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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지보호지역이 돈 버는 길이다"
"습지보호지역이 돈 버는 길이다"
  • 거제통영오늘신문
  • 승인 2021.10.16 2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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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 지역 습지보호지역에 대한 정부 예산 지원 사례들

(기고)숙의민주주의환경연구소 장용창 소장

습지보호지역을 지정하면 그 마을 전체에 땅값도 떨어지고 개발도 못해서 손해를 볼 것이라고 착각하시는 분들이 많은데요, 한 마디로 착각입니다. 개발을 못하도록 묶는 것은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된 곳만 해당되는 곳이기 때문입니다. 그 주변지역은 오히려 관광객과 토지 수요가 증가해서 땅값이 더 오르는 것이 최근 경향입니다. 말로만 해서는 안 믿을 것 같아서, 다른 지역의 사례들을 말씀드리겠습니다.

1. 경남 창녕군의 우포늪 생태관과 따오기 복원 사업

우포늪생태관. 2005년 117억원의 국비 등을 유치해서 건축, 2019년엔 추가로 국비 등 36억원의 리모델링 예산을 유치했다. (사진: 창녕군청)
우포늪생태관. 2005년 117억원의 국비 등을 유치해서 건축, 2019년엔 추가로 국비 등 36억원의 리모델링 예산을 유치했다. (사진: 창녕군청)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된 경남 창녕군의 우포늪 인근에는 우포늪 생태관이 있습니다. 이는 2005년경 117억원의 국비 등을 유치해서 건설되었습니다. 또한 2019년에는 국비 등 총 36억원의 예산을 들여 건물을 리모델링했습니다. 이 건물만으로 153억원의 국비 등 예산을 확보한 셈입니다.

더욱이 우포늪에는 멸종위기종 철새인 따오기의 복원 사업을 위해 100억원의 국비 등이 투입되었습니다. 우포늪이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되었기 때문에 이런 국비도 유치할 수 있었습니다.

우포늪을 찾는 연평균 80만명의 방문객이 가져오는 관광수입은 또 얼마나 많겠습니까?

2. 경남 김해시의 화포천 습지 생태박물관과 관리센터

화포천 습지 생태박물관 내부 구성 (사진: 김해시청)
화포천 습지 생태박물관 내부 구성 (사진: 김해시청)

김해 화포천 습지는 2007년부터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하고자 하는 제안이 있었으나, 일부 주민들의 오해와 반대로 지정이 미루어지다 2017년에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되었습니다.

화포천습지에는 60억원의 국비 등을 투입해서 습지 생태박물관이 건립되었습니다. 또한 220억원을 투입해서 습지보전 관리센터를 건설하고 운영할 계획입니다. 더욱이 900억원의 국비 등을 들여 수질 개선 사업 등을 벌일 계획입니다.

또한 화포천습지는 생태관광지역으로 지정되어 운영 예산을 지원받고 있으며, 총 15억원을 들여 소규모 생태체험장을 짓기도 하는 등, 수많은 국비 예산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이 모든 예산은 화포천이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되었기 때문에 가능한 예산입니다.

3. 전남 순천만

순천만정원. 수백억원의 국비로 조성하고, 수백만명의 관광객을 유치한 순천만정원도 결국 순천만이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되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사진: 장용창)
순천만정원. 수백억원의 국비로 조성하고, 수백만명의 관광객을 유치한 순천만정원도 결국 순천만이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되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사진: 장용창)

순천만은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습지보호지역이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연간 방문객이 5백만명이 되어, 오히려 관광객 입장 제한을 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입니다. 이미 오래 전에 순천만습지 자연생태관을 지어 방문객들을 맞이하고 있지만, 이것으로도 불충분하여, 순천만 국제습지센터를 430억원의 국비 예산으로 지었습니다. 더욱이 가장 성공한 지역 축제 중 하나로 평가되는 순천만 국가정원도 순천만 습지보호지역이 있기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순천시는 인구 약 30만명으로서 거제시보다 조금 많은 수준이지만, 2021년 한 해에만 5,553억원의 국비를 확보했습니다. 그런데, 이 사업비의 대부분은 순천만이라는 습지의 환경 관리 및 이와 연계된 국가정원 사업 등과 관련되어 있습니다. 순천만습지 하나가 순천시의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막대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4. 전북 고창군 운곡습지

전북 고창군 운곡습지보호지역 (사진: 고창군청)
전북 고창군 운곡습지보호지역 (사진: 고창군청)

전북 고창군의 운곡습지는 작은 하천과 안 쓰는 논 등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2011년에 국가습지보호지역 및 람사르습지로 지정됨에 따라 고창군은 265억원의 국비 등을 투입해 생태관광벨트를 조성하기로 했습니다. 이 또한 이곳이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되었기에 가능한 일입니다.

5. 결론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된다고 해서 정부가 지자체나 지역주민들에게 예산을 쏟아부어 주겠다고 약속하는 것은 결코 아닙니다. 다만, 습지보전법에, <국가는 예산의 범위에서 습지보전ㆍ이용시설의 설치 등 습지보전사업을 하는 지방자치단체나 그 밖의 단체에 그 사업 비용의 전부 또는 일부를 보조할 수 있다.>라고 되어 있을 뿐입니다.

그래서 지방자치단체는 이 법조항 및 법률의 취지를 이용하여 습지보전지역의 보호 및 이용을 위해 필요한 예산을 잘 기획하여 중앙정부에 제안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결과는 위에서 본 것과 같습니다. 습지보전지역의 지정이야말로 지역의 지속가능발전을 위한 좋은 기회가 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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