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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인 칼럼) 지심도를 내버려두라
(발행인 칼럼) 지심도를 내버려두라
  • 거제통영오늘신문
  • 승인 2020.11.22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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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시의 지심도 관광개발 계획이 첫발부터 어긋나고 있다.
개발은  생태공원조성, 자연학습장, 지심도 관광명소화사업 등 여러 이름을 달고 있으나 본질은 행정 주도의 유원지 개발 계획이다. 15세대 주민들을 배제한 채 개발을 추진하다 강력한 반발에 직면했다. 변광용 시장이 "강제이주는 없고 주민과 상생 방안을 찾겠다"고 수차례 공언 하면서 강제이주설은 잦아들었다. 그렇다면 협의 이주인가. 속내는 그렇게 보인다. 최근 국민권익위의 요청을 받아 협의체를 만들어 논의하기로 했다니 다행이다. 협의기구에는 권익위와 주민, 거제시 환경부 국립공원 경남도 등이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갈등해결전문가, 시민사회 등도 함께하면 좋겠다.

지심도 문제는 역사적 특수성을 인정하고 접근할 필요가 있다. 일제강점기 군사기지를 위한 주민 강제 이주, 해방후 토지는 국방부 소유, 지상권(건물)은 주민이 소유하면서 주민들은 관광객 상대 민박(거제시 신고수리)운영, 음식점 영업(불법), 건물 증축(불법)을 해왔다. 토지소유권 거제시 이관 후 거제시는 주민이 없어야 개발과 개발이후 관리의 편리성을 이유로 주민 배제(이주 종용)관광개발을 추진했고, 지심도 주민들은 섬 거주와 영업권 등을 강력요구하며 부딪치고 있는 것.

그렇다면 바람직한 지심도 관광 방향은? 첫째, 주민과 상생방안 마련은 기본이다.
둘째, 자연환경 원형보존 원칙을 지켜야 한다. 주민들도 이를 원한다한다. 탐방객들이 지심도를 왜 찾는지 근본적 물음에서 출발해야한다. 자연에는
간섭을 최소화하고 탐방로와 안전시설 등에 머물러야한다.
지심도가 수용가능한, 지속가능한 생태용량을 파악해 적정 탐방객수를 정하는 것이 우선이다.
지심도의 자연생태자원 정밀조사가 선행되어야 한다.(하지 않았다면, 하지 않았을 것이다)
셋째, 지심도만의 고유한, 독특한, 특색있는 컨텐츠를 명확히 해야 한다.
기후위기 시대를 맞아 에너지자립 섬, 생태순환 섬, 일회용품 없는 섬, 탄소제로 섬, 쓰레기제로 섬, 존재 자체가 관광자원인 섬 등 새로운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

그러나 시는 20세기 관광개발 계획만을 답습하는 것으로 보인다. 숫자와 양, 물량 논리, 낙수효과에 말이다.
시는, 한려해상국립공원 해제 후 시립(군립)공원으로 전환해 마음대로 요리하고 싶은 모양이다. 최근 공청회서 이를 숨기지 않았다. 국립공원 3차구역 조정에서 현재 군립공원과 교환을 요청했다고 말했다.
 

공청회서 공개한 생태공원 조성계획 밑그림은 낡았다. 체험관 등 9동 신축에 150억, 출렁다리 18억, 하수처리장 50억, 탐방로, 전망대 개설 등 모두 280억 규모다.
그러나 제일 중요한 예산 확보계획은 없다. 공공예산인지 민간투자인지. 섬의 주인인 주민과 자연환경과의 상생방안이 없다. 국립공원과 환경부의 동의가 필수적인데, 이 계획으로는 동의 가능성은 낮아보인다.

가치의 전환, 생각의 변화 역발상이 필요하다. 하지 않는 것이 오히려 가장 크게 하는 것이라는 말도 있다.
섬, 지심도 만이 갖고 있는 특수성을 찾아 어떻게 극대화 할 것인가를 다시 고민해야한다. 문제는 소프트웨어지 하드웨어 토목공사가 아니다.
전망대, 국기게양대(실재로 우리나라에서 가장 높고 큰 110m 국기 게양대 설치를 추진했다가 바보된 시장도 있다) 호텔, 숙박시설, 추가 접안시설 필요없다.
최소한의 편의시설, 안전시설만 갖추고 그냥 내버려두자. 푸른바다, 파도, 먼 수평선, 아름다운 숲, 꽃과 나무, 역사, 이야기, 함께 걷는 고운 사람들. 무엇이 더 필요한가.  제발 더 이상 콘크리트 쳐 바르지 말자.
관광객 숫자 세는 관광정책 말자. 이는 시장통 만드는 것이다.
숨 쉴 곳으로 보존하자. 지심도에 왜 가겠는가.

'1000만 관광객 시대'를 이끌어 나갈 보물로 가꾸지 말자. 섬이 아니라 시장통 된다. 보존이 경제다. 보존이 발전이다. 섬은 섬으로 둬야한다.
고립, 비접근성, 신비, 원시성의, 꼭 가보고 싶은.
토일 주말 휴가철 꽃 피는 봄철에 집중시킬 게 아니라 월화수목금토일 찾도록 분산효과 필요하다.
주민, 원주민도 행복한 관광지되어야 지속가능하다. 한탕주의, 바가지, 교통난, 쓰레기, 자연훼손, 과잉관광 아니되오.
예약제로만 운영해 입도객 제한하고, 하루 수천 명이 줄서서 앞사람 엉덩이 보고 다니는 유원지로 만들지 말고, 여유와 사색, 자연과의 교감, 휴식과 힐링, 묵언의 길, 묵언의 섬으로 만들자. 거위의 배를 갈라 황금알을 꺼내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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