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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의 요람, 거제도 애광원, 방문객 받아
장애인의 요람, 거제도 애광원, 방문객 받아
  • 거제통영오늘신문
  • 승인 2016.04.06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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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년 역사, 장애인 생활 교육 직업재활 등 타운형 보듬자리

 
거제도애광원이 장애인에 대한 인식 개선 등을 위해 앞으로 탐방객을 받기로 했다.

거제시에 따르면 장승포동 소재 '사회복지법인 거제도애광원'은 자연경관과 64년의 역사를 스토리화하여 많은 사람들이 알게 하고 장애인들에 대한 인식개선 등을 위하여 방문객을 받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현재 거제도애광원(김임순 원장)은 총 384,000㎡(116,000평) 면적에 특수교육기관인 거제애광학교, 장애인직업재활시설(애빈), 장애인거주시설(애광원, 민들레집), 공동생활가정(성빈마을) 등이 운영되고 있다.

애광원은 지적/중증 장애인들의 평화로운 생활과 거주, 지적장애인들의 특수교육, 직업재활, 제과 제빵, 원예, 이․미용시설 등 타운형으로 구성되어 있어 전국적으로도 최고의 시설로 자리매김하였으며, 최근에는 외국인들도 많이 찾아와 자원봉사 활동을 하면서 세계적인 사회복지 문화유산이라며 감탄하고 있다.

또한 애광원은 장승포 앞바다의 경관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위치에 있어 뛰어난 자연풍광과 오밀조밀한 건축물 등으로 거제에 살면서 애광원을 잘 아는 사람들은 맛있는 음료와 아름다운 경관을 보기 위해 지금도 방문하고 있다.
거제도애광원을 설립한 김임순 원장은 올해로 아흔둘의 연세로 지금도 건강한 몸과 마음으로 원장직을 수행하고 있으며, 6.25 전쟁의 피난지로 거제도로 오면서 부모 없는 영아들을 돌보게 된 것이 애광원 설립배경이라면서 그때 당시의 일을 이렇게 회상하였다.

『한국전쟁 중이던 1951년 8월, 나는 돌도 안 된 딸을 업고 시어머니가 피난 가 계신 거제도에 내려갔다. 어느 날, 갓난아기를 안고 시어머니와 함께 교회에서 예배를 드리고 나오는데 뒤에서 누군가 ‘김 선생’ 하며 나를 불렀다. 뒤돌아보니 내가 대학 다닐 때 공무원 신분으로 강의하러 오던 김원규 씨가 다짜고짜 나를 거제 앞바다가 내려다보이는 장승포 언덕으로 데리고 갔다. 숨이 턱까지 찬 상태로 언덕 위에 오르자 흙벽과 가마니로 엉성하게 얽어 만든 움막들이 서 있었다.

움막 안에는 정신없이 울어대는 갓난아기가 일곱이나 있었다. 김씨는 “피난민들이 살기가 너무나 어려워 버린 애들입니다. 김 선생이 이 아기들을 좀 돌봐주세요”라고 말했다. ‘몇 시까지 봐주면 되겠느냐’고 물었더니 그는 “몇 시까지가 뭐요, 이렇게 불쌍하고 어린 것들을 돌볼 생각조차 못할 거면 김 선생은 도대체 뭐하려고 공부했소?”라고 되물었다. 그는 ‘부탁한다.’는 말만 남긴 채 황망히 언덕을 내려갔다. 아기들을 안고 업고 달래다 보니 눈물이 흐르기 시작했다. 밤새 울면서 기도하던 중 깜빡 잠이 들었다. 멀리서 새벽기도 시간을 알리는 교회의 종소리가 들렸다. 새벽 종소리에 몸을 추스르려는 데 어디선가 크고 분명한 소리가 들렸다. “왜 네가 아이들의 수준으로 내려가려고 하느냐. 아이들을 네 수준으로 끌어올리면 되지 않겠느냐?” 이 꾸짖음이 이후 64년간 아이들을 돌보는 일에 나를 이끌었다. 27세 때의 일이다.』

처음에는 가마니로 만든 움막에서 생활을 시작하여 군용천막생활, 드럼통을 펴서 구들을 만들던 시절, 영아들을 먹이기 위해 60리를 걸어 취직을 부탁하는 등 어려운 고난과 고행을 겪으며 그녀는 억척스럽게 헤쳐 나가면서 한 가지씩 영아들과 장애인들을 위한 보금자리를 만들어 나갔다.

그 시절 이후 애광원 발자취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1952.11.27 애광영아원 설립
1959.12.23 애광직업보도소 개설
1970.02.01 애광기술학교 개설
1970.03.16 애광탁아소 개설 (現 옥수어린이집)
1971.11.27 거제기독병원 개설
1972.04.29 사회복지관 건립, 시어린이도서관과 가정법률상담소 사용
1978.07.31 영유아시설에서 지적 장애인시설로 전환
1980.03.01 지적장애아 특수학교 <거제애광학교> 개교
1986.05.22 독일 프뢰벨학교와 자매결연
1986.10.16 중증장애인 요양시설 <민들레집> 개설
1988.11.27 유리온실 <애빈하우스> 개설
1992.11.27 특수학교 <거제애광학교> 신축
1997.11.27 장애인공동생활가정 <성빈마을> 개설
2000.07.31 장애인 직업재활시설 <애빈> 개설
2002.10.25 원예치료실 <풍차언덕> 개설
2003.03.01 중증장애인 심리운동치료실 <뱀부홀> 개설
2004.06.04 장애인 체육관 <효종관> 개관
2007.11.03 태양열 난방 온수 시설 준공
2008.02.16 애광원 장애인숙소 <둥지마을> 증·개축
2010.02.22 장애인직업재활시설 <애빈> 증축
2010.07.06 장애인 재활지원센터 <BC카드하우스> 준공
2011.08.31 <분수정원> 개설
2013.08.16 직업훈련의 장, 생산품전시판매장 윈드밀테라스 개설
2014.01.01.공동생활가정 세나네, 네나네 증설
2015.10.08 거제애광학교 감각통합훈련실 오픈

작은 해안도시 분위기를 풍기는 거제시 장승포항에 이르면 저 멀리 끝없이 이어지는 바다를 굽어보는 언덕배기로 하얀 벽체에 빨간 지붕을 한 작은 집들이 모여 있는 두드러지게 아름다운 건물이 보인다. 경사진 대지조건을 자연 그대로 수용해 지은 건물들은 흩어진 듯하지만 하나로 이어져 있다. 큰 나무를 살리느라 지붕의 모양을 바꾸고, 건물의 높낮이까지 지형조건에 맞추어 지은 이 건물이 지적장애인의 천국으로 알려진 거제도애광원이다.
여느 관광지의 호텔보다 더 아름다운 애광원 건물을 설계한 사람은 건국대학교 강병근 교수이다. 애광원이 지금의 멋진 건물로 변모하게 된 계기는 1984년 김임순 원장이 독일 프뢰벨학교를 방문했을 때, 단지 48명의 장애인을 위해 그토록 훌륭한 시설을 갖추고 있던 프뢰벨학교를 보게 된 데 있다. 김 원장은 그곳의 교장으로부터 한국에서 강병근 건축대학원생이 프뢰벨학교를 다녀갔다는 이야기를 듣게 되었고 장문의 편지와 못 다한 말을 녹음테이프에 담아 우송했다. 그리고 열정적인 하소연을 읽고 들은 강병근 대학원생은 애광원이 어떤 곳인지 감동까지 느끼며 이해하게 되었다. 마침 이 시기에 장애인시설 건립 보조금이 지원되었으며, 설계에서부터 건축 감독까지 강박사가 맡아 1985년 12월에 착공 1986년 10월에 민들레집이 완공 되었다.
장애인들이 왜 보통 사람들보다 더 나은 환경에서 살아야 하는지에 대한 건축가의 대답은 이러했다. 건강한 사람은 불편이 있어도 능히 참고 스스로 해결할 수 있지만 그들은 그럴 수 없으므로 잘 응대 받아야 합니다. 그들에게는 이 좁은 공간이 자기 세계의 전부입니다. 그러므로 최대한 좋은 공간을 만들어 주어야 합니다.
지금의 애광원의 명물 중의 하나가 된 애빈하우스는 김 원장의 아이디어로 만들어진 곳이다. 장애인들의 자립을 위한 수익사업으로 양계를 생각했고 독일에 갔을 때 이런 찻집을 보고 힌트를 얻어 장애인들과 지역 사회인들이 자연스럽게 만날 수 있는 장으로 만들었다.

애광원을 방문하게 되면 이곳의 애빈하우스 등 전시관 관람과 장애인 수․공예품 관람 및 체험이 있으며, 장애인들의 주요생산품 유자만쥬 등 제과제빵, 유기농 농․축산물 등이 판매된다.
그리고 윈드밀테라스에서 한 잔의 커피와 자연풍광을 즐길 수 있으며, 휠체어 등산로 산행을 하면서 흥남철수작전 피난민 하선장소인 장승포항을 관람하게 된다.

사회복지법인 거제도애광원 송우정 상임이사는 "64년 애광원의 애환이 담긴 역사에는 힘들었던 시절 보모들은 이름도 빛도 없이 봉사만 하다가 가셨지만 그분들의 묵묵한 사랑의 실천과 김 원장님의 리더십이 지금의 애광원을 있게 했다"면서 "힘들었던 과거의 애환을 담은 역사 전시관을 만들어 탐방할 수 있도록 계획하고 있으며 비장애인의 방문을 통한 장애인에 대한 인식개선에도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애광원 예약 방문 문의처 : 055-681-7524 aikwa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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