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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조선해양 파워공 하청노동자들 작업거부 투쟁
대우조선해양 파워공 하청노동자들 작업거부 투쟁
  • 거제통영오늘신문
  • 승인 2021.04.02 2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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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워공 100여 명 금속노조 가입, 9개 도장업체에 단체교섭 요청

지난 3월 삼성중공업 사내 도장업체에서 파워그라인더 작업을 하는 하청노동자(아래 ‘파워공’)들이 임금인상을 요구하며 10일 동안 작업거부 투쟁을 한 것에 뒤이어, 이번에는 이웃 대우조선해양 파워공들이 역시 임금인상 등을 요구하며 작업거부 투쟁에 돌입했다.

대우조선해양 파워공 150여 명은 3월 31일(수) 오전 8시 사내 서문식당 앞에 모여 작업거부를 시작했다. 다음날인 4월 1일(목)부터는 금속노조 조선하청지회가 투쟁에 결합했으며, 마찬가지로 150여 명이 작업을 거부하고 오전 8시 서문식당 앞에서 모인 뒤 옥포조각공원으로 이동하여 요구사항에 대한 의견을 수렴하고 앞으로의 투쟁에 대해 논의했다. 특히 이 자리에서는 파워공 100여 명이 금속노조에 집단 가입했다. 

작업거부 투쟁 3일 차인 4월 2일(금)에는 파워공 200여 명이 오전 6시 30분 ~ 7시 30분 대우조선해양 사내 선각삼거리에서 출근집회를 개최했으며, 출근집회 후 역시 옥포조각공원으로 이동해 확정된 요구사항을 공유하고 투쟁의 결의를 모았다.

한편, 대우조선해양 파워공이 금속노조에 가입함에 따라 금속노조 조선하청지회는 대우조선해양 사내 9개 도장업체에 6대 요구사항을 담은 공문을 전달하고 4월 6일(화) 13:00 조선하청지회 사무실에서 단체교섭 하자고 요구했다. 

대우조선해양 파워공의 요구는 ▲일당 2만원 인상, ▲퇴직적치금 폐지, ▲단기계약 폐지(최소 1년 단위 계약), ▲법정 연차휴가 보장, ▲법정 공휴일 유급휴일 적용, ▲블랙리스트 철폐 등 여섯 가지이다. 

삼성중공업 투쟁에서 교훈을 얻은 대우조선해양 파워공 요구

대우조선해양 파워공의 요구는 지난 3월 작업거부 투쟁을 했던 삼성중공업 파워공의 요구와 큰 틀에서는 비슷하다. 다만, 삼성중공업 파워공 투쟁을 교훈 삼아 몇 가지 요구가 보완, 추가됐다.

삼성중공업 도장업체들은 파워공이 투쟁하자 퇴직적치금을 폐지했다. 그런데 그 대신 회사는 현장에 복귀한 파워공에게 2개월짜리 단기계약을 강요했다. 결국, 삼성중공업 파워공은 형식적으로는 자기 일당에서 퇴직금을 떼어 적치하지 않고 별도로 퇴직금을 받을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회사가 2개월짜리 계약을 반복하다 1년을 넘기지 않고 계약을 종료하면 실질적으로는 퇴직금을 받을 수 없다. 즉 퇴직적치금 폐지가 단기계약으로 무력화되는 것이다. 이에 대우조선해양 파워공은 퇴직적치금 폐지와 더불어 단기계약 폐지(최소 1년 단위 계약)를 요구하고 나섰다.

또한, 삼성중공업 도장업체들은 기존에는 일당에 포함하던 연차휴가를 앞으로는 일당에 포함하지 않고 보장하기로 합의했지만, 연차휴가 대신 법정 공휴일을 일당에 포함한 근로계약서를 노동자들에게 제시했다. 결국, 윗돌 빼서 아랫돌에 괸 셈인데, 이에 대우조선해양 파워공은 연차휴가와 법정 공휴일 모두 일당에 포함하지 않고 유급으로 보장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한편, 대우조선해양 파워공은 투쟁에 앞장선 노동자가 이후 회사를 옮길 때 취업을 거부당하는 이른바 ‘블랙리스트’를 철폐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이번에는 금속노조에 가입해서 투쟁하는 만큼, 노동조합 가입이나 노동조합 활동으로 인해 불이익을 당하거나 취업에 어려움을 겪는 일만큼은 뿌리 뽑아야 한다는 것이다.

금속노조 조선하청지회와 대우조선해양 파워공들은 주말 동안 노동조합 가입을 확대하는 것에 주력하고, 4월 5일(월) 06시 30분 사내 선각삼거리 출근집회를 비롯해 다음 주에도 작업거부 투쟁을 계속 이어갈 계획이다.

금속노조 조선하청지회 김형수 지회장은 “금속노조에 가입해 노동조합과 함께 투쟁하는 만큼 실질적으로 생산에 타격을 주는 보다 조직적이고 강고한 투쟁으로 일당 2만원 인상 등 6대 요구를 쟁취할 것이다. 또한, 과거처럼 변변한 협상도 합의도 없이 마무리되는 투쟁이 아니라 이번에는 반드시 금속노조가 도장업체들과 문서로 합의하고 투쟁을 마무리할 것이다”라는 결의를 밝혔다.

삼성중공업에 뒤이어 터져 나온 대우조선해양 파워공의 임금인상 투쟁이 금속노조 집단가입을 계기로 어떻게 확산하여 나갈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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