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뉴스
특별기고, 고현천을 고전문학공원으로 만들자
특별기고, 고현천을 고전문학공원으로 만들자
  • 거제통영오늘신문
  • 승인 2014.02.24 10:1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고영화 고전문학연구가

 

고현천 정비사업관련 문화공간 조성을 위한 정책토론회에 발제자로 나선 고전문학연구가 고영화씨의 발제문 '거제시 고현천 문화 공간을 위한 제언'을 요약 정리한 글임을 밝힌다.=편집자주

거제시에 따르면, 거제시민의 휴식레저 공간인 고현천 생태하천 조성사업에는 산책로를 5m로 확장하고 가로수, 운동시설, 벤치, 화장실, 음수대 등을 설치해, 재해예방차원의 제방쌓기와 낙차보 설치를 넘어, 도심의 하천이 레저공간으로서의 역할을 구축한다.
고현천은 지역주민들이 즐겨 찾아 운동하고 휴식하는 장소로 시설물 정비는 물론, 친수공간도 구축해 나가겠다고 밝히면서, 시민들에게 친근한 산책코스로 각광을 받을 수 있는 친수시설을 만들어 나간다는 계획이다.


고현천을 정비하기 위해서는 여러 지역관계자 분들과 여러 단체의 협의와 아이디어를 통한, 공감과 소통, 창의적인 발상으로 영구적 하천문화 공간을 열어 나가야한다. 고현천을 도심 내 살아 움직이는 동선을 만들어 내야하고, 땅과 바다를 연결시키는 생태학적 실핏줄 역할을 담당하는 살아 있는 유기체로써 고려해야 하는데, 혹여 잘못 방치하면 그 댓가는 상상을 초월한다.


도시하천은 자연경관과 자연체험의 장으로서, 생물종의 원천이자 생물 이동통로 및 녹지축으로서, 도시에서 가장 소중한 기회의 땅이자 미래 자연과 인간의 관계를 가늠해 볼 수 있는 시험장이다.
그 방향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제방 안쪽 하천의 재자연화, 제방 바깥의 문화공원화’일 것이다.?다행이 상문동 쪽의 고현천은 농지하천이라 아직 기회의 공간이며, 문동폭포 아래쪽은 산지하천으로 작은 노력으로도 자연친화적 생태하천으로 큰 효과를 거둘 수가 있어, 자연문화생태역사 즉, 미래 하천으로써 후손에게 계속 이어갈 수가 있다.


모든 하천은 기본적인 홍수방지와 깨끗한 물이 흐르는 수질개선이 우선이다. 이에 더해 친수문화공간을 만들자는 것이다. 거기다가 거제역사문화가 저변에 깔리도록 만들어, 자연스레 시민의 주체성과 정체성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특히 거제는 고전문학 속에 인간성을 물론, 거제의 다양성을 포함한 문학작품이 많아 고현천의 문화공간을 만드는데 큰 기여를 할 수가 있다. 또한 이 땅과 바다를 이어주는 동맥인 ‘하천생태문화거리’가 조성된다면, 거제민의 자부심을 일깨우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혹여 예산이 돼 '음악분수'와 '생태습지', '거제고전문학마당' 시설이나,‘거제고전문학 산책길’‘청소년 문화마당’을 조성한다면, 지역주민의 자긍심과 거제문화가 살아있는 하천으로 탈바꿈 할 수 있다.


그 외에도 친수시설로는 체력단련장과 어린이놀이터, 바닥분수, 지압보도, 각종 쉼터, 생태탐방로, 전망테크, 주차장 등이 있다. 또한 수질정화와 경관조성에 뛰어난 꽃과 다양한 수생식물을 심어 아름다운 하천으로 탈바꿈 시킨다. 그러므로 고현천 정비 사업에는 “편안한 하천, 생태적 하천, 문화가 깃든 하천, 소통과 융합의 공간”이면 더욱 좋겠다.

 

고현천 유배문학 작품 100여편
거제고전문학 1번지로 조성해야

 

하천에 문화를 심기 위해서는 하천을 연계한 스토리텔링과 지역 산출품, 역사문화를 연계해서 종합적인 틀에서 기획해야 한다. 즉, ① 교통과 이용 수요층의 전망 ②전통문화 및 문화재 홍보 ③지형과 지질 및 자연자원의 활용을 위한 현황조사 ④지역명칭 및 땅이름 조사에서 나타나는 특성 ⑤고유 음식과 지금 즐겨하는 음식(거제8경8미) ⑥현 행사의 내용과 주민들의 문화 활동 상황 ⑦현 역사 유적의 연계활용방안 ⑧새로운 유적에 대한 심층적인 조사 및 자원화 ⑨자연으로 풍기는 이미지와 외부에 알려진 이미지 ⑩하천의 고지도를 통한 하천의 변화된 모습과 이름 조사 ⑪ 특산물 및 경쟁력 있는 지역의 공산품 알림판 설치 ⑫지역적인 문학과 예술의 맥 ⑬역사자료에서 나타나는 지역적인 흐름과 특성(인맥·지세·환경·풍토·설화 등) 등을 종합적으로 조사해 지역에 알맞은 문화자원을 선정해야 한다.
그리고 보도블럭부터 주변경관에 이르기까지 주제와 공조하는 조형물을 설치(대구어 갈매기 팔색조 거북선 등등)해 이미지를 부각시키고 다양한 연령층을 위한 즐길 거리를 제공해야 한다.


이처럼 역사, 문화, 전통, 동화, 설화 등 다양한 소재와 하천이 함께 접목해 하나의 문화공간이 조성된다면 하천의 브랜드 가치는 충분히 높아질 것으로 판단된다. 이와 함께 가장 선행되어야 할, 하천의 오염으로 인한 생태계 파괴가 이뤄지지 않도록 하천을 터전으로 살아가고 있는 동식물을 보호하고 살아있는 하천으로 만들어야 한다.


다행이도 널리 알려진 바, 고현천의 옛 유배문학작품이 100 여편 전해지고 있고 거제도의 또 다른 수많은 고전문학이 있으니 문학길을 조성하는데는 큰 어려움이 없으나, 어떻게 디자인하고 이 땅의 정체성을 살려 후손에게 자랑스럽게 물려줄 것인가는, 치열한 고민이 있어야 할 것이다.


약 500년 전 신현읍 일대에 유배 온, 이행 홍언충 이윤 이려 김세필 정황선생 등의 명시를 문동폭포에서 고현천 중류 둑길가까지 일정한 간격으로 배열하고, 거제고전문학 작품도 더불어 배치한다면 거제의 문화역사 길을 만들 수가 있다. 거제유배 후손들이 전국에서 찾는 선조의 명소로써 또는 감흥을 느끼는 거제시민의 정신적 안락처가 될 뿐만 아니라, 도시문화 환경과 함께 관광거제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옛 거제유배객이 거제에 있을 때 있었던 정자도 두어 개 조성한다면 더욱 좋겠다. 그리고 거제 한글작품 몇 편과 거제 유명 한시) 작품도 더불어 조성하면 명실 공히 거제도 고전문학 1번지가 될 것이다.


1504년 갑자사화로 인해 거제도로 유배 온 분이 대략 26명 정도다. 그 중에 이행(李荇,擇之), 공석(公碩 김세필), 홍대요(大曜 홍언승), 홍언충(洪彦忠/直頃), 홍언방(君美), 홍언국(公佐), 자진(子眞 최숙생), 자백(子伯)이윤(李胤), 이강재(?哉,이려), 이공백(恭伯), 이자선(子善), 이원숙(元叔), 이인지(李守?, ?之), 이공신(公信) 등이 가깝게 교분을 나누었다. 1506년 봄부터 가을까지 가장 행복한 시간을 보내며 즐긴 거제도 장소가, 장평바닷가, 운문(문동)폭포, 소요동[상문동], 신청담(神淸潭, 문동폭포 웅덩이)과 매립전의 고현바닷가, 그리고 유자도[현 대섬(竹島), 현재 유자섬(橘島)은 당시에는 소도(小島)], 주봉 계룡산, 구천동(삼거리)까지 함께 다니며 거제비경을 즐겼다. 거제고을 선비인 이악(李?, 斯立), 이맹전(李孟全), 이백완(李伯完)도 가끔씩 참석했으며, 또한 거제 관리 이수간(李守幹), 수위(守威), 수인(守?), 수심(守諶) 형제들과도 시문을 교환했다. 이분들이 가장 자주 찾은 곳이 거제시 상문동 문동저수지에서 문동폭포까지이다.


용재 이행선생은 거제로 유배 오기 10여년 전(前)부터 산수(山水)에 뜻을 두고 지리에 관심이 많아, 후(後)에 '신증동국여지승람' 편찬 작업에 참여하는 계기가 되었다. 이런 선생의 관심은 거제도 유배중에도 고현 상문동 주위의 곳곳의 이름을 지었다. 자신이 살고 있는 집을 '보진당(保眞堂)', 그리고 現 '고자산치'는 당시 '화자현(火者峴)'이라 불리었는데 '고절령(高節嶺)'이라 개칭했으며, 배소 주위 유수(幽邃)한 골짜기를 '소요동(逍遙洞 삼룡초등학교에서 문동저수지 사이)'이라 하였고, 現 문동저수지의 시내를 '백운계(白雲溪)', 정자는 '세한정(歲寒亭)', 바로 앞에 샘물이 솟는 것을 보고 '성심천(醒心泉)'이라 짓고, 이 샘물에다 직접 작은 못을 만들어 '군자지(君子池)'라 하였으며, 또한 그 아래 정자를 짓고는 이름하여 '차군정(此君亭)'이라 불렀다. 그리고 시냇물을 따라 올라가보니, 푸른 벼랑이 물러서고 드리운 물결은 쏟아져서 굉음을 울리며 부서져 내리는 모습이 마치 하늘로부터 떨어지는 듯하여 '운문폭(雲門瀑 문동폭포)'이라 하였다. 폭포수 아래 웅덩이를 '신청담(神淸潭)', 그리고 주위에 평평한 바위들이 있어 휴식할만하다 생각하여 '지족정(止足亭)'이라 명명했다. 당시 최숙생(崔淑生,子眞 1457∼1520년)선생도 이행선생과 같은 제목의 시(詩)를 남겨 전하고 있다.


문동저수지 입구에서 운문(문동)폭포까지 500년 前 거제도의 고전문학이 흐르는 관광코스로 '스토리텔링'을 하여, 거제고전문학 1번지로 가꾸어야 하겠다.
만일 상문동 고현천변에 정자(亭子) 또는 누각(樓閣)을 세운다면 ‘세한정,(루)(歲寒亭,樓)’ ‘성심정(醒心亭)’ ‘차군정(此君亭)’ ‘지족정(止足亭)’ 중에 선택해 명명해야 하며, 삼룡초등학교 하천 동편에 작은 거처 즉 용재 이행의 배소 초갓집을 만든다면 ‘보진당(保眞堂)’으로 명명해야 그 역사성과 관광성을 띨 수가 있다.


1548년에서 1560년까지 고현동에서 귀양살이한 유헌 정황 선생은 대부분 고현천 하류 쪽에서 문학작품을 남겼다. 이에 그 분의 작품도 고현천변에 적어도 1편 이상 상징적으로 조성해야 한다. 그리고 여기에다 거제고전 한글작품이나 고전 명시 작품을 더한다면 우리나라 역사상 지방하천이 고전문학과 함께 조성된 최초의 ‘고전문학 하천테마길‘이 만들어 지는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