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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이 아름다운 이유는 지기 때문
꽃이 아름다운 이유는 지기 때문
  • 거제통영오늘신문
  • 승인 2016.03.25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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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도에 핀 봄꽃들

꽃이 아름다운 이유는 지기 때문이랍니다. 꽃은 아무런 뜻이 없는 무정한 존재일 뿐입니다. 꽃이 아름다운 것은 꽃을 보는 유정한 존재인 인간의 유한성이 투영됐기 때문입니다.

단단한 겨울 전선, 여기저기 봄의 선발대가 피흘리며 전선을 돌파했습니다. 복수초는 한 겨울에 피어 버티다가 변산바람꽃과 노루귀 일속에게 바통을 넘겨주었습니다. 변산바람꽃은 찬비에 하얀잎이 투명하게 변하고 이제 모두 사라졌습니다. 노루귀는 좀 더 오랜동안 흰색 분홍색 청색으로 색색을 자랑하며 릴레이를 더 끌고갑니다. 그 바람닿는 골짜기마다 꿩의바람꽃, 어린 고양이의 눈을 닮은 괭이눈, 괭이밥, 봄 숲의 여왕 얼레지, 작아서보이지도 않는 겹왜미나리아재비 노랑잎, 비취색 찬란한 날개를 달았으되 땅으로 고개를 숙인 현호색 현호색...희고 노랗고 자색깊고 줄무늬있고 없고 둥글고 제 모양 제 색깔대로 피는 제비꽃, 향기 그윽한 산자고며 자태 고운 중의무릇, 여기저기 별꽃과 개불알꽃이 돋아나고 양지꽃이 봄볕을 받으면 이제 완연한 봄이 왔다는 소리입니다. 산을 벗어난 봄은 본격적으로 목련, 개나리, 진달래를 피우고 벚꽃을 폭발시킵니다. 곧이어 노랑붓꽃 각시붓꽃 앵초가 피어나겠지요. 5,6년동안 거제도 산계곡과 주름을 걸으며 많은 꽃들을 만났지만 올해 처음으로 만주바람꽃을 만났습니다. 올 봄 만난 꽃들을 올려봅니다.

맨 먼저 피어나고/맨 앞에서 흔들리고/맨 먼저 지는/최전선의 꽃 한송이/겨울의 맹우盟友/봄날의 쟁우諍友//너도 그런 꽃이다<꽃 한송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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