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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1억' 경남지사 '사실상 유고'
'홍준표 1억' 경남지사 '사실상 유고'
  • 원종태 기자
  • 승인 2015.04.15 10: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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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의 심판자 '모래시계 검사' 출신 홍준표 경남도지사가 비리혐의로 수사대상에 올랐다. 인생역전도 한순간이다.
자원비리 수사를 받던 경남기업 회장이 스스로 목숨을 끊으면서 남긴 쪽지 한장이 봄꽃처럼 폭발하고 있다.

전현직 대통령비서실장을 비롯해 집권당 거물인사들 사이에 적힌 '홍준표 1억'.
당사자에게는 봄날 아지랑이처럼 몽롱할 것이지만 무상급식 중단으로 분노한 경남도민들은 기대만발이다.

'무상급식 반대하더니 법무부 무상급식 받게 생겼다' '주민소환되기도 전에 감방으로 소환되는 것 아니냐' SNS에는 비아냥이 넘쳐난다. 자업자득이다.

새누리당 대표 선거용으로 줬다는 사람, 전달했다는 사람, 받았다는 사람이 시인했다, 홍지사는 수사대상 1호다며 대서특필이다. 공소시효도 남아 사실이 확인될 경우 사법처리도 불가피하다는 보도다.

홍지사는 그동안 진주의료원 폐쇄, 무상급식 중단 등 진보와 보수간 갈라치기 정치로 집토끼 잡기에 전력했다. 이른바 '종북좌파'와의 전쟁을 통해 보수우파의 환심을 사서 대권후보로 자리잡겠다는 계산을 숨기지 않았다. 경남에서는 일정정도 표심을 잃더라도 전국적 보수 정치의 대표주자가 되겠다는 야심이 아이들과 학부모들의 마음에 깊은 상처를 주고 있다.

이제까지 홍지사는 독단적인 리더십, 욕먹는 리더십, 추상같은 리더십으로 도청공무원들을 진두지휘하고 도의원들을 거수기로 만들고 도비 분배권을 무기로 18개 시장군수들을 휘몰아쳐 한줄로 세웠다.

지방독재라는 비판은 강한 리더십으로 받아들여졌다. 묻지마 보수 지지와 '모래시계 검사', 깨끗한 이미지가 경남도민의 지지 기반이 됐기에 가능했던 일이다. 경남도청 모토는 '당당한 경남'이다.

헌데, 그 당당한 이미지라는 것이 절정을 지나 떨어져버린 목련꽃 신세다. '정치를 하다보면 왕왕 그런 일이 있었다', '배달사고 가능성'을 변명한다. 땅에 밟히는 목련꽃잎보다 더 처연하다.

'홍준표 1억' 리더십으로 어떻게 추상같은 '령'이 서겠는가? 어떻게 '당당한 경남'을 외칠 수 있겠는가?
지사직 사퇴 목소리가 만발하고 있다. 욕먹는 리더십을 즐기는 사람이 사퇴하지는 않을 것이다. 법에 보장된 권리를 충분히 활용하는 것을 어쩌겠는가?

다만 도지사  바라기 기관들에게 당부한다. 도지사는 '사실상 유고상황'이라고 할 수 있는 만큼 무상급식중단 정책은 동력이 다했다고 봄이 옳다. 도청공무원들과 도의회, 시장군수, 시의원들은 도지사 유고상황에 준해 홍지사의 정책을 중단하는 게 순리다.
죽은 권력을 버리고 새로운 보궐권력(시민권력)에 줄 서는 게 당신들의 생리에 맞다.

도지사 바라기 경남도와 시장군수들은 당장 무상급식 폐지를 위해 진행중인 서민자녀교육비 지원사업 신청 등 관련 업무를 중단해야한다.
도의회는 중재안 마련 논의에 앞서 도민들과 학부모들에게 진정어린 사과를 하고,무상급식을 중단시킨 서민자녀지원조례안 폐지안을 발의해 통과시켜야한다.

'내 세금내고 내 아이 점심 한끼도 못먹이냐'며 학부모들의 분노폭발에 힘입어 18개 시군에서 서민자녀교육비지원조례가 통과되지 않았다. 도비 257억 원, 시군비 386 원 등 총 643억 무상급식비는 그대로 남아 있다.
홍준표 독재는 '사실상' 무너졌다. 지금이라도 경남도와 도의회, 18개 시군은 광명을 되찾아 무상급식 원상회복을 위해 나서야 한다. 

이 길만이 분열과 갈등, 고통과 분노의 경남도를 넘어서서 통합과 상생의 경남도로 나아가는 첫걸음이다.  지방자치도 살고 학부모들과 아이들이 함께 사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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