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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성준 위원장 "금융주도 구조조정이 노사관계 망쳐"
변성준 위원장 "금융주도 구조조정이 노사관계 망쳐"
  • 거제통영오늘신문
  • 승인 2016.07.22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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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3사 첫 파업 주도 삼성중노협 변성준위원장

삼성중공업노동자협의회 변성준 위원장
"조선업 미래 정책 없어 노사대화 통해 해결해야"

본격적인 조선업 구조조정은 대량 실직이 다가오고 있는 가운데 고용안정을 내세운 노사간의 갈등이 커지고 있다. 7월 7일 조선3사 첫 4시간 파업을 주도하고 20일 조선업 노동자들과 공동파업을 벌이고 있는 변성준 삼성중공업 노사협의회 윈원장을 12일 노협 사무실에서 만났다.


■현 구조조정의 문제점은.

조선업의 어려운 상황을 극복하기 위한 구조조정 필요성엔 동의한다. 하지만 사측과 정부, 채권단의 일방적 구조조정은 많은 문제가 있다.

우선 노사 대화가 없다. 더 나아가 노사정 대화가 없다는 것이다.
또한 조선을 전혀 모르는 금융위, 은행이 담당하는 것이 문제다. 은행관계자들이 뭘 알겠나.

정부도 조선업의 현실과 미래에 대한 정책이 없다. 경쟁국인 중국과 일본과 비교해 우리 조선업에 대한 밑그림과 계획을 가지고 구조조정을 진행해야 하는데 재무적인 차원에서 보니까 인력 구조조정이란 결론이 도출될 수밖에 없다.

■조선3사 처음으로 파업을 했는데.

수주절벽이 예상돼 지난해 여름 홍콩에 이어 올해 4월은 호주에 가서 수주활동을 벌였다. 사내 40여개 외국선주사도 방문해 현재 진행되는 프로젝트의 문제점을 완화시켰다. 5월에는 대의원과 회원의 동의를 얻어 임금동결까지 이끌어 냈다. 사측은 '우리의 미래가 보인다'며 좋아했다. 6월 초까지 노사관계가 괜찮았다.

사측은 지난달 14일 일방적인 자구안을 채권단에 제출했다. 2018년까지 3년간 5200명을 인력을 줄이고 추가로 1000명의 인력을 아웃소싱(직영에서 협력업체로) 분사하겠다는 안이다. 게다가 30년간 노사합의로 이뤄진 장학금 지급 등 후생복지 45가지를 원점에서 재검토하고 식대 현실화 등 사소한 것은 7월 1일부터 일방적으로 시행했다.

이런 상황에서 가만있을 수 있겠나. 노사협의회를 인정하지 않는다면 존재할 가치가 없었다. 곧바로 '노협 현판'을 사측에 전달했다. 절차를 밟아 쟁의발생신고를 하고 회원 92%의 찬성으로 쟁의권을 확보했다.

■구조조정은 필요하지 않나.

일반선박 수주가 줄어들면서 새로운 먹거리로 들어온 것이 해양플랜트다. 설계에서 시공, 설치까지 모든 과정을 다하는 턴키(총괄)방식에다, 우리 조선3사가 저가출혈경쟁으로 수주했다. 설계부터 문제가 생겨 납기가 지연돼 적자가 났다.

정부는 이런 점을 살피지 않고 그 책임을 노동자에게 전가시키는 구조조정을 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조선업에 파격적인 금융지원을 하고 일본도 다시 살리기 위해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그런데 우리 정부는 세계 1위의 기술력, 노하우를 갖춘 조선업을 살리는 구조조정이 아닌 죽이는 구조조정을 하고 있다.
노동자들이 연대와 파업을 해서라도 죽이는 구조조정을 막아내는 것이 조선업 노동자들의 의무이고 책임이다.

■사내협력 노동자와 지역경제를 생각해야 하는데.

2003년부터 사내협력업체 처우개선을 요구했다. 당시는 황당한 주장이었다. 정규직보다 사회적 약자임으로 배려 차원에서 우리 스스로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유럽은 잘돼있는 몇몇 나라를 빼고는 통상적으로는 정규직의 80% 수준의 복지와 임금을 주고 있다.

호주 뉴질랜드 이탈리아, 스페인은 법으로 120% 주고 있다. 유럽 수준에 맞춰야겠다고 생각했다.

처음은 쉽게 접근하기 위해 당시 명절휴가를 원청 노동자는 1주일, 협력사는 3일 갔는데 이것을 같은 1주일 가는 것으로 했다. 선물도 같은 것으로 지급했다.

매년 임금협상 때마다 사내협력사 처우개선으로 조금씩 발전시켰다. 지금은 모든 조건의 80% 수준으로 적용하고 있다.

2014년 임금협상이 2015년에 마무리했다. 그러다 보니 거제 경제가 바닥을 쳤다. 그래서 임금타결 격려금 약 100억원을 현금이 아닌 '거제사랑상품권'을 요구했다. 기업은 지역과 함께 하는 것이다. 100억원이 거제에 돌았다. 거제경기가 살아나는 계기였다. 지역주민들이 노협에 고맙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한마디

잘해 오다가 정부와 채권단의 압박으로 일방적인 자구안을 냈다. 노사간 대화를 통해 어려운 시기를 헤쳐나가야 한다. 일방적으로 자구안 제출했음으로 공식적으로 사과하고 철회돼야 한다. 그리고 협상으로 회사발전 방향과 구조조정에 대해 논의해야 한다.

한남진 기자 njhan@naeil.com

<내일신문 7월20일자 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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