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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방울화석" 원종태 시인 북토크 열려
"빗방울화석" 원종태 시인 북토크 열려
  • 옥명숙 기자
  • 승인 2018.01.29 19: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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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26일 금요일 저녁7시부터 원종태 시인의 두 번째 시집「빗방울 화석」 출판 기념회 및 북토크 행사가 거제청소년문화센터(교육청 뒤편)에서 2시간에 걸쳐 열렸다. 원시인의 지인 및 문학인 등 50여 명이 참석해 시집 발간을 축하해 주었고 북 토크는 원시인과 사회를 맡은 김성희 시인과의 대담형식으로 진행하면서 중간 중간에 시낭송과 클래식 기타연주를 곁들여 진행됐다.

원시인 자신의 소개와 축하의 꽃다발 받았고 곧이어 대담에 들어가면서 사회자의 질문, 시인의 응답이 이어졌는데.

사회자: ‘시를 안다는 것은 전부를 아는 것이다’라고 김수영 시인은 말했습니다. 우리는 시를 통해서 현실 너머의 세계를 상상하고 우주 너머의 환상을 엿볼 수 있습니다. 또한 우리는 시를 통해서 삶의 본질인 사랑을 꿈꿉니다. 어쩌면 시인이 꿈꾸는 사랑과 환상을 언어라는 매개물을 통해서 우리가 그 세계를 넘나들고 있는 것입니다. 오늘 여기는 원종태 시인을 모시고 시인의 시세계와 작품에 대해 시인께 직접 물어보고 직접 들을 수 있는 소통의 자리입니다.
날씨가 추운데도 이렇게 많이 오셔서 자리를 빛내주신 여러분께 감사를 드립니다. 오늘 시인께 질문 많이 해 주시고 시낭송에도 적극 참여해 주시기 바랍니다.

사회자: 원시인님 안녕하세요?
제가 ‘빗방울 화석’시집 서평에서도 언급했지만 ‘원종태 시인은 참 맑은 사람이다’라고 느꼈습니다. 또한 시와 삶이 일치한다는 것도 알았습니다. 그것은 시인의 정신이 삶에서나 시에서나 오롯하게 작동된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원시인의 시들은 사람이 존중받고 사람과 자연이 강압적 힘에 훼손당하지 않고 살 수 있는 세상을 꿈꾸는 시들이 많습니다. 그런 세상을 실현하기 위해 실천하고 투쟁하는 남다른 정신이 시에 투영되어 있습니다.
원종태 시인에게 그런 정신은 어디서 오는 것일 까요?

사회자: 시인의 어린 시절에 대해 그리고 어릴 적 꿈은 무엇이었는지 말씀해 주십시오. 아울러 부모님에 대한 얘기도 듣고 싶습니다.

원 : 거제시 연초면 송정 출신인데 도회에 나가서 거제출신이라고 하면 다들 바닷가를 연상하는데 연초 송정은 예전에 간혹 여우 울음소리가 들리는 심심산골이었고 저는 5남4녀 중 여덟 번째로 태어났습니다. 부모님은 산골에 논밭뙈기 조금 부치고 살았으니 저는 전형적인 가난한 농부의 아들인 셈이지요.

사회자 : 누가 나서서 내가 아는 원종태 시인에 대해 말 해줄 수 있나요?

최양희 : 원시인은 제가 아는 괜찮은 거제사람 5인중 한사람이고 겉으로는 우유부단 허허실실이지만 알면 알수록 진국입니다. 갑장이고 동료이고 68년생 친구입니다. 아까 17세 때부터 여학생에게 잘 보이기 위해 시를 쓸 생각을 했다는데 그때 쓴 시 구절을 외울 수 있습니까? 제목은 무엇입니까?

원 : 시는 외우지 못하는데요, 제목은 ‘환상’입니다.

사회자 : 시는 어떻게 구상하는지요?

원 : 시인의 감정, 사상, 의외성, 삶도 여행이다. 많은 시들이 꽃과 관련이 있고 시간성, 인간의 한계, 자연의 한계를 제대로 인식하려고 하며 개인시밴드와 메모지 등에 시상을 메모해둔다. 작고 사라지는 것들에 시적 관심을 가지고 있고 현실의 부조리에 저항하는 목소리를 내려고 합니다.

사회자 : 원시인의 시를 참여시로 봐도 되는지요?

원 : 정치시 맞습니다. 참여 안한다는 것은 가만히 있는 것 같지만 사실 가만히 있는 것도 참여한다는 사실을 알아야 합니다. 그런 면에서 나의 시는 참여시이고 민중시입니다.

옥명숙/(시낭송) 덜컹대는 기차 소리가 심장 소리와 같아서 / 나는 기차를 좋아했다/ 해운대 너머 청사포, 송정 지나 월내 진하 / 그 이름 붙은 곳마다 / 초생, 달빛을 담은 바다는 부풀고. . . 로 이어지는 시 ‘동해남부선’을 낭송하고 질문합니다. 제2부에 수록돼 있는 지나간 시간의 채록 ‘동해남부선’을 읽다보면 영화만큼이나 풍부한 이야기가 이미지로 그려져 아련해지느라 분주해 집니다. 오래전 시간과 기억에 대한 설렘을 듬뿍 담아 이 시가 쓰여진 배경을 들려주십시오.

원 : '동해남부선’은 내 스무 살의 그리움입니다. 열정과 사랑을 담은 인생의 몇 줄기 시간은 지나갔고, 지금은 쉰 한 살, 20대의 가슴은 뜨거웠지만 이제 식었습니다. 식어버린 마음은 이제 아프지 않고, 안 아파서 아프다는 역설입니다. 

이어서 작가회의 회원인 박경만씨가 클래식 기타연주로 빌라로브스 전주곡 1번을 연주했다.

사회자 : 시인께 자작시 낭송을 요청합니다. 시가 담고 있는 의미도 함께 들려주시죠.

원 시인은 쑥쓰러워 하며 자신의 시 ‘소사나무’를 낭송했다. “소사나무의 사소함을 응원한다. 북병산을 1년에 20여회 올라갑니다. 8부 능선에서 소사나무 뿌리가 바위를 뚫는 것을 보았습니다.  신영복 선생님은 ‘역사는 장기성과 굴곡성을 갖고 전진하는 것이다’라고 말했는데 소사나무를 보며 ‘우공이산’의 뜻도 모르면서 능선을 옮기고 산을 옮기는 것을 보았습니다. 바위를 쪼개고 무너뜨려 흙으로 만들면서도 자기가 한 줄을 모르고 있었다. 작은 모래알에서 우주를 봅니다”라고 말했다.

사회자; 시를 잘 쓰려면 어떤 자세를 가져야 할까요?

원 : 고전을 잘 읽어야 합니다. 불경, 성경, 노자 장자, 페이스 북  독서도 합니다. 저는 페이스 북에 천 명의 시인 친구들이 있습니다. 정답은 없습니다, 몸을 보내 놓고 시가 따라가는 연습을 해야합니다. 시를 잘 쓰려면 독서를 많이 하고 필사를 많이 해야 합니다. 백석, 이용악, 김소월, 김수영, 신경림처럼 시를 자기화 해야 합니다. 저는 아직 제 목소리를 완전히 찾지 못했습니다. 지금도 습작 기간이고요. 시집 2권 130편의 시를 내기 위해 몇 배의 시를 버려야 했습니다.

사회자; 시인의 좌우명은요?

원 :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최선을 다하자’ ‘생명을 사랑하고 평화롭게 살자’ 키워드는 평화다. 사소함도 중요합니다.

사회자: 시인의 시는 가장 용기 있는 저항으로 읽혀지며 또 따뜻하고 밝은 세상을 가리키는 것으로 여겨집니다. 오늘 두 시간 동안 소통하며 즐거웠습니다. 이장명 씨의 낭송으로 ‘빗방울 화석’ 듣겠습니다. 함께해 주신 모두에게 감사합니다.

이장명/(시낭송) 빗방울도 돌이 되고/ 눈물도 바위를 이루는 구나/물결을 돌 속에서 물결치는 구나/ 돌 속에 들어가기 전에 /뒤돌아보았을까/ 먼저 돌이 된 빗방울이 나중에 오는 빗방울에게/ 이제 오느냐 벌서 오느냐고/ 무릎을 내어놓고 어깨를 비워두고/ 돌 속에서 몇 억 년 물결치며 / 몇 억년을 돌 속에서 내리는 비/ 흘러도 흘러도 물이 되지 않는 / 굳어도 굳어도 돌이 되지 않는 / 마음 있으니/ 눈물도 모여 사는 돌 속에/물결이 물결치는 마음속에/퍼내도 퍼내도 마르지 않는 / 시간을 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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