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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방동사리가 불러 모은 사람들
남방동사리가 불러 모은 사람들
  • 거제통영오늘신문
  • 승인 2015.12.07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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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방동사리 국제 워크숍 12월 11일 거제시청에서 열려

 
‘멸종위기 남방동사리 국제워크숍’관련 웹 홍보자료를 페이스북에 올렸다. 현수막도 게시를 했다. 관심이 뜨겁다. 거제도에서 담수어류 보호를 위한 국제워크숍이 열리는 게 신선하다고 응원해 주셨다. 남방동사리가 불러들인 사람들도 예사롭지 않다. 스웨덴 람사르 협약 사무국 아시아 부담당관, 일본 비와호 연구센터에서 남방동사리 연구자가 참석한다. 처음으로 남방동사리 서식을 확인한 채병수박사님과 전국에서 전문가들이 모인다. 제주도 람사르 습지 구역에서 생활하는 동백동산 선흘마을 주민을 초청했고, 거제도 삼거마을과 동부면 주민들에도 토론자로 참석을 부탁했다.

생각해 보니 남방동사리는 늘 사람들을 불러 모았다. 부름에 가장 많이 응답한 사람은 부끄럽게도 어른들이 아니라 아이들이다. 하늘강 아이들이 산양천에서 거제도 민물고기를 공부하고 모니터링했다. 산양천에는 산청 고향말로 ‘망태’ 표준어로 ‘동사리’와 비슷한 물고기가 산다. 납작한 돌을 들추면 돌 아래서 도망도 치지 않고 맹하게 있는 둔한 물고기다.
“ 남방동시라는 물고기야”
“ 우리 나라에서 유일하게 거제도 산양천에만 살아”
이 사실을 아이들에게 가르쳤다. 남방동사리는 거제도 민물고기 모니터링 활동의 중심이다.

남방동사리를 위해 온 손님 중에서 갚아야 할 빚이 있는 사람도 있다. 산양천 남방동사리 분포와 쉬리 멸절을 최종적으로 확인할 때 객관적인 시각이 필요했다. 그 때 인연을 맺은 사람이 '어살이연구회' 전형배 회장과 '민물고기 열하일기' 저자 김대민이다. 두 젊은 민물고기 연구자들이 거제도에 내려와 내가 풀고 있는 물음에 답과 확신을 주었다. 지금은 국내에서 공부를 하고 있지만 대민이는 미국에서 유학 중이었다. 잠깐 국내에 들어 왔다가 귀한 시간을 거제도 민물고기 조사에 사용했다. 고마움들을 갚아야 할 텐데 아직 갚지 못했다.

올 10월 달에는 일본 젊은 민물고기 연구가와 국내 젊은 연구가들을 불러 모았다. 오키나와 유큐대학 대학에서 민물고기를 전공하고 있는 고바야시, 오사카대학에서 물리학을 전공하면서 아시아 5개국을 돌아다니면서 민물고기를 공부하고 있는 쇼오다가 산양천에 왔다. 열정적인 일본 연구자들을 보면서 일본에 24번째 노벨 수상자가 나온 이유를 알 것 같았다.

일본 연구자들과 거제도 남방동사리 모니터링 2015.10.10

희망도 보았다. 일본 젊은 연구가들 옆에 우리 나라 젊은 연구가 최규정(광주동산고 1학년) 성무성(서원대학교 1학년) 학생이 함께 했다. 작년 겨울에 일본을 방문하여 일본 남방동사와 꺽저기를 채집했다고 한다. 젊은 국내 연구자들 열정이 일본연구자들과 견줄만 했다.

일본에서 보편적으로 만날 수 있는 남방동사리가 ‘거제도 작은 섬 작은 개울에서 살고 있다’는 사실을 신기 해 했다. 일본 젊은 연구자들과의 토론회에서 남방동사리에 대한 중요한 정보를 얻었다. 최근에 일본 남방동사리 연구에서 1종이 아니라 2종이 서식하고 있다는 사실을 들었다. 서식 분포에서는 4개 권역으로 다른 특성들이 나온다는 이야기를 듣고 깜짝 놀랬다.

일본 연구자들과 거제 환경운동연합에서 공동토론회 후 기념촬영 2015.10.10

 

남방동사리가 일본에서 서식하고 있는 남방동사리와 어떤 차이가 있는지 궁금했다. 궁금함에 몇 부분 답을 찾았다. 산양천 남방동사리는 일본 남방동사리와 어떤 모습이 같고 다를까? 혹시 일본과 다른 별종이나 아종으로 이해 될 정도로 큰 차이를 보이는 것은 아닐까하는 생각에 가슴이 뛰었다.

산양천 남방동사리 모습 2015년 6월

“ 선생님 산양천이 파괴되고 오염되면 남방동사리는 어떻게 되나요?”
“ 남방동사리를 어떻게 보호해야 해요?”
초등학교 학생이 나에게 던진 질문이다. 이 질문은 남방동사리를 알게 되면 누구나 자연스럽게 나온다. 산양천 곳곳이 개발되고 사람들의 집과 펜션들이 들어섰다. 물놀이를 하고 남방동사리를 재미삼아 잡고 죽였다.

남방동사리가 멸종위기 생물로 2013년부터 보호를 받기 시작했지만 달라진 것은 없었다. 가치를 인정받고 보호 필요성을 인정했지만 남방동사리 보호를 위한 행정적 노력은 없었다. 멸종위기 생물로 보호 받고 있는 남방동사리는 여전히 무관심 속에서 방치되었다. 쉬리가 멸절되었듯이 거제도 남방동사리도 그 뒤를 따르고 있다는 불안감이 현실이 될까 두렵다.

12월 11일에 아이들이 나에게 했던 질문에 답하기 위해서 많은 사람들이 모인다. 모인 사람들과 남방동사리와 함께 살아가는 공존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것이다. 누군가 죽임을 댓가로 옆에 있는 우리가 행복하다면 진정한 행복이 아니다. 산양천을 중심으로 살아가는 사람들도 행복하고, 남방동사리도 행복한 지혜로운 답들은 사람들이 찾아야 할 몫이다. 초등학교 2학년이 던진 질문에 몇 점짜리 답이 만들어질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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