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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강 동아리, 사마귀 알찾아 나서다
하늘강 동아리, 사마귀 알찾아 나서다
  • 거제통영오늘신문
  • 승인 2015.04.16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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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매물도로 떠나지 못한 사마귀 원정대

올해 봄꽃는 비꽃인가 봅니다. 툭툭툭 벚꽃이 터질 쯤 세찬 바람이 불어 벚꽃은 비꽃이 되고 말았습니다. 진달래도 목련꽃도 붉고 흰 꽃잎 자랑을 포기하고 잎이 돋고 있습니다. 해마다 4월이면 못자리 논에 담기는 봄단비가 내렸습니다. 올해는 4월16일 세월호 참사의 분노 때문인지 봄비가 세찬 바람을 품고 다니면서 봄이 꽃을 품는 것을 독하게 시샘합니다.

 
<사진: 소매물도로 떠나는 저구항의 배 모습>

4월 시작되면서 비가 오고 바람이 부는 봄날 때문에 걱정이 생겼습니다. 3월 중순에 사마귀 원정대를 만들고 4월 첫주에 소매물도에 ‘사마귀 원정대’가 출발 할 계획이었습니다. 아쉽게도 궂은 날씨 때문에 시도도 못하고 11일로 연기를 했습니다. 다행이 4월11일에는 비 예보가 없었습니다.

아침에 일어 나자 마자 창밖을 보았습니다. 흐렸지만 비는 오지 않았습니다. 밖으로 나가자 잔바람이 나뭇가지를 타고 놀고 있습니다. 급한 맘에 같이 가기로 한 두철샘에게 배가 매물도로 떠나는지 확인 전화를 했습니다. 다행이 배는 출발을 한다고 합니다.

 

 
<사진 : 아이들이 잡아온 왕사마귀 2014년 11월>

 

 
<사진 : 사마귀 실내 사육장 모습 2014년 11월> 

사마귀 원정대가 소매물도로 가는 이유는 하늘강에서 작년 10월부터 시작한 사마귀 탐구 활동 때문입니다. 작년 가을부터 사마귀 찾기 활동, 사마귀 사육활동, 사마귀 알 받기 활동을 해 왔습니다. 11월에는 자목련 나무에 성공적으로 넓적배사마귀가 알을 받았습니다. 그 이후로 우리는 이 나무를 ‘사마귀 나무’라고 부릅니다. 우리 나라에는 왕사마귀,사마귀,좀사마귀,민사마귀,넓적배사마귀, 항라사마귀, 애사마귀, 좁쌀사마귀 8종의 사마귀가 살고 있습니다. 거제도는 8종의 사마귀를 관찰 할 수 있는 곳입니다.

 

 
<사진 넓적배사마귀 모습

 
<사진 사마귀 나무에 넓쩍배사마귀가 낳은 알집>

 
<사진 하늘강이 만든 알 찾기 구호>

올해 봄부터는 사마귀 알 채집 활동을 해 왔습니다. ‘사마귀 알을 찾을 수 있을까?’ 걱정을 했는데 무식한 걱정이 되고 말았습니다. 호기심은 전염병처럼 번져 갔습니다. 4월4일에 야외에서 사마귀 조사를 하고 있는데 까똑이 울렸습니다. 신우마리나에서 아이들끼리 모여서 사마귀 알을 3시간 동안 찾았다는 메시지를 받았습니다. 아이들이 맘 속 깊은 곳에서 호기심이 발동했고 몰입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면서 교사로서 느낄 수 있는 희열을 맛 보았습니다. 교육의 두려움도 함께 배웠습니다. .

 

<사진 사마귀 나무에 삼마귀 알 달기 활동 모습 2015.4월>

 

<사진 아이들이 찾아온 넓적배사마귀와 참사마귀 알집>

 
<사진: 사마귀 나무 아래서 하늘강 아이들>

하늘강에서는 항라사마귀 알집, 민사마귀 알짐, 좁쌀사마귀 알집을 찾지 못했습니다. 민사마귀알집은 좀사마귀 알과 거의 똑 같아서 눈으로는 구분이 불가능합니다. 좁쌀사마귀는 거제도에서도 서식하고 있지만 희귀종입니다. 성충을 확인 한 사람도 손꼽을 정도입니다. 찾지 못한 사마귀 알 중에서 항라사마귀 알이 그나마 찾을 수 있는 가능성이 높습니다. 소매물도에서 3년 전에 항라사마귀를 채집했는데, 사마귀 원정대는 이곳에서 항라사마귀알을 찾으려고 했습니다. 

 


 < 좀사마귀 모습>

곤충들과의 만남은 인연이 아니면 이어지지 않습니다. 만나고 싶어 발버둥 쳐도 인간의 노력으로서는 해결되지 않는 부분이 있습니다. 간절히 바라고 바라면 어느 날 자기 발 아래 ‘뚝’ 떨어진 돈처럼 나타납니다. 몇 번 이런 경험을 하고서야 생물들과 맺은 인연들의 소중함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사진 사마귀 알집 개인 사육통을 만든 하늘강 아이들>


저구항에 도착했지만 바다는 새파란 입술과 작은 거품을 들어 내며 배의 출발을 막고 섰습니다. 아이들 가슴 속도 실망감에 콩딱콩딱 파도가 일고 말았습니다. 집으로 바로 갈 수 없었습니다. 소매물도 초지대와 비슷한 홍포 마을 초지대를 조사 해 보기로 했습니다. 항라사마귀 알 대신 깨끗한 좀사마귀 알을 찾는데 만족하고 고현으로 출발을 했습니다. 해금강 바람의 언덕으로 들어가는 길은 주차장이 되어 있었는데 학동으로 나가는 길도 밀렸습니다. 늦은 점심은 더 늦은 점심이 되고 말았습니다. 미안 맘에 학동 고개를 넘자마자 노자산 휴양림으로 들어가 평상에서 점심을 먹었습니다. 두철샘이 싸온 정성스러운 김밥을 먹으면서 아이들이 먼 훗날 사마귀 원정대를 잊지 못할 것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사진 남부면 홍포 나을 초지에서 항라사마귀 찾기 활동을 하는 하늘강>

 

<사진 노자산에서 찾은 애사마귀 알집>


점심이 훨쩍 지났지만 날씨는 흐렸습니다. 바람은 잔가지에 붙어서 웅웅소리도 냈습니다. 노자산 휴양림은 가을철이면 애사마귀를 볼 수 있는 곳이라서 애사마귀 알을 찾아 보기로 했습니다. 작년 10월 말경에 애사마귀 성충을 잡기 위해서 두철샘과 밤에 왔다가 만나지 못했습니다. 늘 맘만 먹으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던 애사마귀를 보지 못하고 돌아오는 발걸음이 무거웠던 기억들이 돋아 났습니다. 휴양림 돌 아래을 천천히 들추면서 조사를 시작했습니다. 한 두개를 뒤졌는데 애사마귀 알집들이 붙은 돌들이 여기 저기서 보였습니다. 애사마귀 알집은 사람이 만들어 놓은 ‘작은 직사각형의 껌’을 닮았습니다. 한번 ‘이 사마귀 알이 애사마귀 알이야’라고 일러 주거나 배운다면 평생 기억할 수 있을 정도로 독특합니다. 재미있는 애사마귀 알집을 보고서야 아이들이 조금 신이 났습니다.

다행입니다. 아이들이 무사히 집으로 돌아간 후에야 빗방울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바람이 나뭇가지를 붙잡고 신나게 그네를 타는 모습을 보면서 날씨가 사마귀 원정대를 도왔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무리해서 들어갔다면 아이들은 세상에서 가장 독한 배멀미를 경험했을지 모릅니다. “사냥꾼을 사냥군으로 오타를 내서 하늘이 노해서 그럴까요?”라는 두철샘의 말을 듣고 웃었는데 이 작은 실수를 하늘이 보고 감동을 해 험하고 위험한 소매물도로 가는 길은 조금 늦추었나 봅니다.

 

 
<사진 사마귀 원정대 모습. 2014. 4월>

사마귀 원정대가 소매물도로 가는 것을 포기한 것은 아닙니다. 10월경 가을 햇살 속 풀 밭에서 놀고 있는 항라사마귀를 만나기 위해 갈 것입니다. 아이들 호기심 속에 항라사마귀가 알을 낳고 날개가 돋아 살아갈 수 있도록 궁리를 시작했습니다. 소매물도에 가지 못한 아쉬움과 항라사마귀에 대한 물음표가 사마귀 탐구 활동을 더 알차게 만들어가는 바탕색이 될 것입니다.

 
<사진 : 사마귀 나무에 붙여 둔 아이들 글과 태어날 날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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