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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딸과 함께 떠난 유럽 여행
두딸과 함께 떠난 유럽 여행
  • 거제통영오늘신문
  • 승인 2015.02.04 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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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양희시의원의 유럽여행기 4-비틀즈 해리포터의 런던

<여행일기4>

셜록홈즈, 비틀즈, 노팅힐, 해리포터의 나라 영국 런던에서

스콧랜드 에던버르에서 아슬하게 기차를 타고 영화 ‘해리포터’에서 해리가 마법학교 갈 때 벽을 뚫고 기차 타러 가는 장면을 촬영했던 런던 ‘킹스크로스 역’에 오후6시20분에 도착했다.
실제 촬영장소는 승객들에게 불편을 끼쳐서 해리가 끌고 있던 카트와 부엉이모형을 역 로비 한 모퉁이에 전시해 놓았는데 사람들이 줄서서 사진을 찍고 있었다.
물가가 비싼 런던은 한인 민박도 1인당 우리 돈으로 5만원, 1박에 15만원으로 웬만한 호텔숙박료와 맞먹었지만 한국 음식도 그립고 말이 잘 통하니 여행지에 대한 정보도 얻을 겸해서 한인 민박을 5박 예약했고 킹스크로스 역에 내려서 ‘엘레펀트 역’으로 가는 지하철을 탔는데 서울지하철보다 훨씬 좁고 오래되어 낡았으며 의자도 버스처럼 배치된 곳이 있어 많은 사람들이 의자 사이사이에 서있기 매우 불편했다. 우리가 탔을 때 퇴근시간이라 얼핏 봐도 우리칸에만 10여개국 넘는 다양한 인종들이 섞여 있었다. 밀려들어오는 사람들 때문에 턱수염 덥수룩한 아랍계 남성의 품에 거의 안겨서 몇 정거장 가야했다.

퇴근길 지하철 풍경은 전 세계 다 비슷하지 싶다. 코끼리역에 내려서 5분 걸어 흐린 어둠 속에 도착한 한 동짜리 허름한 아파트 앞에 도착했다. ‘설마 여기가 인터넷에서 본 한인 민박?’ 불길한 마음이 현실이 되지 말았으면 했는데 현실이 되고 말았다. 13평 남짓한 공간에 방이 3칸, 우리가 묵을 곳은 세 벽면에 2층 침대가 3개가 놓여있는 도미토리공간이었다. 화장실 한 개로 10명이 사용해야하고 심지어 세 명이상 들어가지도 못할 주방 겸 부엌에는 젊은이 두 명이 차지하고 앉아서 스마트폰을 하고 있었다. 심지어 인터넷도 되다 말다하고, 좁은 공간에 투숙객이 많으니 시끄럽고 한인 민박이 다 이렇진 않을 텐데 여긴 정말 불편했다. 그렇다고 방값이 싼 것도 아니고 하루만 묵기로 하고 바로 호텔을 검색하고 예약했다. 민박집 주인한테 미안하다 하고 날이 밝자마자 짐을 들고 전날 밤 예약한 ‘세인트자일스 호텔’로 옮겼다.

호텔에 짐을 두고 책,영화,드라마까지 셜록홈즈에 대한 애정이 남다른 큰 딸과 막내 단홍이와 함께 ‘셜록홈즈’박물관으로 갔다. 흐리고 쌀쌀한 런던의 오후, 멀리서 셜록홈즈 박물관임을 한눈에 알아볼 수 있게 많은 사람들이 221b 라는 간판과 담배 파이프를 문 탐정 얼굴이 걸려있는 건물앞에 길게 줄 서있었다. 어른 10파운드, 어린이8파운드 총 28파운드(우리돈46,000원) 주고 산 표를 들고 1시간을 기다려 3층짜리 건물의 좁을 계단을 올라갔다. 작가인 아서 코난도일 보다 유명한 소설, 드마라 속 주인공인 허구의 인물 셜록홈즈 밀랍인형과 홈즈가 사용했던 책상, 안경, 돋보기, 망원경 등등 아주 구체적이고 상세하게 꾸며놓았지만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셜록홈즈박물관을 나와 바로 옆에 있는 리젠트공원을 들렀다. 공원 입구에 들어서자 마자 수 십마리의 백조와 수 백마리의 비둘기, 기러기, 갈매기, 물오리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유럽 산 새들은 사람들과 참 잘 어울리고 있었다. 우릴 반겨준 각종 조류들 사이를 뚫고 나오자 넓게 펼쳐진 초록 잔디밭에 다람쥐가 뛰어 다니고 있었다. 가지고 있던 땅콩을 손바닥에 올려놓자 겁내지도 않고 한달음에 달려와서 냉큼 집어 먹는 모양이 얼마나 귀엽던지 보이지도 않는 해가 뉘엿뉘엿 지고 있는데 애들은 공원을 떠날 생각을 안했다.

호텔로 돌아오는 길에 유명한 테스코에 들러 장을 보는데 컵으로 된 신 라면을 발견하고 모두 신나했다. 런던은 초보 여행자들도 쉽게 길을 찾을 수 있도록 도로, 골목 표지판이 잘되어 있었다. 지도와 안내판만 보고 호텔에 무사히 도착했다.
지독한 겨울 날씨로 유명한 런던의 3일째, 다음 세인트자일스 호텔을 체크 아웃하고 무거운 구름이 우리 머리 위를 따라다니다가 가끔 비도 뿌려주는데 짐 가방을 끌고 오전 11시부터 시작하는 여왕 근위병들의 교대식을 보기위해 버킹검 궁전으로 갔다. 겨울에는 짝수 날만 교대식을 공개한다고 했다. 다행히 우리가 가는 날이 1월 18일 일요일이었다. 지하철역에 내리는 사람은 우리 셋 밖에 없었는데 공원에는 벌써 수 백 명이 진을 치고 있었다.
멀리 알록달록한 한복을 입은 젊은 여학생들이 보였다. ‘한국에서 한복 홍보하러 왔나’ 궁금해서 직접 물어 보았다. “저희들은 진주 과학대 학생들인데요. 저희 학교 홍보하러 왔어요” “이렇게 만난 것도 인연인데 기념 사진 한 장 찍을까요” 했더니 좋아했다. 우리가 사진을 찍자 마자 근처에 있던 한국 남학생들부터 외국사람들까지 같이 사진찍자고 줄어 섰다.
‘감기 조심하고, 무사히 귀국하길.’ 유럽에서 만난 젊은이들 보면 왠지 마음이 뭉클하고 찡했다.

전 세계에서 근위병 교대식을 보려고 수 천 명이 굳게 잠긴 버킹검 궁전 철문이 자석인 듯 다닥다닥 붙어있었다. 드디어 음악이 연주되고 말을 탄 근위병들이 공원 저 끝에서 등장하기 시작하자 자리 다툼이 더 치열해졌다. 겨우 자리를 잡고 교대식을 지켜보는데 ‘에게, 이것 볼 라고 추운데 비 맞아가며 1시간을 기다렸단 말인가’ 애들도 실망했는지 “엄마 진짜 군인 맞아?  알바 아냐? 우리나라도 알바들이 하잖아” 중간에 군중들 사이를 비집고 나왔다. 런던에서 가장 넓은 하이드공원을 가로질러 다음 숙소인 ‘랭게스터게이트호텔’로 갔다.

더블린 공원은 숲에 가까웠다면 런던 공원은 넓은 호수와 탁 트인 잔디밭 때문에 광활한 초원 같았다. 하이드공원도 각종 새들이 먹이 주는 사람들을 애워싸고 있었다. 처음엔 넓은 공원이 부러웠는데 넓어도 너무 넓어서 가로질러 호텔까지 가는데 1시간 넘게 걸렸다. 랭게스터게이터 호텔은 영화‘노팅힐’의 배경이 된 런던 노팅힐 근처에 있었다. 짐을 풀고 광활한 만주벌판 같은 하이드 공원을 건너온 지친 다리를 잠시 쉬었다가 노팅힐 거리로 산책 겸 장을 보러 갔다. 아기자기한 가게들이 길 양쪽에 빼곡했고 중고물건부터 유명브랜드까지 없는 게 없었다.

그 많은 가게 중에 수백 개의 미싱을 전시해 놓은 옷가게가 전직 A급 미싱사였던 나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노팅힐 거리도 우리의 추억 앨범에 저장하고 런던에 머무는 마지막 날은 대영박물관, 런던아이, 빅벤과 국회의사당, 피카델리 광장, 트라팔가 광장을 둘러보았다.
 

1월 20일 오후 1시 31분 파리행 유로스타기차 출발 전에 ‘비틀즈거리’로 갔다. 유로스타 출발역과 가깝기도 하고 큰딸이 꼭 가자고 했는데 사실은 내가 더 가고 싶었다. 한적한 주택가 횡단보도에서 벌써 남녀커풀들이 달리는 차를 피해서 횡단보도에서 사진을 찍고 있었다. 비틀즈 멤버들 사진중 이 횡단보도 건너는 사진이 정말 기가 막혔는데 그 현장에 직접 와 보니 그리고 생존자 폴메카트니가 이 마을 어딘가에 살고 있다고 생각하니 설랬다. 큰 딸도 신호등이 없는 횡단보도에서 알장거리다가 겨우 사진 한 장 건졌다. 내도 찍고 싶었는데...
학창시설 비틀즈 노래가사 외우면서 자랐던 나처럼 우리 애들도 비틀즈 노래를 좋아하다니 비틀즈는 세대를 초월한 사랑을 받고 있었다. 셋이서 비틀즈 노래 ‘I will’를 흥얼거리면서 파리로 가는 기차가 우리를 기다리는 세이트팬크라스역으로 출발했다. 이번에는 무사히 기차를 탈 수 있겠지.

 
킹스크로스역 ‘해리포터’

 
셜록홈즈 박물관 입구

 

 
셜록홈즈박물관 내부

 
셜록홈즈 박물관 내부

 

 
리젠트파크 오리들 

 
리젠트파크 다람쥐들

 
런던 시내 테스코에서 발견한 신라면

 

 
버킹검 궁전에서 만난 진주 과학대 학생들

 

 
기대에 못 미친 근위병 교대식

 
영국 여왕 근위병 교대식에 구름처럼 모여든 군중들

 
끝이 보이지 않는 하이드공원. 왜 우리나라 새들은 사람을 무서워 하는지

 
완전 조류 천국 같습니다

 
노팅힐 거리에서 나의 시선을 사로잡은 옷 가게

 
대영박물관에 견학 온 초등학생들

 
김치없는 레스토랑 ‘김치’에서, 간판보고 반가워서 들어갔는데 아 글쎄 ‘김치’ 식당에 김치가 없어요

 
템즈강 건너 런던아이

 
국회의사당과 빅벤 

 
거리공연이 활발한 피카델리 광장

 
프라팔가광장에서 

 
런던 중심지 트라팔가 광장

 

 
가슴 설렜던 ‘비틀즈거리’ 런던의 다른 횡단보다는 흰색 칠을 해놓지 않았는데 여기만 우리나라 횡단보도처럼 되어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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