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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영 화력발전소 건설 계획이 취소되어야 하는 경제적인 이유
통영 화력발전소 건설 계획이 취소되어야 하는 경제적인 이유
  • 거제통영오늘신문
  • 승인 2020.12.18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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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용창 (환경연합 국제협력위원, 경남대학교 겸임교수)

 

우리나라의 전력 정책을 담게 되는 <제9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을 정부가 수립하는 중에 있습니다. 계획안에 대한 공청회를 한다면서 의견을 달라고 하길래, 이 글을 통해 통영 화력발전소 건설 계획에 대한 의견을 드리려고 합니다.

정부가 추진하는 모든 정책은 결국 국민들이 경제적으로 잘 살고 행복하도록 돕는 것을 목표로 해야 합니다. 통영 화력발전소 건설 계획이 취소되어야 하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저는 경제적인 이유만 말씀드리겠습니다. 통영 화력발전소는 국가 경제, 국민 경제를 더 나쁘게 하기 때문에 취소되어야 합니다.

통영 화력발전소가 지어질 예정인 안정만에는 굴 양식장이 가득 들어 있습니다. 화력발전소에서 전기를 생산하고 나면 바닷물을 끌어들여 뜨거워진 기계를 식힙니다. 그렇게 기계를 식히고 나서 뜨거워진 바닷물은 다시 이 안정만으로 나옵니다. 그런데, 그 과정에서 기계 고장을 막기 위한 살균제 등 화학약품을 엄청 많이 사용합니다. 그러니, 화력발전소가 이곳에 들어서면, 뜨거울 뿐만 아니라 살균제로 가득찬 온배수가 바다의 미생물들을 다 죽여버립니다. 그 미생물은 바로 굴의 먹이입니다. 발전소가 온배수를 뿜어내면 굴의 먹이가 사라지기 때문에, 안정만에서 더 이상 굴 양식업을 하기가 힘들어집니다.

그렇다면, 국가 경제 차원에서 우리는 이런 질문을 해야 합니다. <안정만에 굴 양식장을 유지하는 것과 화력발전소를 짓는 것 중에서, 어느 것이 국민들을 더 잘 살게 하는가? 어느 것이 국가 경제에 더 도움이 되는가?> 이 질문에 대한 답이 아래 그림에 있습니다. 통영 화력 발전소는 연봉 3천만원을 받는 인원 150명을 고용하기 때문에, 연간 나오는 근로소득이 총 45억원입니다. 그에 반해 안정만의 굴 양식장에서는 굴 까는 할머니들에게 지급되는 소득만 연간 840억원입니다. 45억원을 위해서 840억원을 포기할 겁니까? 국가 경제 차원에서 이건 미친 짓입니다.

이 그림은 모두 객관적인 근거에 의해 그린 겁니다. 굴 양식장 지도는 한국해양조사원이 2012년에 발간한 <어장정보도>에 나와 있습니다. 발전소의 고용 인원에 대해서는 화력발전소 환경영향평가서와 다른 지역 화력발전소의 고용 인원 등을 참고했습니다. 안정만의 굴 양식장의 고용인원에 대해서는 지홍태 굴수협 조합장님이 한산신문 2013년 기사에서 했던 추정치를 사용했습니다.

<가스 발전소는 석탄 발전소에 비해 깨끗한데, 그것조차 반대하면, 전기는 어떻게 생산하는가?>라고 혹시 질문을 하실 수도 있겠습니다. 답은 간단합니다. 2019년 우리나라는 재생에너지 비율이 약 5%입니다. 흔히 선진국이라 불리는 37개 OECD 국가 중 꼴찌입니다. 노르웨이는 97%가 재생에너지이며, 우리나라보다 경제 수준이 낮은 포르투갈도 재생가능에너지 비율이 50%가 넘습니다. 그만큼 우리나라는 재생가능에너지를 늘릴 수 있는 여유가 많다는 뜻입니다.

게다가 우리나라에는 이미 가스 발전소가 50기가 넘게 있으며, 정부는 기존 석탄 화력발전소의 설비도 가스 설비로 바꿔나갈 예정입니다. 그러니, 가스 발전소를 새로 지을 필요가 없습니다. 더욱이, 이렇게 굴 양식으로 돈을 잘 벌고 있는 이 바다를 포기해가면서까지 발전소를 지어야 할 이유가 전혀 없는 것입니다. <제9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을 수립하는 분들이 지혜를 발휘하리라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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