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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에서는 얼마나 비웃겠는가?
뒤에서는 얼마나 비웃겠는가?
  • 거제통영오늘신문
  • 승인 2014.08.04 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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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양희 시의원 의정일기 7

‘앞에서는 깍듯이 대하지만 뒤에서 얼마나 비웃겠는가?’

7월28일부터 8월4일까지 거제시의 업무보고를 받는다. 물론 나는 총무사회위원이라 기획예산,감사법무,규제개혁추진단,안전행정국,주민생활국,보건소,거제시해양관광개발공사,거제시문화예술재단,거제시희망복지재단의 업무를 보고받는다.
제7대의원으로 처음 받는 업무보고의 의미는 무엇일까?
행정의 전문가들인 거제시 집행부를 비롯한 공무원들은 이번 업무보고에서 초선의원들을 평가 할 것이다. 업무보고현장이 거제시청은 물론이고 읍면동까지 실시간으로 방송된다.
그래서 앞에서는 깍듯이 대하지만 뒤에서 얼마나 비웃겠는가?
명색이 시민들의 대표인데 내가 욕 먹으면 시민들을 욕 먹이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그리고 더욱 중요한 것은 업무보고 후 행정사무감사자료계획서에 추가될 내용이 없는지 점검하는 시간이며, 속기록으로 보존되는 거제시의 역사이기도 하다.

업무보고서는 관련부서의 직원현황과 주요업무, 사업제목과 두 세줄의 사업설명,추진실적,문제점 및 대책으로 구성되어었으며 너무 간략해서 무슨 내용인지 잘 파악이 안 되고 머리에 쏙쏙 들어오지도 않고 ‘미춰어 버리겠네’ 그래서 몇 번씩 읽고 또 읽었다. 관련부서의 조례를 찾아서 사업과 연관성을 파악하고, 90개나 되는 거제시의 위원회 역할과 기준에 맞게 구성되어있는지를 분석하고, 2013년 행정사무감사보고서, 2013년결산검사보고서, 2014년 예산서를 뒤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실제 업무보고서 대로 사업을 하고 있는지 거제시청 홈페이지를 훑어보았다. 거세시청 영어 홈페이지도 클릭하는 첫 경험을 하기도 했다.
하루에 서너 과의 과장들의 대략 15분~20분정도 업무보고가 끝나면 의원들이 질의를 한다.

월요일 첫날, 의회운영위원회가 오전 10시에 있어 아침 일찍 의회에 도착했다.
복사할 것이 있어, 불을 켜지 않으면 어두컴컴한 시의회 2층 로비에 있는 복사기를 찾아 로비로 갔다가 깜짝 놀랐다. ‘이 시간에 여기에 사람이 있을 리가 없는데’ “어마, 깜짝이야 여기서 뭐하세요?” “전화기 닦고 있어요. 매달 1번씩 이렇게 소독합니다. 의원님들이 오기 전에 청소하는데...의원님 방은 일하고 계서서 아직 못 닦았어요” “네에? 아이고 아침 일찍 수고많으시네요.” 이제 전화기 볼 때마다 생각 날 것 같다, ‘참 보이지 않는 곳에서 애쓰는 사람들이 많구나’
의회운영위원회를 마치고 점심은 거제경찰서 간부들과 마주앉아 먹으면서 상견례시간도 가졌다. “여성청소년과장이 어느 분이신가요?” “맨 끝에 앉아 있는 저 사람입니다.”
“헉, 저분은 강력범죄단속반에 어울릴 것 같은데요” 점심을 먹고 나오면서 “앞으로 자주 연락드리겠습니다. 명함 하나 주시죠. 여성청소년과랑 좀 거리가 멀어 보이는데예” “마음만은 제가 딱입니다. 허 허” 자세히 보니 참 후덕하고 넉넉해보였다.

오후2시부터 예산편성부터 거제시 모든 행정을 기획하고 조정하는 가장 핵심 ‘기획예산담당관’을 시작으로 ‘감사법무담당관’ ‘규제개혁추진단’ 순으로 업무보고가 시작되었다. 첫 시험대라 생각하고 그동안 준비한 것을 차근차근 질문했다.
업무보고 이틀 째가 되자 초선에 대한 의견들이 여기저기서 들려왔다. 업무 보고 하는 자린데 감사수준이다, 마이크를 너무 가까지 하지 마라, 질의할 때 적절한 용어를 선택해야 한다. 등등 

 

시민들을 위한 것인가 업자와 정치인을 위한 것인가?


7월29일 화요일 오후, 풍력발전기 때문에 맘고생 하고 있는 삼거마을 주민들께서 직접 사무실로 찾아 오셨다. 그분들은 오시자마자 “진정서를 보냈는데 의원님만 전화주셨어요” “그래요, 저한테만 보낸 것 아니었어요. 저는 저한테만 보낸 줄 알고...” 7월11일 의원간담회 때 갑자기 자료가 올라와 의원들을 당황하게 만든 풍력발전기는 거제시민으로서 나도 반대다.
서두르지말고 시민들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한 뒤 해도 늦지 않다. 개발과 보존은 늘 상충되는 개념이다. 판단기준은 ‘시민들을 위한것인가? 업자와 정치인을 위한 것인가?’

7월31일 목요일 사회복지과,여성복지과,교육체육과 업무보고와 질의로 하루를 보내고 저녁에는 21회째 ‘바다로세계로’를 주관하고 있는 mbc방송관계자들과 거제시집행부, 시의원들과 저녁을 먹는 자리에서 시장이“업무보고 잘 보고 있습니다. 내가 처음 정치 시작 했을 때를 보는 것 같더군요” “모니터 하시는군요” “그래야지 나도 준비할 것 아니오” “화면발은 잘 받던가요?”
저녁먹고 mbc가요베스트 공연장인 고현운동장으로 갔다. 이미 아줌마 팬들이 앞쪽에 자리 잡고 있었고 미안하기고 하고 이것이 시의원의 특권인가 무대 맨 앞줄에 앉았다. 아직은 트롯트계로 넘어갈 나이가 아닌데 박수와 함성을 강요하는 사회자 때문에 목이 잠길뻔했다. 공연이 시작되자 무대 벽쪽에 악단들이 연주를 하고, 6명의 합창단 코러스를 넣고, 4명의 무용수 춤을 추었다. 무용수들의 몸을 감싸고 있는 천의 마감불량으로 단이 풀려 너덜거려서 라이타가 있으면 지지고 싶었다.

공연평가를 하자면 뭐랄까 세련미 결핍으로 지방방송 티가 너무 났다. 현철가수가 나오자 운동장이 떠나갈듯 했다. 노래가 끝난 현철씨가 맨 앞줄에 앉은 mbc사장과 의장, 의원들과 악수를 하기 시작했다. ‘웬일이야 연예인과 악수를 다해보네 드디어 네 차례다’ 엥 나는 그냥 지나쳤다. “저기요, 현철 옵퐈~” 귀가 어두운지 그냥 가버렸다. ‘그래, 당신은 어차피 내 스타일 아니거든요. 에고, 제7대거제시의회 임기시작한지 딱 한 달 되는 날 밤에 이 무슨 변고람’

8월1일 금요일, 오전에 환경위생과, 보건과, 건강증진과 보고를 끝으로 이번 주 업무보고는 끝났다. 저녁에는 삼성중공업 임원들과 간담회가 있었으나 미리 다른 일정 잡혀있어 참석 못했다.
토요일에는 8월4일 오후4시까지 제출해야하는 8월5일 본회의에서 발표할 5분 자유발언 원고를 마무리하고 태풍‘나크리’ 피해가 없는지 바다로 세계로 행사가 열리고 있는 구조라 해수욕장을 둘러보았다. ‘작년 이맘때는 아이 둘과 함께 인도네시아를 배낭 메고 훑고 다녔는데.... 회기가 끝나면 가족들과 같이 시간을 보내야겠다.’

2014년8월3일(세월호참사110일째)
 

▲ 최양희 시의원을 물먹인 현철 오빠

 

▲ 거제시의회 총사위 일정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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