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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에서 '학교밖 청소년' 지원 대책을 공부하다
광주에서 '학교밖 청소년' 지원 대책을 공부하다
  • 거제통영오늘신문
  • 승인 2016.02.05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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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신년 첫 의정일기

-광주시 학교밖청소년지원센터와 남구학교급식지원센터 다녀와서

 
지난해 추석을 앞두고 서울특별시‘하자센터’,‘성북구학교급식지원센터’,‘청소녀쉼터’를 둘러 본 후 2016년 1월 마지막 금요일에 광주광역시 ‘학교 밖 청소년지원센터’, 학교 밖 청소년 작업장‘ 생각하는 손’, ‘남구 학교급식지원센터’를 방문했다.
‘학교급식지원센터’는 일주일 전에 내린 눈이 그대로인 광주광역시 변두리에 남구청 소유의 작은 창고를 개조한 것으로 빛고을공예창작토촌 바로 옆에 있었다.
30대 후반 노총각으로 보이는 센터장은 썰렁한 사무실이 무안했던지 자기가 쬐고 있던 전기히터를 뽑아서 내 옆에 갖다주면서 “겁나게 멀지요잉” 했다.

2013년에 문을 연 광주광역시 남구 학교급식지원센터는 광주광역시 남구 문화경제국 지역경제순화과 학교급식지원팀 소속으로 공무원 3명과 센터장을 포함한 계약직 2명 등 총 5명이 실무를 담당하고 있고 영양사, 공무원, 시민단체, 생산자대표, 급식전문가들로 구성된 학교급식운영위원회에서 센터운영에 관한 모든 것을 결정하고 있는, 말 그대로 민.관협력으로 굴러가고 있었다.

광주광역시 남구 학교급식지원센터는 타 지자체 급식지원센터와 달리 공급(배송)업체까지 공개입찰로 8~10대의 탑차를 선정하여 남구 전체 56개교에 매일 아침 급식지원센터에서 지역농축산물 약 190여개 품목의 식재료를 실어 나르고 있었다.

학교급식지원센터는 학교급식과 식생활 관리 종합정책계획을 만들고 지역 우수농산물과 친환경 농산물을 효율적, 안정적으로 공급하고 있었으며 유통 및 공급관리, 물품등록, 정산 및 식재료 품질기준과 선정기준을 마련하여 잔류농약검사, 토양검사 등으로 식품 안전성을 확보하고 수입산,  GMO,  트렌스지방,  첨가물  등을 배제한 식품을 공급하고 있었다.

덕분에 지역 농업도 지켜내고 아이들에게 건강한 먹거리를 제공하고 있었다. 센터운영을 위한 계약직 2명의 인건비와 저온저장 시설비용이 소요되지만 공동구매로 식재료 단가를 낮추고 유통마진을 빼면 오히려 전체 예산은 줄일 수 있는 그야말로 안하면 손해인 사업이다.

광주광역시의 2016년 무상급식비는 996억 4900만원으로 광주시 351억 9200만원, 구비 47억 9900만원, 시교육청 596억 5800만원으로 예산 확정했다. 도지사가 나서서 아이들 무상급식비 없애는 경남도민의 참담함을 다시 확인하는 순간이었다.

농협창고를 무상으로 지원받아 만든 친환경식재료 배송센터, 즉 저온저장시설을 둘러보고 광주광역시 학교밖 청소년 지원센터에서 운영하는 청소년 작업장 ‘생각하는 손’으로 갔다.

 
작업복 차림으로 맞아주는 최선아 학교밖청소년지원센터 코디네이터를 보니 너무 반가웠다. 저마다 크고 작은 사연과 상처를 안고 있는 아이들과 함께 생활하느라 나이보다 더 들어 보였다. 광주광역시 학교 밖 청소년지원센터장, 생각하는 손 코디네이터와 ‘생각하는 손’에 가보고 싶다고 따라 온 남구급식지원센터장과 함께 ‘상추튀김’에서 점심을 먹었다. 튀김을 상추에 싸서 먹는 아주 독특한 식당이었다. 식사를 끝내자 최선아 작업장 코디네이터는 “의원님, 출장비 나오지요잉? 점심 사시요잉” 다섯 명이 배불리 먹었는데 3만원이 넘지 않았다.

광주 대인시장 안에 목공작업장이 있는 것도 의아했는데 놀랍게도 대인시장 상인회가 청소년들의 자립기반 마련을 위해 의기투합한 결과물이라고 했다. 학교를 그만둔 청소년들에게 목공작업도 처음에는 쉽지 않았다고 했다. 지각, 결근을 밥 먹듯 하는 아이들이 스스로 공구를 사용하여 상품을 만들어 시장에서 팔고 그 수익금으로 임금을 받는 말 그대로 일터였다.
 

학교밖 청소년들에게 정말 필요한 것이 작업장과 일자리인데 ‘생각하는 손’은 아이들에게 좋은 일터였고 학교를 그만둔 꼴통이란 주홍글씨로 사회에서 아픔을 겪은 7명의 아이들이 스스로 작업장을 꾸미고 관리하면서 나름 건강한 공동체를 만들어 가고 있었다.

다행히 지역사회에서 관심과 애정을 가지고 있어 필요한 목공제품 주문이 늘고 있어 그럭저럭 수익을 내고 있다고 했다. 손목보호에 탁월한 효능을 자랑하는 노트북 받침대와 목 디스크를 방지한다는 컴퓨터 모니터 받침대 두 개를 멀리서 왔다고 5000원 깍아 줘서 3만원에 샀다.

컴퓨터 모니터 앞에 앉아 있는 지금도 거친 나무를 자르고 대패로 다듬고 사포질하면서 우뚝서기 위해 몸부림치는 아이들의 정성과 손길을 느끼고 있다. 그런데 불행하게도 이런 공간이 거제시에는 없다.

‘생각하는 손’ 작업장 안에 아이들이 직접 꾸민 작은 공간에서 광주광역시 학교 밖 청소년 지원 센터장과 마주 앉았다. 작은 체구에 멀리서 보면 학교 밖 청소년인줄 착각할만한 동안인 이민철 센터장이 나에게 먼저 질문했다.

“거제시는 학교 밖 청소년지원센터를 시 직영인가요?  민간위탁인가요?” “거제시가 직영합니다. 청소년상담복지센터가 운영하고 있습니다”
운영주체가 누구인가가 그만큼 중요하다는 것이다. 광주광역시 학교 밖 청소년지원센터 뿐만아니라 동구, 서구, 남구, 북구, 광산구 학교 밖 청소년지원센터 모두 청소년관련단체가 수탁운영하고 있었다.

전문성을 갖춘 민간이 잘 할 수 있는 영역은 민간에 위탁하라는 법률까지 만들었는데 거제시는 무슨 이유인지 민간영역을 점점 줄이고 청소년관련 사업에 대하여 민간위탁공고를 하지 않고 직영하는 이유를 모르겠다. 거제시 집행부의 일 욕심 아니면 민에 대한 불신, 민간의 전문성과 자율성 창조성를 최대한 활용하는 것이 현명한 선택아닌가

광주광역시 학교 밖 청소년지원센터는 기초 학교 밖 청소년지원센터를 지원하고 컨설팅할 뿐만아니라 청소년 정책을 연구하고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또한 10개의 대안학교와 청소년쉼터, 청소년수련관, 문화의집, 상담센터와 연계지원하고 있었다. 2015년 지난 한 해 동안 약 500여명의 광주시 학교 밖 청소년을 지원하고 매년 2곳의 작업장을 늘린다는 계획을 실행하고 있었다.
2014년 학교 밖 청소년지원에 관한 법률 제정 전인 2011년에 이미 ‘광주광역시 학교밖 청소년의 보호 및 교육지원조례’를 만들어 학교밖 청소년을 제도적으로 지원하고 있었으니 놀랍고 부러웠다.

거제시의 경우 2015년 겨제시청소년상담복지센터 운영보고서에 의하면 2014년 학업중단 청소년수가 중학생 68명, 고등학생 120명 총 188명이며 잠재적 학교 밖 청소년를 합치면 그 수는 훨씬 많을 것이다. 2012년 거제시 청소년 위기실태조사 보고서에도 거제시 위기청소년은 약 4,000명으로 추정된다고 발표했다.

청소년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어른의 잣대가 아닌 그들의 의사를 반영한 정책을 수립하고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소통 하려는 노력을 쉬지 않고 해야 조금의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이다. 거제시에서 태어난 생명은 한 생명도 소홀히 하지 말고 건강한 시민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아낌없는 관심과 진정성 있는 지원이 필요하다.
동터기 전에 출발해서 3시간 이상 달려 광주에 오길 잘 했다고 자화자찬하면서 돌아서는데 센터장이 한마디 했다. “다른 지자체는 공무원들의 오던디요잉...”

2016년2월5일(세월호참사661일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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