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뉴스
과거를 통해 현재를 살고 있는 이탈리아 로마
과거를 통해 현재를 살고 있는 이탈리아 로마
  • 거제통영오늘신문
  • 승인 2015.02.24 16:1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두딸과 함께 떠난 유럽여행기-6최양희 시의원

여행일기6
드디어 마지막 여행지 로마에 도착하다
1월25일 아침 7시 20분 파리 오를리공항에서 출발하여 로마 피우마치노 공항 9시 20분 도착인 이지젵(easyjet)을 타기 위해 새벽 4시에 일어났다. 애들 깨우고 짐 챙겨서 아침 5시에 체크아웃하고 1인당 18유로씩 달라고 하는 밴을 타고 공항으로 갔다. 유럽에서 택시 타고 거스름 돈은 아예 포기하는 게 건강에 좋다. 아니면 잔돈을 준비하든지...그리고 짐 한 개당 추가로 돈을 요구할 때는 마치 삥뜯기는 기분이었다. ‘우리나라 택시 좀 보고 배워라 제발’.

비행기 탑승을 위한 가장 성가신 절차인 공항 검색대를 통과하기 위해 신발까지 벗고 노트북을 꺼내려고 가방을 열었는데 아뿔사 배낭 안에 과도가 있었다. 아침에 급히 짐을 챙기는 바람에 과도가 들어있는 화장품 가방을 캐리어에 넣지 않고 배낭에 넣은 것이 화근이었다. 검색대 통과하다 걸리면 더 문제가 될 것 같아 검색대 직원에게 칼집에 들어 있는 과도를 꺼내들고 좀 봐 달라고 자진 신고 했지만 별도로 격리되어 IS 요원급의 집중 몸수색을 당했다. 아침부터 몸과 배낭이 너덜너덜 둘 다 만신창이가 되어 비행기에 올랐다. 파리와 로마는 시차가 없어 비행 2시간 만에 로마 ‘피우마치노 공항’에 도착했다. 로마 중심지에 있는 숙소까지 가는 택시가 마치 타임머신으로 착각할 만큼 도시 전체가 로마 제국의 흔적들로 가득했다. 날씨 또한 다른 도시보다 포근하고 햇볕도 쬘 수 있어 아침의 비극을 잊는데 한 몫 했다.
 

5일 동안 머물 숙소는 싱가폴 사람이 운영하고 있는 2층으로 된 테라스가 있는 고풍스런 아파트였다.
숙소에 짐을 두고 장보러 로마 시내로 나갔다. 숙소 직원이 알려준 마트를 찾아 헤매다 스페인 광장을 만났다. 영화 ‘로마의 휴일’에서 내가 지금까지 본 사람 중에 가장 예쁜 오드리 헵번이 젤라또 아이스크림 먹는 장면으로 더 유명한 스페인 계단과 동전이 바닥에 잔뜩 깔려있는 분수대에는 한 겨울이지만 많은 사람들이 앉아서 각자 자기 나라 말로 속닥거리고 있었다.
로마는 도시 전체가 유적지라 특별한 계획 없이 그냥 헤매면 된다. 골목을 헤매다 멈춘 곳이 로마의 대표 분수인 ‘트레비 분수’였다.  지금은 공사중이라 제대로 볼 수 없어 너무 아쉬웠다.
그리고 약 2천년 전에 아그리파의 손에 탄생된, 세계에서 가장 큰 돔 건물 중 하나인 ‘판테온 신전’은 신비한 기하학적 냄새가 물씬 풍기는 정갈한 성당이었다. 성당 내부에는 바닥에 앉아 스케치 하는 건축학을 전공하는 학생들로 북적거렸다. 조용히 성당 밖을 나와 골목 몇 개를 지나 어둠이 내려앉기 시작한 로마거리를 무작정 걸었다. 불빛만 봐도 예사롭지 않는 저 곳은 로마제국의 원형경기장 ‘콜로세움’이었다. 밝은 날 다시 오기로 하고 싱가폴 사람이 알려준 마트를 찾기 위해 골목을 누비고 있을 때 우리나라 icoop 과 비슷한 incoop이라는 간판을 발견했다. 쌀, 양파, 사과, 계란, 물, 우유, 식빵, 맥주, 삼겹살, 마늘은 샀는데 김치와 쌈장이 없었다. 인도쌀로 밥을 하고 삼겹살은 마늘과 양파와 함께 굽고 파절이 대신 야채 샐러드로 저녁을 먹고 나와 막내는 2층에서 큰 딸은 1층 쇼파베드(쇼파겸 침대)에서 잤다.
로마의 둘쨋 날, 아침 준비하고 있는데 테라스에서 고양이 소리가 들렸다. 애들이 얼른 문을 열어주었더니 고양이 한 마리가 마치 자기 집인양 성큼성큼 주저없이 거실로 들어와서는 구석구석 누비면서 찬장과 식탁다리에 목덜미를 비비고 나더니 능청스럽게 쇼파 위에 올라 앉아 자리를 잡았다.
“뭐꼬, 이 고양이 우리가 안 무섭나? 아니면 원래 여기 살던 고양인가?”
뜻밖의 손님과 아침을 함께 먹고 세계에서 가장 작은 나라, 작년에 우리나라에 와서 세월호 유가족을 위로하고 간 프란치스코 교황이 있는 곳 ‘바티칸’으로 갔다. 숙소에서 테베레강을 따라 30분 정도 걸었을 때 두 팔로 감싸고 있는 듯 한 성 베드로 광장과 성당이 눈에 들어왔다. 벌써 수백명의 사람들이 줄 서있었고 우리도 거의 1시간 30분 만에 검색대를 통과 할 수 있었다.
검색대를 통과하자마자 눈에 띈 것은 미켈란젤로가 디자인 했다고 알려진 알록달록한 옷을 입은 경비병이었는데 스위스 용병이라고 했다. 얼핏 보면 피에로 같은 병정을 지나 드디어 성베드로 성당에 들어섰다.

“어머나, 세상에 이럴 수가!! 어떻게 사람의 손으로...” 말문이 막혔다. 나뿐만 아니라 성당에 들어서는 모든 사람들이 할 말을 잃었을 것이다. 도저히 사람이 만들었다고 믿기 어려웠다. 특정 종교가 없는 나도 충격과 감동의 전율로 사지가 마비되는 듯했다. 도저히 손바닥만한 현대문명의 결정체인 스마트폰으로 성 베드로 성당을 담는 것은 불가능했다. 정신을 가다듬고 성당 내부를 둘러보았다. 입구 오른 편에 미켈란젤로가 20대 초반에 만든 ‘피에타’ 조각상, 십자가에 못 밖힌 아들 예수를 안고 있는 성모마리아의 담담하고 자비로운 표정이 방탄유리 안에서 나의 시선을 잡아 끌었다. 수 백 가지 신들의 조각상들과 수 십 개의 제단들은 인간 세상이 아닌 마치 신의 나라에 와 있는 착각을 하게 했다.


신의 나라에서 빠져나와 미켈란젤로의 그림 천지창조와 최후의 심판이 있는 시스티나성당과 바티칸 박물관으로 갔다. 바티칸박물관을 다 둘러보고 마지막에 시스티나 성당에 도착했다. 이곳은 카메라 촬영이 금지되어 있었다. 몰래 카메라를 들이 대면 경비병들이 바로 달려왔다. 그리고 떠들면 바로 주위를 주었다. 벽에 붙어있는 의자에 앉아서 천정의 그림을 감상하는 수 밖에 없었다. 4년을 천정에 메달려 그렸다는 천지창조를 한 참 바라보니 기독교인이 아닌 나도 저절로 성령이 충만해지는 듯 했고 ‘미켈란젤로 모티브(동기)’라는 말이 생기게 된 일화를 알고나서 미켈란젤로는 도대체 어떤 사람인지 정말 보고 싶었다.
박물관 기념품 판매소에서 미켈란젤로 그림책을 한 권 사들고 다시 천지창조와 최후의심판이 있는 시스티나성당으로 다시 갔다. 하루를 바티칸에서 보낼 수밖에 없었다.


로마에서 세쨋 날은 물의 도시 베네치아(베니스)로 갔다. 6시 30분 첫 기차로 산타루치아(베네치아)로 출발했다. 4시간을 달려 도착한 산타루치아역 바로 앞이 바다였다. 베네치아 내에서 이동수단을 수상택시, 버스, 곤돌라 3가지 밖에 없었다. 곤돌라는 너무 비싸서 포기하고 걸어서 베네치아를 구경하고 역으로 돌아올 때 수상버스를 타기로 했다. 건물과 건물을 이어주는 바닷길이 너무 아름다운 베네치아, 직접 눈으로 보는데도 그림 같은 베네치아, 곧 있을 가면 축제로 들떠 있는 베네치아를 구석구석 누비다 잠시 쉬는 곳에서 “어라 이거 톳나물 아닌가” 먹는 것에는 본능적으로 반응하는 터라 바로 한 웅큼 잡았는데 “엄마, 여기서 이러시면 안됩니다” 하는 바람에 채취의 욕망을 억누르고 발길을 돌려야 했다.


로마보다 쌀쌀한 베네치아에서 하루를 보내고 터미널에 도착해서 미리 예매한 기차표를 한 시간 빠른 것으로 바꾸고 기차타기 전에 화장실을 들렀는데 1회 사용료가 1인당 1유로(1300원)였다. ‘배고픈 건 참지만 이건 참을 수도 없고..물의 도시에서 이거 너무한데’
로마에서 마지막 날은 한창 복원작업을 하고 있는 ‘콜로세움(Colosseum)’과 고대 로마시대 정치 경제의 중심지였던 ‘포로로마노(Foro Romano)’ 로마 7개 언덕 중 하나인 ‘팔라티노 언덕(Palatino Hill)’으로 갔다. 이 세 곳은 로 그리고 숙소로 돌아와 로마의 마지막 만찬을 두 마리의 고양이와 함께 했다.
과거를 통해서 오늘을 살고 있는 유럽처럼 우리도 우리의 과거를 제대로 정리하고 잘못된 것은 진심으로 반성하고 좋은 문화는 잘 보존하고 복원하는 것이 가장 훌륭한 자산이라는 것을 다시금 확인하는 시간이었다.
화려하고 웅장한 유럽의 고대, 중세의 문화유산이 부럽기도 하지만 겨울의 햇볕과 바꾸고 싶지는 않다.


 
영화‘로마의휴일’에서 오드리헵번이 젤라또아이스크림을 햝으면서 내려온 스페인계단
영화한편으로 이렇게 유명해질수있다니 믿기지 않음

 

 
로마거리에서 열정적인 탱고를 추고있는 남녀

 

 
 
‘포폴로광장’ 발길 닿는 곳이 유적지인 로마

 
우리나라에 icoop, 로마는 incoop 반갑다 쿱!!
 
바티칸시티 가는길 테레베강가에서

 
이제 거의 다 왔네요. 뒤로 ‘성베드로성당’ 보이시죠
로마의 거리 및 도로는 우리와 달라요. 주위건물들과 잘 어울리고 멋있긴한데 사이사이 쓰레기가 들어가기도 하고, 하이힐은 꿈도 꾸지마세요

 
성베드로 성당 들어가기 위해 수백명이 줄을 서 있어요. 외국인 가이드들의 호객행위 엄청 심하더군요.

 
성베드로성당에 있는 미켈란젤로의 ‘피에타’

 
충격과 전율의 성베드로 성당 내부 사진은 딱 한 장 뿐 사진 찍는 것이 불가능한곳 

 
바티칸 박물관의 조각상들

 
58명의 철학자와 학자들을 생생하게 묘사한 라파엘로의 ‘아테네학당’

 
바티칸박물관의 나선형 계단

 
산타루치아 기차역 광장

 
물의도시 베네치아의 곤돌라

 
베네치아의 자가용 배

 
베네치아의 성당

 

 
포로로마노에서

 
판테온신전

 
공사중인 ‘트레비분수’ 공사장 감독인줄

 
콜로세움에서

 
콜로세움

 
로마 숙소에 찾아 온 고양이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