만 명당 무려 27.3명이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하고 자살로 인해 발생하는 사회경제적 손실은 연간 6조4천억 원이나 된다고 하는데 그동안 대통령과 정부 관료들은 무엇을 하고 있었던 것입니까.

장애인 한명 자살했다고 무슨 대수냐고 하실 지도 모릅니다. 한 사람도 소중하지 않은 사람은 없습니다. 자살하는 사람이 많은 사회는 인간사회와 멀어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인간은 모두 행복하게 살 권리가 있으며 그 권리를 누릴 수 있게 해주는 것이 국가의 존재 이유입니다.

우리의 국가와 정부는 국민의 권리와 자신들의 책무에 대하여 인지할 만큼 정상적이지 않은 지금, 아무도 기억하지 않은 어느 40대 장애인의 죽음이 너무 슬프고 안타깝습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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