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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오늘 일기 뭐 써?!
엄마, 오늘 일기 뭐 써?!
  • 거제통영오늘신문
  • 승인 2015.11.07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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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의 주인, 인생의 주인으로 키우는 뇌교육칼럼

 

하루를 시작하는 것이 ‘아침’이라면 ‘하루를 준비하는 시간’은 전날 저녁이다. 그런 점에서 하루를 마무리하고 내일을 준비하는 활동으로 ‘일기쓰기’는 의미 있는 활동이 맞다. 그러나 요즘 초등학생들에게 일기쓰기는 엄마에게 잔소리 듣고 선생님께 검사받는 거리이고 부모에게도 역시 골칫거리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부모 자신도 일기를 안 쓰면서 아이에게는 당연한 듯이 ‘일기쓰기’를 강요하기 보다는 일기쓰기에 흥미를 가질 수 있게 도와주어야 한다.


일기를 쓰려면 먼저 내용과 형식이 필요하다. 초등학교에 들어가면 제일 먼저 일기쓰는 법이 프린트물로 제공되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일기를 쓰기 싶은 마음’ ‘글쓰기의 재미’이다. 아이가 초등학교 1,2학년인데 벌써 글쓰기에 흥미을 잃고 일기 쓰기를 싫어한다면 내용도 형식도 아무 소용이 없어진다.
초등학교1학년 민수엄마가 들려준 이야기다. 저녁밥을 먹고 나면 민수를 책상머리에 앉혀놓고 ‘세줄 이상 일기쓰기’라는 미션을 수행하기 시작한다고 한다.


“민수야, 일기 써야지! 내일 선생님께 검사받는 날이잖아. 그런데 넌 왜 엄마가 일기 쓰자고 해야 써? 네 일인데 왜 알아서 못해? 빨리 이리로 와봐!”
“엄마, 그런데 오늘은 또 뭐 쓰지? 쓸게 없어!”
“왜 없어?! 아까 낮에 승철이랑 놀이터에서 놀았잖아! 그거 쓰면 되잖아!”
“어떻게 써?”
“휴.. 그럼, 엄마가 불러 주는 데로 써봐. 놀이터에서 승철이와 놀았다. 선생님이 첫 칸은 띄워야 된다고 했지?”
“응, 엄마, 그런데 놀이터할 때 ‘놀’은 어떻게 써?”
“너, ‘놀’자를 아직도 몰라?!”


많은 부모들이 이건 아니라고 생각하면서도 어떻게 해야 될지 모르겠다고 한다. 여기서 잠깐 ‘뇌’이야기를 하자면 유아기부터 초등저학년 시기까지는 재미가 있어야 무엇이든 하는‘우뇌의 시기’다. 그래서 이 시기 교육은 놀이형태나 체험학습이 가장 효과적이다. 좌뇌 시기인 초등학교 고학년이후 어른들은 흥미가 없어도 해야 하는 명확한 이유가 있으면 할 수 있다. 그러나 우뇌시기의 아이들은 재미가 있어야 의욕이 생기고 집중이 된다. 그래서 이 시기 아이들은 일기를 써야하는 이유나 의무를 강조하기 보다는 일기를 즐겁게 쓸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처음에는 시간이 좀 걸리더라도 의미를 알고 흥미를 가질 수 있도록 ‘이야기 나눈 후 일기쓰기’ 방법을 제안한다. 즉, 학교 다녀와서 간식 시간이나 저녁식사시간에 오늘 있었던 일을 서로 ‘즐겁게 대화하는 시간’부터 만들어보자. 아이가 하는 어떤 이야기도 흥미를 갖고 들어주면 아이는 즐거워할 것이다. 그 때 이 내용을 일기로 써보자고 제안하자. 그리고 아이가 쓰고 싶어 하는 말을 말하게 하고 부모가 6하원칙과 맞춤법에 맞게 써주고 그 것을 보고 아이가 따라 적게 해보자. 처음에 이렇게 부모가 써주고 따라 쓰게 하는 이유는 띄워 쓰기나 맞춤법보다 아이가 쓰고자 하는 내용을 우선으로 하기 위해서이다. 그리고 다 쓴 뒤에도 반드시 읽어보고 함께 만족해하고 내일은 또 어떤 재미있는 일이 일어날까 질문도 던져보자.
이렇게 글쓰기 전에 즐겁게 이야기를 듣고 말하는 시간을 갖는 것은 아이들이 글을 읽고 쓰기를 배우기 전에 말문부터 열었던 것과 원리가 같다. 이제 세 줄 쓰기도 부담스러웠던 일기쓰기 숙제시간을 이렇게 아이와 함께 즐겁게 하루를 마무리하고 내일을 행복하게 준비하는 시간으로 리모델링 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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