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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 과목 고전 읽기로 대비
고전 과목 고전 읽기로 대비
  • 박성진
  • 승인 2014.06.03 00: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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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개정 교육과정으로 신설된 고전

고전 과목 고전 읽기로 대비

 
올해부터 고등학교 국어 교과에 고전 과목이 신설된 사실을 아는 학부모들은 많지 않다.
고전이라면 향가나 가사 등 부모 세대에서 배우던 고전문학을 떠올리기 십상. 신설된 고전 과목은 철학 역사 과학 예술 전 분야의 동서양 고전을 망라한다. 비문학이 지문으로 제시되고, 대학 논술 고사의 단골 제시문으로 출제되던 고전이 독자적인 국어 과목으로 등장했다.
취재 조진경 리포터 jinjing87@naver.com
도움말 김헌수 장학관(교육부 교육과정정책과) 김호진 대표(하이논술학원)·류대성 교사(경기 흥덕고등학교)
국어 과목 심화·통합된 고전
올해부터 2009 개정 교육과정이 적용됨에 따라 국어 교과에 일부 변동이 있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고전 과목 신설. 고전 과목은 올해 1학년 학생부터 선택할 수 있고 내년에는 1~2학년 학생이, 내후년에는 전 학년 학생이 선택할 수 있다. 교육부 교육과정정책과 김헌수 장학관은 "앞으로 1학년보다 2~3학년이 고전을 선택하는 비율이 높을 것" 이라 예상했는데, 이는 고전 과목이 다른 과목을 심화·통합하는 과목의 성격이 있기 때문이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2013년 12월 발표한 2009 개정 교육과정에 따른 일반 고등학교 교과 교육과정 적용 방안에서 '고전은 국어Ⅰ, 국어Ⅱ, 화법과 작문, 독서와 문법, 문학을 이수한 학생 중 통합적 언어 학습을 통해 국어 능력을 심화하고자 하는 학생에게 적절한 과목'이라고 제시한다.
경기 흥덕고 류대성 교사는 "고등학교 교육과정은 교과별 필수 과목 없이 학교의 자유재량으로 과목을 선택할 수 있다. 고전 과목을 향가, 판소리 등 한국 고전문학으로 오해하는 경우가 있는데, <군주론> <논어> <맹자>같은 동서양을 망라한 철학·역사·사회·과학 분야의 고전을 모두 포함한다. 지금까지 주로 논술이나 비문학에서 지문으로 간략하게 다루던 고전을 확장·심화해 별도의 과목으로 만든 것으로 보면 된다" 고 설명했다.
교육부의 고등학교 교육과정 중 고전 과목 내용을 살펴보면 '다양한 분야에서 인류가 성취한 고전을 학습자가 직접 읽고, 고전의 내용을 바탕으로 토의 토론 논술 같은 활동을 통해 고급 국어 능력을 갖추며, 수준 높은 국어 문화 창달에 기여하는 태도를 기르는 데 중점을 둔다' 고 밝힌다.
류 교사는 "교육과정의 목표는 상당히 추상적이지만 현실적으로 고전은 비문학이나 논술, 면접 등 대학 입학 준비에 실질적 도움이 될것"이라고 봤다. 동서양 고전의 일부 지문이 대다수 대학 논술 시험에서 빈번히 활용되기 때문이다. 또 철학자와 사상가의 고전을 공부하면 사회나 역사 등 다른 과목의 이해에도 효과적일 것으로 기대된다.
통합형 논술 대비에 효과적
하이논술학원 김호진 대표는 고전을 착실히 공부해두면 논술 대비뿐 아니라 국어 실력의 기본이 되는 독해력이 향상되는 효과가 있다고 강조한다. 김 대표는 "고전 교과서에 수록된 지문을 살펴보면 고전문학은 물론, 인문·사회·과학·예술 고전이 두루 다뤄진다.
내신 대비가 논술 대비까지 되는 좋은 기회다. 나아가 수능 국어 영역에도 장기적으로 도움이 된다. 국어 영역의 많은 문제가 이해도를 물어보는 것인데, 고전을 통해 핵심을 읽어내는 노력을 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언어 능력도 향상될 것" 이라고 말했다.
출판사 관계자들의 말에 따르면 고전 과목을 선택하려는 계획이 있는 고등학교는 40% 선. 적지 않은 숫자다. 고전에 대한 관심과 수요를 느낄 수 있는 부분이다. 신설된 과목이고 범위가 방대한 만큼, 가르쳐야 하는 교사나 새로 공부해야 하는 학생이나 부담스럽기는 마찬가지.
하지만 새 교과서가 사용되는 시점에서 내신을 잘 준비하면 두각을 드러낼 수 있고, 대입 준비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호재가 되기도 한다. 문학 인문 사회 과학 등 서로 다른 분야를 엮어서 이해하고 종합적으로 사고하는 고전 교과의 핵심은 통합형 논술의 흐름과 맥이 닿아 있기 때문이다.
류 교사는 "고전은 많이 읽고 깊이 생각하는 학생들이 유리한 과목이다. 문학 공부를 할 때 교과서에 수록된 지문의 원본을 찾아 읽어 두는 것이 도움이 되듯, 고전도 원문을 읽어두면 좋다. 방대한 양의 고전을 읽기 어렵다면 원문의 일부라도 책을 접하는 것이 현실적인 방법" 이라고 말했다. 단 요약본은 책의 본질을 훼손할 수 있으므로 피하는 것이 현명하다고 조언했다.
Tip 고전 과목 대비 위한 추천 도서 <고전은 나의 힘> 시리즈
 
 
 
<고전은 나의 힘> 시리즈에는 주제별로 엄선한 사회 29편, 역사 24편, 철학 28편의 고전이 원문으로 실렸다. <논어> <맹자>부터 <역사란 무엇인가> <군주론> <공산당선언> 등 사회 교과에서 많이 소개되고 논술에도 다양하게 출제되지만, 원문으로는 접하기 어려운 작품들이다.
친절한 안내 글과 설명을 달아준 점도 돋보인다. 선별한 고전들이 현재 우리 삶이나 사회의 모습과 어떻게 연결되는지 깨닫게 하는 징검다리 역할을 충실히 한다. 어려운 개념어와 한자어는 풀이를 달고, 책을 읽은 다음 '생각 키우기' 활동으로 사고력과 논리력을 펼칠 수 있게 꾸몄다.
 
Mini Interview

 

고전, 일부라도 원문 접하려 노력해야

 


 하이논술학원 김호진 대표

'고전' 과목의 성격을 설명해 달라
통합교과적인 내용이 핵심이다. 고전 교육과정 지침을 살펴보면 '인문 사회 과학 예술 문학 등 다양한 분야의 고전을 통한 교양 형성' 과 '현대사회의 맥락을 고려해 고전의 통찰을 수용' 같은 부분이 강조되었다. 교과목으로는 하나지만 실제로는 국어 능력의 심화이자 사회 영역 전체를 통합하는 성격이다.
여러 과목을 통합한 형태라고 하면, 학생들에게는 부담스런 과목이 하나 더 느는 건 아닌가
그건 아니다. 지금의 수능 국어 영역도 통합교과식이고 논술도 마찬가지다. 학교에서만 통합 교육 방식의 수업이 없었다. 학생들에게 필요한 부분을 학교가 채워주지 못하니 사교육 부담이 늘어난 점도 무시할 수 없다. '고전'이라는 과목을 학교에서 배우고 내신에 들어가면, 학생들은 고전을 공부함으로써 논술과 수능 공부를 동시에 할 수 있다.
고전 과목을 대비하는 공부는 어떤 방식으로 해야 할까?
현실적으로 접근해야 한다. 물론 과목이 '고전' 이니 고전을 읽는 게 기본이지만, 다른 과목도 준비해야 하는 학생들이 고전만 붙들고 있을 수는 없다. 시간을 줄이는 방법이 필요한데, 요약집이나 해설집은 오히려 안 보는 것이 낫다. 핵심 내용 '발췌본' 이 가장 현실적인 대안이 되지 않을까 싶다.
요약본이나 해설책보다 발췌본을 추천하는 이유는?
예를 들어 <국부론>을 요약본이나 해설서로 읽으면 애덤스미스는 정부는 아무것도 하지 않고 시장 원리만 믿으라는 정부 해체주의자다. 하지만 실제 작은 발췌본이라도 읽어보면 개인주의의 발전이 궁극적으로 사회 전체의 발전이라는 주장의 본질을 알게 된다.
이렇듯 요약과 해설서를 보면 원문의 내용과 전혀 반대되는 엉뚱한 결론이 도출될 때가 비일비재하다. 쉽게 말해'바나나맛 우유' 를 먹지 말고, 한 조각이라도 진짜 바나나를 맛봐야 그 실체를 알 수 있는 것이다.
시간이 부족한 학생들에게 현실적인 대안이란 말인가
이상적으로 보면 발췌본을 읽고 느낀 점이 있는 학생은 전문을 구해 읽는 단계까지 나갈 수 있다. 최근 입시에서 학교생활기록부의 '독서 활동 이력' 을 중요하게 반영하는 대학들이 늘고 있는데, 단순히 어떤 책을 읽었는지 보려는 것이 아니다.
어떤 동기로 읽었으며, 그 독서 활동이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주의 깊게 본다. 그런 독서 활동을 하는 첫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입시를 떠나 학생들에게 매우 바람직한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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