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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시장 ‘임금 삭감 건의’ 철회 안해
거제시장 ‘임금 삭감 건의’ 철회 안해
  • 거제통영오늘신문
  • 승인 2016.06.08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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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력업제 입장 전달했을 뿐...노측입장도 전달, 노사정위 조속 구성”

 
거제시가 최근 최저임금위원회에 사실상 최저임금 삭감 내용을 담은 ‘최저임금 업종별 차등적용’ 등을 건의해 노동계로부터 건의문 철회와 사과 등 강력한 항의를 받고 있다. 그러나 권민호 거제시장은 건의문 철회 뜻은 없으며, 다만 노동자들의 건의도 전달하고, 노사정위원회를 조속히 구성해 조선위기에 공동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민주노총 거제지부와 하청노동자살리기대책위는 7일 오전 거제시청 앞에서 ‘최저임금 불법 만연, 시대착오적인 최저임금 하향 요구, 거제시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현시한 대우조선노동조합 위원장 등 10여명이 거제시청을 항의방문에 권시장과 만났다.

노동자 대표들은 권 시장에게 “협력업체 의견만 듣고 노동자들의 의견은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 건의문 내용이라도 제대로 파악했나, 차등적용은 최저임금법의 취지를 근본적으로 부정하는 것” 등을 주장하며 시장과 대립각을 세웠다.

노조대표들은 “거제시의 건의문 때문에 임금협상 등에서 회사측은 임금삭감을 주장하고 임금지급을 미루는 등 악영향이 벌써부터 나타나고 있다”면서 건의문 철회와 시장의 사과 등을 요구했다.
이에대해 권 시장은 “협력사 대표들과의 간담회 결과를 건의한 것, 행정이 건의를 그대로 전달한 것 뿐이다. 근로자들도 건의하면 그대로 전달 할 것”이라면서 “행정행위에 대해 철회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며 선을 그었다.
반면 “근로자들의 의견이 충분이 반영되지 못한 점은 있다”면서 “여러분들이 의견을 내면 관련기관등에 충분히 전달할 것”이라면서 한발 물러섰다.

면담과정에서 일부노조대표자들의 격앙된 반응과 동영상 촬영에 대해 권시장은 “이런 식으로는 대화가 안 되니 나가달라. 휴대전화로 사진 찍지 말라. 초상권 침해다.기본 예의를 갖추어 달라”며 마찰이 발생해 험악한 분위기가 연출되기도 했다. 

민주노총 거제지부와 거제통영고성조선소하청노동자살리기대책위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거제시가 최저임금위원회 앞으로 '최저임금 산정 시 업종별, 단계별 적용단가를 산정하여 차등 적용하고, 각종 수당과 상여금 등 제외 항목을 최저임금에 포함하는 것을 검토해 줄 것'을 요청하는 공문을 발송한 것은 대표적인 시대착오적 행정”이라고 공박했다.

또 “거제시는 협력업체 대표들의 일방적인 주장을 그대로 수용하면서 조선강국을 지탱해온 하청노동자들을 비롯한 조선소 노동자들을 과도한 임금을 받아온 파렴치한 사람들로 매도하는 것은 도저히 인정할 수도, 묵과할 수도 없는 편견이고 날조”라며 비난했다.

이밖에 “하청노동자들을 비롯한 조선 노동자들의 목소리에도 귀 기울일 때만이 노동자들의 고용안정을 통해 조선산업의 어려움을 이겨내고 거제 경제의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와함께 거제시에 대해 최저임금 삭감을 건의한 공문을 즉각 철회하고 사과할 것, 노동조합을 비롯한 민주노총과의 협의체를 즉각 구성할 것 등을 요구했다.
한편 거제시장이 시장명의로 공문을 발송해놓고도 '단순전달일 뿐'이라고 강변한 것이 알려지자 SNS등에서는 책임질 줄 모르는 궁색한 변명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기자회견문>

최저임금 불법 만연, 시대착오적인 최저임금 하향 요구, 거제시를 규탄한다!

1997년 외환위기와 2008년 국제금융위기 이후 ‘소득과 고용없는 성장’으로 노동자들은 희생했지만, 재벌과 기업들은 자신들의 배를 불려왔다. 그 결과 전체 노동자 4명당 1명은 저임금 노동에 시달리고, 소득 불평등은 날로 심해지고 있다.

지속되는 불황 속에 저임금 노동자 증가, 소득 불평등 심화, 고용불안이 더해지자 전 세계는 너나없이 최저임금 인상을 경제위기의 해법이자 위기 탈출의 전략으로 삼고 이를 실행에 옮기고 있다.

노동계가 최저임금 1만원을 외치고, 여야 정치권에서도 비록 단계적이기는 하지만 최저임금의 대폭적인 인상을 주장하고 있는 것도 같은 이유다.

‘저임금 노동자들의 삶의 질을 개선하여 소득 불평등을 완화하고, 임금의 최저수준을 보장하여 인간다운 생활을 할 수 있도록’ 한다는 최저임금 제도의 목적과 취지를 볼 때 이는 당연한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때에 거제시가 최저임금위원회 앞으로 ‘최저임금 산정 시 업종별, 단계별 적용단가를 산정하여 차등 적용하고, 각종 수당과 상여금 등 제외 항목을 최저임금에 포함하는 것을 검토해 줄 것’을 요청하는 공문을 발송한 것은 대표적인 시대착오적 행정이다.

거제시는 협력업체 대표들과 간담회에서 나온 건의사항을 정리해서 공문처리 했다지만, 업체 대표들의 일방적인 주장을 그대로 수용하면서 조선강국을 지탱해온 하청노동자들을 비롯한 조선소 노동자들을 과도한 임금을 받아온 파렴치한 사람들로 매도하는 것은 도저히 인정할 수도, 묵과할 수도 없는 편견이고 날조다.

거제시의 인건비 예산편성을 보면 여러 부서에서 최저임금을 위반하고 있어 평소 거제시가 하고 싶은 말을 업체대표들의 건의라는 형식으로 주장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조례에 따라 당연히 구성하고 가동해야 할 노사민정 협의회는 간데없고, 임금 삭감과 고용 불안에 시달리는 노동자들의 목소리는 무시하면서, 심지어 4차례나 부당해고라는 노동위원회의 판결도 무시하고 원직복직 대신 강제이행금과 엄청난 세금을 낭비하며 소송을 남발하고 있는 거제시가 무슨 낯으로 최저임금위원회에 이런 공문을 보냈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

그러나 우리는 거제시의 말처럼 실수이기를 진정 바란다. 그래서 업체 대표들의 일방적인 주장이 아니라 하청노동자들을 비롯한 조선 노동자들의 목소리에도 귀 기울이기를 바란다. 그럴때만이 노동자들의 고용안정을 통해 조선산업의 어려움을 이겨내고 거제 경제의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

이에 우리 민주노총은 거제시에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1. 거제시는 ‘최저임금 차등 적용’ 등 실질적인 최저임금 삭감을 건의한 공문을 즉각 철회하고 사과하라.

2. 거제시는 이번과 같은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노동조합을 비롯한 민주노총과의 협의체를 즉각 구성하라.

3. 거제시는 임금, 고용안정 등 조선산업 관련한 지원 대책과 정책시행 과정에 반드시 하청 노동자들의 의견이 반영될 수 있도록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라.

2016. 6. 7

민주노총거제지부 / 거제통영고성 조선소 하청노동자 살리기 대책위

===============노동단체가 거제시에 전달한 요구사항=====================

‘최저임금 차등 적용 및 실질적인 최저임금 삭감’을 건의한
거제시 공문 발송 건에 대한 민주노총의 입장 및 요구


- 일부 협력업체 대표들의 ‘최저임금 차등 적용 및 각종 수당을 최저임금’에 포함시켜야 한다는 주장은 최저임금법의 취지를 모르고 하는 발언임.
- 그리고 조선산업의 위기가 마치 협력업체 노동자들의 임금이 너무 높아서 그런 것처럼 이야기하는 것은 조선업의 어려움을 빌미로 자신들의 이익을 극대화하겠다는 파렴치한 일부 협력업체 대표들의 의도를 노골적으로 드러낸 것임.
- 이런 일부 협력업체 대표들의 의견에 충분한 검토 없이 공문을 보낸 거제시의 처사는 지탄받아 마땅하다 할 것임.
- 특히, 협력업체 노동자들이 부당하고 불법적인 방법으로 임금이 깎이고, 대책없이 거리로 내몰리고 있는 현실을 외면한 반 노동자적인 행위임.
- 이는 평소 거제시가 노동자들을 외면하고, 사업주의 입장을 대변하고 있다는 점을 명백히 드러낸 것이라 판단됨. 이에 노동자들을 대변하는 노동조합과 그 연합 조직인 민주노총은 거제시에 다음과 같이 요구함.

1. 거제시는 이번 ‘최저임금 차등 적용’ 등 실질적인 최저임금 삭감을 건의한 공문을 즉각 철회하고 즉각 사과하라.
2. 거제시는 이번과 같은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노동조합을 비롯한 민주노총과의 협의체를 즉각 구성하라.
3. 거제시는 임금, 고용안정 등 조선산업 관련한 지원 대책과 정책 시행 과정에 반드시 하청노동자들의 의견이 반영될 수 있도록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라.
4. 아울러 거제시는 부당하게 해고당한 거제복지관 해고 노동자 3인에 대해 즉각 원직복직과, 노동조합에 대한 부당한 혐오를 중단하고 대화의 상대로 인정하라.

이번 사태를 기회로 거제시가 노동자들과 노동조합, 민주노총과 함께 이 위기를 이겨내고 조선 산업의 메카로, 노동하기 좋은 도시로 거듭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2016. 6. 7

민주노총거제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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