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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영호샘의 교육 칼럼-논에 심은 붉은 장미
변영호샘의 교육 칼럼-논에 심은 붉은 장미
  • 거제통영오늘신문
  • 승인 2014.03.03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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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강동아리 변영호 교사의 미국교육 연수기 2

 

 

▲ 하늘강동아리 변영호 교사


일본 학교도 가 보았다. 중국 북경 중심 학군도 방문한 경험이 있다. 이번에는 미국 학교와 교실이다. 하워더 카운티(Howard county)에 소속되어있는 Bollman Bridge Elementary School을 2일간 실습 방문했다. 미국 학교에 대한 기대감과 새로운 경험에 대한 불암감이 있다. 하워더 카운티(Howard county)는 미국 전체 교육청 평가에서 10년 연속 1위를 했다. 방문학교는 미국 공교육이 자랑할 수 있는 표본 학교인 샘이다.

학교 본관은 정확하게 8시 30분에 개방되었다. 교실에 도착하자 학생들은 담임선생님과 몇 가지를 확인하고 수준별 아침 활동에 참여를 했다. 2학년을 수준으로 나누어 학습 활동에 참여 시키는 모습이 냉정해 보였다. 만일 우리나라에서 초등학교 저학년 때부터 철저하게 수준별 수업을 진행한다면 어떤 반응을 보일까? ‘학생들을 경쟁 논리로 내 몰고 있다’ ‘학교는 학생들의 인성교육에는 별 관심이 없는 것처럼 보인다’라고 비판 받았을 것이다.

▲ 2학년교실수업장면

수준별 수업과 단계별 수업 과정으로 진행


 

 

반학생 전체가 수업을 할 때도 수준별 수업과 단계별 수업과정들이 진행되었다. 학습 능력이 부족한 학생은 다른 곳에서 부진아 지도 선생님과 공부를 했다. 전체 프로그램이 진행되더라도 자기 수준에 맞지 않으면 보조 선생님 지도를 받으면서 다른 학습 내용을 했다. 참 매력적이다. 교육학자들 눈에도 지금 보이는 미국 공교육의 수업 모습은 참 매력적으로 보였을 것이다. 이 모습들이 우리 나라 교육과정에 들어와 있는 ‘수준별 학습’,‘단계형 학습’, ‘수행평가’등의 원조를 라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미국 교실은 교사를 중심으로 다양한 교육 조직들이 지네발처럼 움직이고 있었다. 보조교사, 전담교사, 학습부진아교사, 운영보조 인력과 행정 보조 인력이 수업을 진행하는 교사를 위해 움직였다. 교사는 어떻게 하고 무엇을 해야 하는지 결정하는 판단자, 평가자로 학생들을 이끌어 갔다. 이것이 미국이 자랑하고 싶은 공교육 모습이었다.

학생들이 자기 수준에 맞는 교육프로그램을 공교육에서 받고 있기 때문에 과외에 대한 유혹은 없을 것 같았다. 학부모들은 ‘학생들이 능력에 맞는 교육과 수업을 받고 있다’는 생각을 하고 이것이 학교에 대한 믿음과 교사에 대한 신뢰로 연결되는 것 같다.

수준별 수업은 2가지 신뢰가 바탕이 된다. 첫째 교사가 학생에 대한 평가와 판단을 학부모가 절대적으로 신뢰해야 가능하다. 둘째 수준별 활동을 통하여 학생들 개별적 능력을 계발하고 키울 수 있다는 믿음이 있어야 한다. 우리 학교 현장에는 이런 신뢰와 믿음이 얼마나 자리 잡고 있을까? 수준별 수업에 대한 비판이 많다면 교사와 학교에 대한 신뢰와 믿음이 약하다는 뜻이다.

 

교사 중심 교육 행정 지원 시스템 절실

 

 

▲ 2학년 교실 장면

우리 교실 모습을 생각하면 슬프다. 교사는 교실에 혼자 외롭다. 많은 행정 업무들이 교사 옆을 지키고 서 있다. 하나를 하기 위해서는 거쳐야하는 다양한 과정과 절차가 있을 뿐이다. 하고 싶은 일들을 하려고 해도 형식적인 절차와 준비 과정을 경험하고 나면 소금에 절인 배추가 되고 만다. 전자문서화 되면 없어 질ㅠ것만 같았던 종이 문서는 전자문서 편리성 때문에 더 많아 졌다. 조직적인 통계 자료를 요구하는 게 현실이다.

교사는 학생의 호기심과 눈망울에 답해야 하는 사람들이다. 행정적 통계자료와 형식적 교육 과정에 교사들을 매몰시켜서는 안 된다. 학교 현장이 이런 모습이라면 교사를 교실 수업 중심에 둔 미국식 수행평가와 수준별 교육과정, 단계형 프로그램들은 실패할 수 밖에 없다. 마치 벼가 자라는 논에 붉은 장미 송이를 심어 둔 모습이기 때문이다.

논에 심은 붉은 장미는 오래가지 못한다. 한국의 교육 현실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훌륭한 교육 제도가 아니다. 교사들을 교육 활동 중심에 두고 같이 움직여 줄 수 있는 교육 행정 지원 시스템이다. 교사를 교육 활동 중심에 세우고 교사의 능력을 극대화 시킬 수 있는 교사 지원 시스템, 이것이 우리가 미국으로부터 진정으로 배워야하는 교육제도이고 학교 모습이어야 한다. 이것이 우리가 말하는 교육복지의 수준을, 공교육의 수준을, 공교육에 대한 학부모들의 신뢰를 높이는 최선의 방법이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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