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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서류 보호 운동은 계속된다
양서류 보호 운동은 계속된다
  • 거제통영오늘신문
  • 승인 2017.03.15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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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회 경남양서류네트워크 워크샵 열려

 
서울, 부산, 대구, 전국 각지에서 150여명이 모였다. 초등학생, 중학생, 고등학생, 대학생, 대학원생, 생태작가, 시인, 생태운동가, 환경단체, 교사, 곤충 영역의 전문가, 박사등 다양한 분들이 참여했다. 선이 분명한 색들이 한자리 모여서 아름다운 무지게 꽃이 되었다. 각양 각색의 생각들을 한 자리에 모우고 담을 수 있는 큰 울타리로 경남양서류네트워크는 성장했다.

6번째 모임이다. 환경과생명을지키는 경남교사모임이 밑거름과 씨앗이 되었다. 경상남도 람사르재단 이찬우 박사님은 늘 믿음과 신뢰의 뚝심으로 임을 채워 준다. 부산 경남 서울 파주 전국에서 경남양서류네트워크를 응원해주시는 지원군들이 있다. 그 열기들이 한 곳에 모이고 다시 나누는 공간이 공개 워크숍이다. ‘쿵쿵쿵 뛰는 심장’을 소리를 만들고 눈으로 보여 주는 일이 나의 역할이다. 경남양서류네트워크의 힘은 중심이 있는 원뿌리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수 많은 관심을 움켜 지고 있는 잔뿌리다.

경남은 양서류 운동과 보호의 황무지다. 그 황무지에 풀씨들이 날아 올라 흙을 다지고 나무가 되고 산을 만드는 일을 경남양서류네트워크가 하고 있다. 양서류에 대한 인식 증진 교육, 프로그램 개발 보급, 지역 양서류에 대한 정보 수집, 양서류보호 대책과 정책 개발, 이것이 경남 양서류네트워크 심장에서 돌고 있는 피다.

이 심장이 뛰기 위해서 온기와 열정을 보전하기 위해서 많은 고민과 몸단장을 한다. 몸 단장의 첫 번째 일은 가치를 명확하게 만드는 일이다. 왜냐하면 네트워크란 이익이 아니라 ‘가치를 공유하는 공동체’이기 때문이다. 가치의 깊이와 세기가 결국 모이는 사람들을 결정한다.

6번째 마당은 양서류 보호와 연구의 중요성을 중심으로 내용을 구성했다. 가장 절박한 로드킬 현장을 지키고 있는 광양만녹색연합의 두꺼비 로드킬과 보호 활동에 대한 내용들이 첫 번째 발표다. 박수완 국장님은 침착하고 차분하게 현장의 사실들을 전달했다. 역시 봄철 로드킬은 잔인한 학살이다.

두 번째 발표는 김현태선생님의 양서류 강의다. 도롱뇽 부부분에 대한 이야기를 부탁을 했다. 6번 모임이 준비 되는 동안 늘 서산에서 먼 걸음을 달려 와 주셨다. 고마움을 감사패에 담았다. 역시 선생님 강의는 가슴에서 툭툭 불거지는 소리가 난다. 가슴이 터지고 머리가 후끈 달아 오르는 강의다. 선생님 연구는 머리가 아니라 가슴으로 기록한 결과물들이다. 먼 훗날 후학들이 가슴으로 기록한 노력들을 냉철한 머리로 평가 해 줄 것이다.

 
세 번째는 특별한 손님이 왔다. 아마엘, 한국의 개구리를 사랑한 프랑스 청년이다. 이화여대에서 지금 연구활동 중이다. 그 동안 진행해 왔던 수원청개구리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통역으로 배윤혁 연구원이 수고를 해 주었다. 발표 내용이 아주 흥미롭고 재미있다. 수원청개구리와 청개구리의 유전자 분석 결과 잡종이 발생하고 잡종의 형태가 다양한 형태로 나타난다는 점, 우리 나라 수원청개구리의 원 서식지가 파괴되어 종 다양성이 위험 받고 있다는 점, 장기적으로 우리 나라에서 수원청개구리가 사라질 가능성이 있다는 점들이 많은 사람들을 흥분시켰다. 유전자 분석 결과들이 종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만드는 과정들이 참 좋았다.
 

마지막으로 경남양서류네트워크의 양서류 운동에 대한 부분을 발표했다. 사람들이 경남양서류네트워크 모습을 호기심어린 눈으로 바라고 평가하기 시작했다. 어떤 사람은 한국 네트워크 운동의 가장 모범적인 사례라고 평가 한다. 호기심과 그 평가에 대한 답을 해주는 시간으로 준비했다. 경남양서류네트워크는 분명한 목표와 행동전략을 가지고 있다. 목표와 행동 전략은 단단한 가치들로 채워져 있다.

사람들이 그 가치가 무엇인지 궁금해서 자주 묻는다. ‘행동하는 아름다움’, 사람들 물음에 처음 말하는 가치다. 이 가치는 조직이나 집단의 논리로 움직이지 않는다. 돈의 힘과 지원에 의지하지도 않는다. 철저하게 개인들의 신념과 가치, 측은지심에 바탕을 둔 실천적 행동으로 경남양서류네트워크를 움직이고 있다. 이 가치들을 앞 세우고 대중 속으로 뛰어 들었다. 대중은 정의에 대한 설명을 듣거나 이데올로기를 설득시켜야하는 대상이 아니라 우리 모습을 보고 판단하는 평가자다. 이것을 구체화 한 것이 ‘양서류 로드킬 공공현수막 퍼포먼스’활동과 ‘양서류 1004’운동이다.

개인적 행동만을 강요하는 것은 아니다. 개인적 행동과 관심이 강해지고 성숙 될 때 까지 기다리고 있을 뿐이다. 개인은 약하지만 성숙된 개인의 신념들이 모이면 강하다. 신념이 목표 의식을 만들 수 있을 때 무엇을 요구하는 힘이 된다. 그 힘이 제도를 변화시키고 세상을 진보하게 만드는 뜨거운 삶의 열기다. 경남양서류네트워크는 긴 호흡으로 서로를 바라 보면서 조금씩 함께 전진하는 방법을 선택했다. 조직 운동의 조급함에 벗어낫다. 천천히 가고 있지만 한줄기의 열기는 ‘콘크리트 농수로의 개선과 문제점’이라는 제도적 문제 앞까지 와 있다.

강의가 끝날 때 까지 150여명이 앉은 강당은 쿵쿵쿵 심장소리가 멈추지 않았다. 양서류에 대한 무한한 호기심들이 생산되고 전염되었다. 예정보다 늦은 1시경에 식당에 모여 앉아 식사를 했다. 식사에 참여한 인원만 120명이다. 식당을 가득 메우고 있는 모습이 얼마 전 낳은 건강한 산개구리 알덩이 같았다.

 

 

오후에는 현장에서 강의를 진행했다. 첫 번째는 저수지에서 두꺼비 알을 보고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현장모니터링 교육은 선택적 프로그램이지만 멀리서 줄서 있는 차량들이 20대가 넘었다. 마치 두꺼비 알처럼 꼬리에 꼬리를 물고 모여 들었다. 두꺼비 모니터링을 끝내고 계곡에서 도롱뇽 모니터링을 했다. 역시 현장에 서 듣는 김현태선생님 강의는 감동이다. HC1도롱뇽, 현재까지는 전남 고흥쪽에서 발견되는 도롱뇽무리인데 현장에서 발견되었다. 현장의 열기는 강의실의 열기와는 또 달랐다. 모니터링이라기 보다는 ‘현장 생태 토크쇼’라는 말이 더 잘 어울린다.
경남양서류네트워크는 뜨거운 심장 밖에 없었다. 뜨거운 심장에 잠시 잠시 새로운 혈관들이 연결되어 호기심과 온기를 세상으로 날랐다. 6번째 모임을 지켜보면서 심장으로 연결된 혈관들 옆으로 실핏줄이 돋아 나는 것을 보았다. 심장이 연결된 혈관들이 자라서 다리가 되고 손이 되고 심장을 품을 따뜻한 살들이 돋아 날 것이다.

뜨거운 피가 온 몸을 휘감고 지나갔다. 달구어진 몸이 식을 때 느끼는 두려움도 없다. 우리의 내일은 선명하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고맙다’는 ‘또 오고 싶다’는 문자과 까똑들이 새로운 내일을 창조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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