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뉴스
통영 스탠포드 호텔 건립, 약인가 독인가?
통영 스탠포드 호텔 건립, 약인가 독인가?
  • 거제통영오늘신문
  • 승인 2014.06.11 19:1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통영거제 환경연합 지욱철 의장


올해 초 통영시는 스탠포드호텔측과 270실 규모의 호텔 및 리조트 목합건물을 짓겠다는 투자협약서를 체결했습니다. 건물이 들어설 위치는 도남동 통영국제음악당 옆인데, 전망이 통영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 중 하나입니다. 통영시는 스탠포드호텔을 유치하면서 음악당과 골프장 그리고 한려수도조망케이블카를 연계해 돈 많은 관광객을 유치하겠다는 복안이라고 했습니다.

통영시의 입장에서는 변변한 고급호텔 하나 없는 지역사정을 고려한 사업추진이라고 합니다. 돈 많은 관광객 유치를 위한 전략적 사업 추진으로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언 듯 듣기에 통영시에 합당한 사업추진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호텔건립과 아무런 이해관계가 없는 시민들의 입장에서는 말입니다.

그러나 호텔건립으로 영향을 받게 되는 지역숙박업계 종사자들은 사정이 다릅니다. 이들은 변변한 직장이 없어 조상으로부터 물려받은 논과 밭을 팔고 집을 저당 잡혀 작은 펜션을 마련한 사람들이 부지기숩니다. 그래서 펜션에 사활을 거는 사람들의 입장에서 대규모 호텔 건립은 마치 저승사자를 만난 것과도 같습니다. 기업형 슈퍼마켓이 골목상권을 죽이는 것을 두 눈으로 똑똑히 보았기 때문이지요. 바로 스탠포드호텔은 기업이고 소규모 숙박업은 골목 연쇄점이라는 등식이 성립하기 때문입니다.

반발은 숙박업계만의 일이 아닙니다. 통영시는 호텔건립부지 근처 발개마을 수십 가구 주민들의 생사를 건 투쟁과도 맞서 있습니다. 이러한 주민들의 투쟁은 통영시가 나서서 주택 및 토지를 강제수용하기 때문이고 통영시가 제시하는 보상비로 변변한 집 한 채도 구할 길 없는 발개마을 주민들은 벼랑 끝으로 내몰린 상황에서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 합니다.

이 문제는 지난 6·4지방선거에서도 뜨거운 감자였습니다. 호텔 건립을 추진해야 한다는 현시장과 재고해야 한다는 전직 시장의 입장이 팽팽히 맞섰던 사안입니다. 돈 많은 관광객을 위해 격조 높은 호텔건립이 필요하다는 논리와 이해관계가 있는 주민들의 삶이 더 중요하다는 격돌이 있었음을 우리는 압니다.

지난 선거에서 시민사회는 다음과 같은 우려를 전달하고 대책을 요구했습니다.

“첫째, 통영 경제에 미치는 손익 연구용역도, 시민여론 수렴도 없이 호텔건립을 통영시 독단으로 추진했다는 여론이 있습니다.”
“둘째, 발개마을 강제수용에 반대하는 주민들 반발이 거셉니다.”
“셋째, 투자협약서에 따르면 스탠포드호텔 측에 각종 세금혜택을 약속해 지역 숙박업계와 불공정 경쟁이 된다고 합니다.”
“넷째. 스탠포드가 돈을 벌면, 이익금이 외지로 유출될 우려가 있습니다.”

그러나 반반한 최고급 호텔이 있어야 한다는 주장만 있었을 뿐 그 어떤 대답도 없었습니다.
통영에 도움이 되는지 손해가 되는지 정확한 근거를 제시하라는 시민들의 요구는 묵살되고만 셈이지요.

여기에서 저는 근본적인 물음을 묻고 싶습니다. 통영시청의 존재이유 말입니다. 모름지기 지방자치단체는 그 해당지역민들의 복리증진을 위해 힘써야 하지 않겠습니까? 시민들이 스탠포드호텔 건립으로 불안한 것을 구체적으로 물어봤지만 돌아온 대답은 “이게 좋으니 나를 믿고 따르라!”는 답이었습니다. 물론 좋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정 반대의 결과가 나올 수 있습니다. 4대강 사업이 좋은 본보기입니다.

그래서 새로운 대안을 제시하고자 합니다.
시민들의 생계가 달린 문제, 특히 환경파괴가 심각한 문제, 시민들의 안전이 걸린 문제 등은 철저한 검증을 거쳐 시민들을 설득하면 좋겠습니다. 스탠포드호텔 건립 문제는 철저한 연구용역을 거쳐 통영에 이익이 되는지 손해가 되는지 따져보고 추진해도 늦지 않습니다. 그 결과가 큰 그림에서 통영에 도움이 된다면 시민들을 설득하는 일이 수월할 것이고 다소 손해를 보는 사람이 생길지라도 이해할 근거는 마련될 수 있을 것입니다.

통영시정은 통영시민의 복리에 초점을 맞추어야 합니다. 민심이 천심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순리를 따르지 않고 역리를 따르다 사라져간 역사는 부지기숩니다. 부디 시정의 목표가 시민들의 안녕에 있기를 부탁드립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