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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관심 속에 방치된 '남방동사리' 멸종1급
무관심 속에 방치된 '남방동사리' 멸종1급
  • 거제통영오늘신문
  • 승인 2015.06.22 1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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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도 하천과 민물고기 3

거제도 물길에서 우리가 들어야 할 민물고기 울음소리 ③

무관심 속에 방치된 남방동사리를 아시나요?

한반도에서 유일하게 거제도에 살아가고 있는 생물, 거제도에서도 유일하게 한 하천에서만 살아가고 있는 물고기, 멸종 위기 야생생물 1급, 남방동사리가 가진 수식어다. 채병수 박사님이 1999년에 거제도 산양천에서 처음 발견되어 세상에 알려졌다.

처음 남방동사리를 만났을 때 어릴 때부터 산청 냇가에서 잡았던 ‘망태’ 표준어로 ‘동사리’와 똑같았다. 남다르거나 특별하지도 않았다. ‘알게 되면 이해 하고 사랑하게 된다’는 말처럼 우리나라에서 거제도 산양천에서만 살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더 특별한 물고기가 되었다.

 

 

도감을 보면 농어목(Perciformes) 동사리과(Odontobutidae)에 3종의 물고기가 있다. 가장 쉽게 볼 수 있는 것은 동사리( Odontobutis Platycephala Iwata and Jeon, 1985)다. 동사리는 우리 나라 강원도 북부와 동해로 흐르는 하천을 제외한 대부분 물길에서 살고 있다. 강원도 고성군에서는 구구락지 꾸락지로, 경기도 가평군에서는 구구리로, 경북상주에서는 꾸거리 전남 나주에서는 광태기, 전남 남원에서는 귀머거리 귀먹상아리, 충남 공주 멍텅구리라는 고향말을 가지고 있다. 전국적으로 고향말이 있는 것을 보면 우리 나라 대부분의 지역에 살고 있고 흔한 물고기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동사리의 고향말들을 보면 재미있는 사실이 발견된다. 고향말을 보면 행동이 느리고 바보 같다는 느낌을 주는 말들이 많다. 물고기를 잡기 위해서 돌을 천천히 뒤집으면 잘 도망을 가지 않고 가만히 있다. 도망을 가더라도 멀리 가지 않고 납작한 돌 아래에 숨기 바쁘다. 어릴 때 이런 특성 때문에 발견된 동사리는 맨손으로 쉽게 잡았다. 행동이 빠르지 못하기 때문에 붙은 고향말들이다.

고향말과 다른 점들도 많다. 큰 입과 잘 발달된 이빨, 동사리과 물고기들의 특징이다. 큰 입을 이용해 물 속의 작은 물고기를 잡아먹거나 수서 곤충을 잡아 먹고 살아간다. 행동은 느리지만 사냥 능력을 갖추고 있는 공격성이 발달된 물고기다. 5월부터 돌 아래 노란색 알을 낳는다. 재미있는 것은 미련 곰탱이처럼 생겼지만 수컷이 알 자리를 떠나지 않고 수정된 알을 지키는 부성애가 발달된 물고기다. 동사리과의 물고기들이 납작한 돌 아래서 쉽게 발견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얼룩동사리( Odontobutis interruta Iwata and jeon, 1985)는 영산강 이북의 서해로 흐르는 강과 하천에 살아간다. 이름처럼 몸에 작은 반점들이 많이 있어 동사리와 구분이 된다. 남방동사리(Odontobutis obsura Temminck and Schlegal,1845)는 거제도 산양천에서만 살고 있다. 등무늬가 나비넥타이 무늬가 있다. 하늘강에서는 ‘나비넥타이를 한 물고기’라고 불명을 붙여주었다.

 

 

이 3종은 몸통 무늬로 구분할 수 있다. 동사리는 위에서 보면 3개의 검정색 무늬가 보인다. 동사리는 등지느러미를 지나는 무늬가 사각형에 가깝고, 남방동사리는 위에서 보면 검정색 리본 모양이다. 이것을 알면 쉽게 구분할 수 있다. 얼룩동사리는 무늬들이 넓게 나타난다. 동사리나 얼룩동사리는 우리 나라의 중요한 생태 자원이다. 왜냐하면 이 2종의 물고기는 우리나에서만 살고 있는 우리 나라라 고유종이다. 이 말은 우리 나라서 사라지면 지구상에 사라지게 된다는 말이다.

 

 

 

남방동사리는 우리 나라 고유종은 아니지만 매우 중요한 물고기다. 현재까지 남방동사리는 한반도에서 거제도에서만 살고 있다. 거제도에서도 유일하게 산양천에서만 서식을 한다. 서식 구간은 최대 3km 정도로 매우 제한 적이다. 3km의 서식 공간들은 매우 위험하게 변하고 있다. 현재 추진 중인 풍력 발전소가 건설되고 토사가 계곡을 물을 따라 흘러 내려 올 경우 상류역의 산양천 서식지 사라 질 위험에 처해 있다. 현재 개발 계획이 논의 중인 노자산 학동 케이블카 공사로 대량의 토사가 흘러 들 경우 산양천 중하류역의 서식지가 위험에 노출 될 수 밖에 없다.


 

남방동사리의 서식지는 위험에 방치되어있다. 4월 중하순부터 남방동사리가 산란이 시작된다. 그런데 5월부터 산양천 중류역은 사람들이 물놀이 공간으로 이용된다. 물놀이와 사람들의 간섭으로 산란장들이 교란 받고 있다. 여름철이면 물고기를 불법적으로 포획하고 잡고 있다. 강 옆에는 펜션들이 줄줄이 들어서 있다. 수질도 계속해서 악화 되고 있다. 우리나라 유일의 남방동사리 서식지의 모습이라고는 믿기 않지만 산양천 남방동사리 서식지 모습이다.

 

남방동사리를 한반도 지사학적 측면에서 매우 중요한 물고기다. 일본 남서부에 서식하는 남방동사리가 거제도 산양천에 서식한다는 사실을 통하여 과거에 이 곳의 물길들이 연결되어 있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비록 과거에 연결되어져 있었던 물길이지만 산양천의 남방동사리는 2300만년 동안 거제도라는 독립된 하천 공간 속에서 진화 적응하면서 살아 왔다.


 

환경부에서도 남방동사리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다. 멸종 위기 야생생물 Ⅰ급으로 보호 하고 있다. Ⅰ급이란 자연적 또는 인위적 위협 요인으로 개체수가 현저하게 감소되어 멸종 위기에 처한 야생 동식물이라는 의미이다. 환경보호법 67조(벌칙)에는 ‘멸종위기 야생생물 Ⅰ급을 포획·채취·훼손하거나 고사시킨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상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라고 되어 있다. 놀라운 사실은 이렇게 중요한 남방동사리 서식지 보호에 대한 안내 간판을 산양천 어디에서도 발견 할 수 없다. 환경단체와 아이들이 붙어 놓은 펼침막이 전부다.

 
 

생태계의 가치를 알리고 보호해야 할 행정 당국의 무관심이 원망스러운 이유다. 많은 사람들은 물놀이 하는 공간에서 잡은 물고기가 그렇게 중요한 물고기라는 사실을 모르고 있다. 물놀이를 하고 물고기를 잡는 사람들만을 탓할 수 없는 이유다. 지금의 현실은 무관심과 홍보 부족이 만들어낸 결과이다. 지역 생태계의 가치를 알리고 보호하며 다음 세대들에게 그대로 물려 주어야 할 의무와 책임이 우리들에게 있다면 지금 우리가 남방동사리의 보호를 위해서 해야 할 일들이 무엇인지 분명해 진다.

우리들 무관심 속에서 거제도에서 사라진 꺽저기와 쉬리는 사라졌고, 이제 남방동사리가 그들의 뒤를 쫓고 있다. ‘우리 세대에 거제도에서 또 한 종의 물고기가 멸절될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혼자만의 걱정이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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