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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거제시, 도로 폐지 피해 나 몰라라
(기고) 거제시, 도로 폐지 피해 나 몰라라
  • 거제통영오늘신문
  • 승인 2022.04.02 2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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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룡 아주동발전협의회 회장

 

거제시가 33년 된 도시계획도로를 폐지하여 심각한 피해를 주고 있다. 큰 문제다. 그런데도 거제시는 나 몰라라 하고 있다. 원성이 높을 수밖에 없다.

문제가 되는 도로는 아주동 탑곡마을 4개의 안길이다. 이 길들은 마을 한 지역 가운데를 큰대자(大) 모양으로 교차한다. 초등학교와 아파트 세 곳과도 연결된다. 현 도로 10개와도 그물망처럼 당연히 이어진다.

문제의 도로는 거제시가 1986년에 도시계획도로로 지정했다가 2020년 폐지했다. 도로 지정과 폐지까지의 기간이 33년이다. 긴긴 세월이 아닐 수 없다. 그런데도 거제시는 그동안 도대체 어찌 된 영문인지 도로를 개설하지 않았다.

거제시가 도로를 폐지한 이유가 법률에 따라 20년 이상 집행하지 않은 도시계획시설이 자동 해제되는 도시계획시설 일몰제이다. 하지만 실상은 예산이다. 혹시나 했는데 역시나 예산 타령이다.

이런 행정 탓으로 주택 4채, 아파트, 도로 부지와 나대지 등 도로에 접한 땅이 큰 피해를 보고 있다.

이 주택들과 아파트는 해당 도시계획도로 때문에 거제시가 건축을 허가했다. 그런데도 어처구니없이 그 도로를 거제시가 폐지했다. 졸지에 대지를 맹지로 만들었다. 거제시의 자가당착이다.

이러다 보니 주택은 각자도생 통행로를 확보해야 한다. 타인의 땅을 이용하다 보니 토지 사용료를 내야 한다. 아니면 아예 땅을 사야 한다. 주택의 재산적 가치는 말할 것도 없이 바닥이 아닐 수 없다.

아파트는 정문과 후문이 허가 당시 도시계획도로가 개설되지 않아서 부득이 아파트 옆쪽의 도랑을 덮은 길에 나란히 어깨동무하고 있다. 허가 당시의 애초 위치가 아니다 보니 이래저래 불편할 수밖에 없다. 이제는 그 불편함을 해소할 수 없게 됐다.

나대지는 도로 개설만 기다리다가 이제는 맹지라서 아예 건축할 수가 없다.

문제의 도로 부지 중에서 피해가 가장 큰 땅은 두 곳이다. 한 곳은 열십자(+)형, 다른 한 곳은 니은(ㄴ)형이다. 도시계획도로 지정으로 말미암아 도로 부분만 떼어 나누어 쪼개다 보니 이런 기이한 모양이 됐다. 이제는 회복 불가이다. 재산세는 꼬박꼬박 내고 있지만 도로 이외의 다른 용도로는 무용지물이다.

문제의 도로 중에서 가장 심각한 피해를 주는 도로는 소로 3-23호선이다. 이 도로에 접하여 주택 3채와 나대지가 있다. 이 도로를 개설하지 않으면 주택 3채와 나대지는 고립무원이 된다.

그래서인지 거제시는 도시계획도로를 폐지하기 전에 주민설명회를 열어 아주동 도시계획도로 중에 유일하게 소로 3-23호선을 집행예산(12억4천7백만 원) 확보 계획이 있어 존치하기로 했다.

그러나 결국 채 몇 개월도 되지 않아 거제시는 예산 1조 원에 가까운 규모에도 불구하고 예산 부족을 이유로 들어 숨통이나 다름없는 이 도로마저 돌연 폐지하고 말았다.

피해자와 주민들은 그동안 4개의 마을 안길이 개설되기만을 이제나저제나 학수고대했다.

그러다 보니 도시계획도로 지정으로 인해 33년간 재산권을 행사할 수 없어 발생한 막대한 기회비용 등 손해는 물론이고, 도로 폐지로 인한 심각한 피해까지,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모두 피해자가 떠안는 것은 인지상정으로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더군다나 이런 피해가 여기 한 곳뿐만이 아니다. 여기저기에서 비난과 원성이 터져 나오고 있다.

그런데도 거제시는 요지부동이다. 피해를 구제하거나 해결할 기미조차 보이지 않고 있다. 법률에 따라 도로를 폐지했다는 답변만 되풀이하고 있다.

그러면서 행정의 오작동으로 인한 피해인데도 결자해지는 고사하고 고스란히 피해자에게만 떠넘기고 있다. 이것이 과연 행정의 존재 이유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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