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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를 야단친 뒤 ‘미안하다’고 사과해야 되나요?
아이를 야단친 뒤 ‘미안하다’고 사과해야 되나요?
  • 거제통영오늘신문
  • 승인 2015.11.07 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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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가장 사랑하는 사람 1위도 엄마, 가장 상처 주는 사람 1위도 엄마라고 합니다. 그런데 엄마가 가장 상처주고 싶지 않는 1위는 내 아이일 것입니다. 그래서 엄마들은 아이를 야단치지 않으려고 타이르고 노력하다가 더 심하게 야단치게 되기도 합니다. 그리고는 죄책감에 사로잡혀 더 참지 못한 자기 자신을 원망하고 아이에게 미안하다고 사과하게 됩니다. 그러나 이때 엄마의 ‘미안하다.’는 말은 아이를 더 혼란스럽게 할 수 있습니다.
6살 여자아이, 지효엄마의 사례입니다.
“저는 아이를 야단치고 감정적으로 대하는 것이 아이들 정서에 나쁘다고 해서 웬만한 일은 참고 좋은 말로 타일러왔는데 제가 잘 야단치지 않는다는 걸 알아서인지 요즘은 자기가 잘 못한 것을 알면서도 모른 척하고 말대답까지 하기 시작했어요. 그래서 요즘은 도저히 이건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서 아이를 야단을 치기 시작했는데 아이가 너무 제 눈치를 보고 위축되는 것 같아서 마음이 편치가 않습니다. 그리고 야단친 날은 잠자리에 들기 전에 아이에게 미안하다고 사과를 하곤 했는데 요즘은 아이가 되레 저에게 사과하라고 시키기도 합니다. 이럴 때는 또 어떻게 해야 되는지 모르겠습니다.”
아이들이 점점 자라면서 부모가 가르쳐야할 것, 야단쳐야 할 일들이 늘어나면서 갖게 되는 고민입니다. 특히, 야단치는 과정에서 아이가 감정적인 상처를 많이 받았다고 느껴지면 미안하다는 표현보다 “엄마가 너무 심하게 화를 내서 많이 놀랬지?”라고 아이의 감정을 읽어주는 것이 더 지혜로운 대화법입니다. 아이에게 부정적인 감정을 지나치게 쏟아냈다고 하더라도 ‘미안하다’고 말하게 되면 아이는 자신의 잘못된 행동까지 허용되는 것으로 생각하게 될 수 도 있습니다.
그래서 위의 지효사례처럼 야단맞은 후 자기의 잘못을 고치는 것보다 ‘엄마는 또 화내고 나면 미안하다고 하겠지.’라고 생각하고 사과 받는 것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게 됩니다. 사과가 아니라 엄마의 감정폭발에 놀랐을 아이의 마음을 위로해 주고 더 올바른 행동이 무엇인지 알려주는 대화법을 사용해보세요.
예를 들면, 아침에 서둘러 유치원이나 학교 갈 준비를 해야 되는데 아이가 늑장을 부려서 엄마에게 심하게 야단을 맞은 경우 저녁시간에 잠자리 들기 전 이런 대화를 해보세요. “아침에 엄마가 너무 심하게 화를 내서 많이 놀랐지? 엄마가 마음이 급해선지 네가 너무 천천히 하는 것처럼 느껴져서 화가 많이 났어. 너도 나름대로 빨리 하려고 했는데 잘 안돼서 그런 거지? 내일은 우리 더 잘 해보자, 파이팅!” 하면서 아이의 놀란 마음도 공감해주고 엄마 마음도 표현하고 엄마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도 한 번 더 알려줄 필요가 있습니다.
엄마에게 야단맞고 아이가 상처받지 않았을까 염려가 될 때 이제는 사과에 집중하기보다는 마음을 읽어주세요. 공감해줄 때 아이가 더 감정적인 상처를 잘 이겨낸다는 것을 기억하세요. 그리고 엄마 자신도 아이에게 화내고 난 뒤 후회와 죄책감을 갖기 보다는 그럴 수 있다고 자기 자신을 인정하고 용서할 때 더 감정을 조절하는 힘이 생기게 될 것입니다.

글쓴이 윤한민

하바놀이학교 원장
국제아동뇌교육연구소 부소장
국제뇌교육 종합대학원 박사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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