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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학교는 공약 넘어 시대적 사명이다
혁신학교는 공약 넘어 시대적 사명이다
  • 거제통영오늘신문
  • 승인 2014.09.23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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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교육감정책자문위원 옥은숙

 

 
지난 9월 22일 초저녁, 무척 편했고 쾌적했다.
교내의 주차장이 복잡하지 않아 편했고 좌석들의 여유가 많아 공간이 무척 쾌적했다는 말이다.
전교조 거제지회에서 주최하는 첫 번째 혁신학교 설명회인지라 무척 붐빌 거라고 예상하고 서둘러 도착한 자신이 조금 민망할 정도로 한산했다.

그러나 다소 얼떨떨하고 실망스러운 심정으로 시작 된 연수는 처음과는 달리 무척 알찼고 우리들을 각성하게 만들었으며 거기다 재미있기까지 했다.
전남의 무지개학교(전남형 혁신학교의 명칭) 정책을 수립하고 정착시키는데 가장 중심에 서 있는 강사 선생님의 2시간 강의는 하루의 일과를 끝낸 피곤한 저녁시간임에도 불구하고 한 편의 클래식 공연을 본 듯 자연스럽게 끝났다.

51,41,11,456.
아이들 말로 ‘깜놀’한 숫자 들이다.
2010년 경기도에서 시작 된 혁신학교가 전남은 51개교, 강원 41개교, 심지어 보수의 땅인 대구에서도 11개교가 있고 전국에는 벌써 456개 학교가 운영되고 있단다.
물론 경남에도 꿈나르미학교나 대안학교, 배움의 공동체 등의 형태로 혁신을 추구하고는 있으나 흔히 말하는 혁신 학교와는 결이 다르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니 경남은 늦어도 한참 늦은 셈이다.
강사가 핀란드교육을 직접 살피기 위해 학교를 방문했더니 언제부터인가 학교방문료를 받더라면서 무척 자존심 상했다는 말을 했는데 지금 나의 심정도 매 마찬가지이다.

혁신학교는 박종훈교육감의 핵심공약이었지만 엄밀히 말하면 공약의 수준을 벗어난 시대적 사명이다.
재임기간에만 열심히 해도 되는 일종의 특색 사업이 아니라 미래사회에서 대한민국이 살아나기 위한 필수적인 변화인 것이다.
대부분의 미래 학자들이 지식 위주의 능력을 요구하던 사회는 지나가고 있다고 진단하고 있으니 이젠 교육도 창의력과 소통, 협동력 등 혁신역량을 키우는 교육으로 진화해야 할 것이다.
이미 유럽 등 선진국들은 20-30년 전에 벌써 선다형문제를 푸는 단순 지식의 암기위주교육에서 다양한 사고를 창조적으로 발달시키는 미래지향적인 체계로 전환되었으나 우리나라만 아직도 옛날의 방식을 벗어나고 있지 못하다고 강사는 한탄했다.
오히려 수월성교육을 강화한다며 지난 정권 때부터 시작된 자사고 등 다양한 학교는 특정 소수 계층에게만 주어지는 교육적 특혜를 주고 있다는 비난이 높고 아직도 공교육은 제자리를 찾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다.

이러한 교육의 약점을 보완하고 새로운 출발을 하자는 혁신학교에 보수와 진보가 따로 있을 수는 없을 것이다.
우리의 아이들을 미래에 대비한 새로운 역량을 키우자고 하는데 무슨 정치적 성향이 필요할까마는 보수당이 대부분 차지하고 있는 도의회에서는 혁신학교예산을 대폭 삭감 예정하고 있다.
이런 흐름을 비추어 볼 때,
다음 선거, 즉 2018년 지방선거 때는 소위 진보교육감들을 견제하기 위해
교육의 전문가들이 아닌 보수여당의 기성 정치인들이 대거 나설 지도 모를 일이고 설상가상으로 정치인들이 교육감으로 대거 당선이라도 된다면 교육의 혁신은 제자리걸음 뿐 아니라 후퇴 될 우려도 있다.

그러나 지금은 너무 먼 고민은 일단 접고 혁신을 걱정할 때이다.

혁신학교의 성공여부는 교직원들의 사명감과 희생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공무원연금법 개정과 전교조 합법노조 지위 유지 논란 등 힘 빠지는 일들이 많지만 힘을 내시라는 말밖에 할 수가 없어 답답하다.

다음 연수회 때는 교직원들과 학부모들로 넘쳐나는 신나는 장면들을 상상해 보며 마지막으로 교직원 여러분들께 격려와 존경의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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