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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청노조 "되찾자 550%" 촛불집회 열어
하청노조 "되찾자 550%" 촛불집회 열어
  • 김동성 기자
  • 승인 2018.01.16 16: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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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일 대우조선 서문 다리위에 수십개의 촛불이 짙은 어둠을 뚫고 환하게 밝혀졌다.

 “되찾자 550%” “상여금 원상회복!”이란 요구를 내걸고 원-하청 노동자들이 함께 진행한 세번째 촛불집회였다. 

이날은 특히 원하청 노동자 외에 거제지역 시민단체와 정당에서도 참여해 50여명이 한목소리로 힘차게 구호를 외쳤다. 

올 1월1일자로 최저시급이 예년에 비해 큰폭으로 인상됐지만 대우조선 하청노동자들 에게는 사실상 인상효과가 전혀 돌아오지 않는다. 

대부분의 하청회사에서 작년 하반기부터 취업규칙 변경을 통해 상여금을 삭감하거나 기본급으로 전환시켜 최저시급이 16.4% 인상됐지만 실질임금에는 전혀 변화가 없게 만들어놨기 때문이다.

촛불을 든 한 노동자는 ‘매년 수십명이 죽고 다쳐 나가는 위험하고 힙든 조선소에서 이제 1~2년 후부터는 상여금 한푼없이 최저시급만 받고 일해야 한다’며 울분을 감추지 않았다.  

‘거통고 조선하청지회’와 ‘대우조선 원하청 공투위’는 매주 수요일 남문과 서문을 오가며 촛불집회를 진행하고 있으며 이번주 수요일(17일)에는 남문에서 개최할 예정이다.

몇일전 대우조선 하청노동자로부터 한편의 시를 받았다.
조선하청노동자의 눈물과 분노 그리고 포기할수 없는 희망을 절절하게 표현한 감동적인 시 한편을 여기에 소개한다.

되찾자! 550%

계절마저 움츠려 달려가는 시간 사이
따뜻했던 봄의 시간도 차디찬 냉기로
온몸을 뒤덮는
가볍지만 않은 무거운 발걸음
두 어깨에 씌워진 멍에의 무게만큼이나
내일을 향한 뜨거운 심장의 박동 소리는
크나큰 울림으로 고막을 때립니다.

시키면 시키는 대로, 주면 주는 대로
정말로 우린 개, 돼지인가!
어쩌면 저들이 개돼지로 만들어 가지는
않은가!

쥐새끼처럼 상여금을 갉아먹고
다음엔 또 무엇을 뺏어 갉아 먹으며
이빨을 쑤시고 있을지!
두렵습니다.

두렵습니까?
그 무엇에 흔들리며 무엇에 떨고 있지는
않습니까?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자는 전쟁에서
반드시 승리합니다.
치열한 삶과의 전쟁에서 우리의 요구를
주장하고 외쳐야 합니다.
아프면 아프다고 눈물 나면 눈물 난다고
해야만 합니다.

더는 움직이지 않으면 쥐새끼들의 굴레에서
벗어날 수 없는 현실입니다.
차라리,
차라리 그냥 갈 걸, 떠나면 그만이지
꽃도 아닌 눈물이요. 피멍 든 가슴 일진데
죽음의 벼랑 끝에선 날처럼 일어서야만 합니다.
서로의 손을 잡고 나아가야만 합니다.

오늘을 오늘로 산 당신에겐 내일이 없지만,
내일을 오늘로 산 당신은 희망이요 빛일 것입니다.
주저앉지 마십시오. 일어나 외쳐야 합니다.
''되찾자 550%''
''상여금 원상회복''
''우리도 데모하자''
''모이자 수요일''(수없이 외친 요구는
일일이 이루어지리라)

저들의 노략질에 보호받지 못한 삶
우리 스스로가 지키지 않으면
그 누구도 도와주지 않습니다.

''다십시오.''
뜨거운 가슴에 당당함을 다십시오.
''다십시오.''
두 어깨에 뿌듯함을 다십시오.
하지만,
하지만 힘없고 연약한 손엔 촛불을 드십시오.
내일의 희망을 움켜쥐십시오.
저희는 죄인이 아닙니다.
그렇다고 권력가도 아닙니다.
밥 먹고 할 일이 없는 사람은 더더욱 아닙니다.
더는 주저앉아 있을 수 없기에
바보처럼 일어났습니다.

가슴에, 이 불타는 가슴에 눈물 나게 하지
마십시오.
그 가슴의 눈물이 분노로 폭발하면 누가
책임집니까?

이런다고 삶이 나아지나
이런다고 세상이 바뀌나요.
고동치는 심장을 후벼 파는 안타까움은
우리의 목소리를 내지 않는
그 이상의 불행은 없다고 봅니다.

불안한 살얼음판을 걷느니 차라리 배를 띄워
얼음을 깨부수고 지나가리라.

''되찾자 550%''
''상여금 원상회복''
''우리도 데모하자''
''모이자 수요일''(수없이 외친 요구는 일일이 이루어지리라)
외침이 산산이 조각나 눈처럼 흩날려 사라진다 해도
반드시 찾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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