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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애물단지 '아주동 옥포정' 이대로 둘 것인가?
<기고>애물단지 '아주동 옥포정' 이대로 둘 것인가?
  • 거제통영오늘신문
  • 승인 2016.06.21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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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룡 아주동발전협의회장

 
지난 6월 16일, 17일에 열린 이순신 장군의 첫 승전을 기리는 옥포대첩기념제전이 올해로 54회째다. 그 발자취를 더듬어 보니 지금의 행사 장소인 옥포동 파랑포 승치봉 기념공원에다 기념탑 등을 새로 세워서 1996년 34회부터 이곳에서 개최되고 있다.

1957년 기념탑에 이어 1963년 옥포정 낙성 기념을 시작으로 1995년 33회까지 수십 년을 아주동에서 행사를 치렀다. 비록 조선소로 인해 원래의 자리에서 옮겨 놓았지만 지금도 애초의 기념탑과 정자인 옥포정이 '옥포정' 또는 '아주당'이라는 이름으로 불리면서 아주동 대우조선 남문 동쪽 바로 옆 옛 당등산 줄기에 그대로 남아 있다. 따라서 두 개의 기념탑이 있는 셈이다.

그런데 아주동 옥포정은 역사를 보존하지 않고 소홀히 하는 탓에 애물단지로 전락하고 말았다. 입구에는 흔한 안내판 하나 없어 역사가 깃든 곳이라 하기에는 너무 초라하다. 옥포정은 제대로 돌보지 않아 무너져 내릴 자세라 안쪽에 지지대를 받쳐서 겨우 지탱하고 있다. 기념탑도 육안으로 봐도 보수의 손길이 필요해 보인다. 조경수들은 제멋대로 웃자라서 무성하다. 매년 6월 16일이 기념일인데 이곳을 찾아 예를 갖추는 시장을 비롯한 정치인을 기대하지는 않지만, 그 모습은 그야말로 후손 없는 무덤과 다를 바가 없어 보인다.

이런 까닭에 심지어 이곳에다 탑과 정자를 그대로 남겨 둔 채, 2013년 대우조선이 아주동민을 위한다는 미명 아래 아주동 번영회, 주민자치위원회를 통해 바비큐장, 족구장 등 체육공원 조성 사업을 시도하기까지 했다. 결국, 이 사업은 아주동 청년회의 강력한 반대로 실패했지만, 대우조선이 옥포 조각공원에 외국인 임대아파트를 지으려다 보니 대체공원이 필요해서 저지른 자작극임이 드러나고 말았다.

오늘을 사는 우리가 이러고도 성금을 모아 가면서 기념탑, 옥포정을 세운 선인의 숭고한 뜻을 이어가고 있다고 자부할 수 있을까, 충무공의 정신을 제대로 기린다고 말할 수 있을까. 아주동민으로서 부끄럽기 짝이 없다.

특히 그동안 옥포정 이전 등의 공원 조성 공약을 내세우고도 아직 이행하지 않고 있는 국회의원, 시장 등 정치인들은 자성해야 한다. 나아가 속히 이 문제를 해결하여 단절된 역사를 잇고 보존하기를 기대해 본다.


 
● 1970년 아주동 옛 당등산 옥포정 모습

바다를 호령하듯 우뚝 솟은 당등산 옆으로 지금은 보이지 않는 바다가 훤하게 보이고, 몽돌 해변에 소나무들도 서 있다. 멀리 파랑포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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