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껍데기만 가득한 대한민국
껍데기만 가득한 대한민국
  • 거제통영오늘신문
  • 승인 2016.10.20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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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태어나면서부터 음식을 습취하지 않으면 존재가 불가능한 생물이다. 이로 인해 인간은 죽기 전까지 끝없는 고뇌에 직면하게 된다. 이에 물욕이 생겨나고 자신의 유전인자를 남기고자 성욕에 따른 우월적인 치장에 열을 올린다. 이에 상대를 착취하고자하는 권력의 본성까지 드러난다.

특히 다른 이들과의 경쟁을 정당시한 자본주의사회에서는 그 내면에, 우선 인간의 도덕적 선(善)과 정의로운 경쟁이 밑바탕에 깔고 있어야만, 가장 이상적인 사회가 만들어 질 수 있다. 그런데 현재 우리나라의 현실은 목적이 수단을 정당시함으로써 도덕적 해이가 발생하고 가장 천박한 물질우월의 자본주의 사회로 정착되어 버렸다. 게다가 국가의 부채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가계부채는 돌이킬 수가 없는 임계점 가까이 다가서 있다. 작금의 우리나라 내부는 점점 썩어가고 있는데도 껍데기만 자꾸 치장하고 있는 이상한 나라가 된 것이다.

비단 옷을 입고 밤에 다닌다는 ‘금의야행(錦衣夜行)’ 즉, 산업화는 어느 정도 성공을 했지만 아무런 효과가 없는 구조가 되어 버린 것이다. 우리국민 개개인도 참으로 천박하다. 자가용은 부담스러울 만큼 중대형이 많고, 개인 빚이 산더미같이 쌓여가도 화려한 치장에 열을 올린다. 그리고 사돈의 팔촌, 아니 자기 동문 중에 누군가 잘난 놈이 있거나 조상 중에 이름난 분이 계시면 자신이 마치 그와 동일하듯 여기는 참으로 한심한 민족이다.

자신의 삶은 돌아보지 않고 모두 남만 평가하는 판결자만 가득하다. 연일 방송에서 국가의 참 모습과 진실은 내팽겨 치고 오직 협작과 권모술수에만 떠드는 현혹방송만 늘어놓는다. 알맹이는 없고,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폼만 잡는 요란한 사회는 미래가 없음을 모르는 이가 없을 것이다. 5000년 역사 이래 가장 부패한 사회가 되어 있는데도, 더욱 한심한 것은, 우리 자신이 무엇을 잘못하고 있는지? 무엇이 문제인지도 모른다는데 더 큰 문제가 있는 것이다.

사회가 이 모양이면 봉건시대에는 민란이라도 발생했지만 지금은 과학기술의 발달로 이를 통제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민의를 왜곡할 수 있는 사회인만큼 그 심각성이 더 크다 하겠다. 그러니 사회 전반에서 도덕적 해이가 급속도로 증가하였고 통제가 불가능한 사회로 치달아 버렸다. 각종 경제비리의 주범이 대통령이 되는 사회, 자신밖에 모르는 이가 대통령이 되는 사회, 부도덕 무능력 천박한 이가 국회의원 단체장이 되는 사회, 비정상적인 관행을 정상이라 여기고 사는 사회, 경제 강국이 헛기침만 해도 감기에 걸리는 사회, 아무리 노력해도 부자만 잘 사는 사회, 전근대 엘리트가 미래 엘리트를 억압하는 사회.... 이러한 결과는 국민전체의 평균 의식 수준이 후진국이라고 단정해야 그나마 스스로 위안을 받을 수 있을 정도이다.

오늘도 인터넷, TV만 켜면 온갖 부정부패에 신물이 난다. 오직 부자들만이 편히 살 수 있는 세상에서 국민 대다수는 하루하루가 더욱더 어려워지고, 미래에 희망이 보이질 않는데, 소위 사회지도층이라는 사람들은 오직 자신의 이익을 위해 쫓아다니고 있으니 참으로 안타깝다. “부~자~ 되세요~” “억울하면 출세를 해라!” 이러한 풍토 속에, ‘정당하게 노력해서’라는 수식어를 붙였다면 얼마나 좋았겠는가. 도시의 건물, 교육제도, 자동차, 산업현장, 각종 문화행사장, 학술세미나, 방송드라마 등등에서, 알맹이는 없고 겉치레만 요란한 우리사회의 단면을 잘 보여주고 있다. 또한 금품이 오고가지 않으면 사업도 승진도 학위도 불가능한 저질세상이 되었다. 거기다가 우리는 알맹이를 중히 여기는 사람을 바보로 취급하고 관심도 주질 않는 현실이다. 정말로 중요한 일에 집중해야할 때인데도 말이다.

우리가 방송에서 학교에서 사회에서 그렇게 믿고 있는 우리나라의 과학기술 아니 산업기술력을 한번 투명하게 솔직하게 드러내어 보자. 우리의 현실이 어떤지? 대통령도, 대통령이 될려는 사람도, 모두 무지에서 빨리 깨어나야만 미래의 국가목표를 온전히 세울 수가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세계 최장 침매터널을 만들어도 실제 핵심기술은 네덜란드인들의 기술력으로 만든 것이며, 항공산업 우주산업 군수산업 조선소 해양플랜트 등등 모두 외국의 첨단기술 없인 하나도 제대로 못해내는 나라인 것을 제대로 알고나 있는지? 해마다 산업현장에서 로열티(royalty)가 얼마나 많이 외국으로 지불되는지? 상황이 이러한데도 전반적인 국가지표를 제대로 국민에게 알려주는 이 하나 없다. 예를 들면 우리나라 교수들의 논문이 국제사회에서, 정말 제대로 창의적으로 쓰인 수가 몇 편이나 되는지 알면, 모두가 허탈해 할 것이다. 거기다가 우리 국민은 망해도 외국인들이 더욱 잘 사는 이러한 산업구조로는 선진국이 될 수 없다. 첨단핵심 기술력과 최고의 학문, 문화, 사회정의를 우리 스스로가 확보하는 것이 바로 우리의 알맹이를 구축하는 것이다. 알맹이 없는 껍데기로 청년 일자리 창출은 사실상 공허한 메아리일 뿐임을 우리 모두가 자각할 때만이 국민의식 수준도 상승할 수 있다.

오늘날 대우조선이 절망의 문턱에 들어선 것도, 첫째가 부도덕한 경영자와 권력자 은행가 등이 주인 없는 집을 통째로 알맹이를 빼먹은 것이고, 둘째가 핵심기술력이 없었던 이유이다. 이 모두가 알맹이 없는 우리나라의 현실을 대변하는 것 같아 가슴이 아프다. 사실 대우조선은 하나의 예에 불과하다. 사회 전반이 썩어가고 있다. 이제부터라도 갑옷을 벗어 던지고 알맹이를 조금씩 만들어 간다면 늦지 않을 것이다. 서로 다른 점을 인정하고 배려하여 관용을 베푸는 사회, 규격이나 틀에 억매지 않고 다양성을 추구하는 사회, 창의적인 일에 매진하도록 제도화 되어 있는 사회, 세상의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며 미래패러다임에 신속히 적응하는 사회, 이념과 사상 종교 학벌 출신지역에 따른 차별 받지 않는 사회, 실패를 딛고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사회, 약자를 배려할 줄 아는 사회, 도덕과 정의가 불길처럼 타오르는 사회가 되도록 우리서로 노력해야 할 것이다.

《한비자(韓非子) 〈외저설좌상(外儲說左上)〉》에 나오는 ‘매독환주(賣櫝還珠)’라는 고사성어를 되새겨 보자. 이 뜻은 구슬 상자를 사고 구슬은 돌려준다는 뜻으로, 본연의 일은 잊고 지엽적인 일만을 추구하는 것을 비유하거나, 물건을 제대로 보는 눈이 없음을 비유하는 말이다. 이제는 우리국민 모두가 스스로 껍데기를 벗어 던지고 알맹이를 추구할 때이다. “뭣이 중한디....”

<가을 하늘[秋天]> 이행(李荇 1478∼1534)
秋天無定力 가을 하늘은 뚜렷한 주관이 없는가봐
寒日易生陰 차가운 해에 쉬이 구름이 어둑해라
雨入深宵響 비는 깊은 밤 들어 소리 울리고
詩從白首吟 시는 흰 머리털 좇아서 읊조린다
斷蛩聞漸僻 벌레 소리 끊겼다 점점 외진 곳에서 들리고
殘燭對空沈 등잔불 가물대며 고요한 빈 방을 비추누나
身事煩料理 이 몸 할 일이 번거롭게 많으니
悠悠盡苦心 유유한 세상사 모두 마음 괴로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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