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19일 마산 3·15아트홀 국제회의장에서 경상남도 서예단체 총연합회가 주최한 학술세미나에서 성파 하동주 선생의 서예 일대기를 조명하였다.
발제자로 나선 이촌 김재봉(서예가)께서는 일제강점기의 불운한 시대를 오직 필묵에 의지하며 한 시대를 풍미한 성파선생의 삶과 그의 예술(청년기, 장년기, 노년기) 여정을 역사적 사실에 근거하여 조명하였다.
선생이 이룬 공은 추사의 직계 제자가 아닌 사숙제자(私塾弟子)로서 추사 서첩을 통해 자신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세상에 이름을 남겼고, 영남지방에 추사의 맥을 잇게 하는 지대한 공을 세웠다고 했다.
다만 선생이 생전에 일군 작품 대부분이 추사체로써 제2의 추사라는 명성에 맞는 성파만의 새로운 자기화의 예술세계를 구축하지 못했던 것은 아쉬웠던 점이라 했다.
토론자로 나선 청강 허인수(거제서예학회 대표)는 본 논고에서 추사 서첩은 소치 허련의 판각본이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하였으나, 당시 우의정(右議政)으로 있던 조인영(추사의 친구)의 조카인 조병현(趙秉鉉)께서 거제 귀양(1847년) 때 추사 서첩을 가지고 와 거제 동록당(東簏當)을 위시한 유림들과 교류하면서 성파의 아버지(하지호)에게 전달되었을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는 견해를 제시했다.
또한 성파의 글씨가 추사체의 한계를 벗어나지 못하였다는 세평(世評)이 있으나, 그의 서법에 내포된 문질(文質)을 자세히 보면 추사의 것과 확연한 차이가 있고 서법의 격조(格調) 및 탈속(脫俗)은 물론 고아(古雅)하고 졸박(炪樸)하며, 글씨 자체의 회화적인 추상성(追想性)과 조형성(造形性) 등이 어느 서예가의 것과 비교할 수 없는 특장(特長)이 있다는 견해를 제시했다.
한편 2부 행사는 경남의 작고 작가 조명전으로 성파 하동주 선생의 유묵전을 개최했다.
전시작품은 병풍 5점 액자 및 족자 22점 서각 1점 등 총 28점이 3·15아트센터 제1관 전시실에서 전시되고 있으며 전시 기간은 오는 24일까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