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뉴스
거제 지역 고등학생 5.4% 성경험 있다
거제 지역 고등학생 5.4% 성경험 있다
  • 윤양원 기자
  • 승인 2020.07.21 17:1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청소년실태조사 결과를 통해 보는 거제 청소년 문제의 실태

거제시와 청소년상담복지센터가 공동으로 실시한 ‘2019년 거제시 청소년실태조사’ 보고서에서 청소년 문제의 심각성이 위험 수위를 넘어서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보고서는 2019년 9월 30일 ~ 10월 23일까지 거제시 관내 중고등학생 10,80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을 바탕으로 작성됐다. 조사 대상의 연령별 비율은 중학생(1~3학년) 19개교 7,142명(66.2%), 고등학생(1~2학년) 8개교 3,660명(33.84%) 이다. 성별은 남자 청소년이 52.5%, 여자 청소년이 47.5%를 차지하고 있다.

조사 내용의 분석은 한국학습클리닉 부산 지부가 맡았고, SPSS V22.0 통계프로그램을 사용해 결과를 도출했다.

 

도움 요청 대상으로 부모 꼽지만 현실에선 친구와 의논

청소년이 인식하는 ‘도움을 청할 사람’을 복수응답을 전제로 물었을 때, 1위는 역시 부모(81.3%)가 차지했다. 부모 다음은 동성친구(79.1%)와 형제자매(40.4%), 그리고 이성친구(23.1) 순이었다. 다만, 여자 청소년의 경우 부모(80.1%)보다 동성친구(83.5%)가 더 높았다.

하지만 질문을 약간 바꿔 ‘스트레스 상황일 때 가장 먼저 의논하고 싶은 사람이 누구냐’고 물었을 때, 남녀 공히 1위는 친구(51.9%)였고, 부모는 그 절반(26.2%) 수준에 그쳤다. 도움을 청할 대상을 부모(81.3%)라고 인식하지만 정작 현실에서는 상당수 청소년이 부모의 도움을 받지 못하고 있는 현실을 반영하고 있는 결과다.

특히, 학교 선생님을 의논 상대로 든 청소년은 1.1%에 그쳤는데, 공교육의 현실적 한계가 그대로 드러난 결과로 보인다. 우리 청소년 100명 중 99명은 선생님을 대화의 상대로 인식하지 않거나, 문제 해결 능력을 불신하고 있다는 증거다.

한편, ‘스트레스를 받으면 자해 행위를 하고 싶다’고 답한 청소년이 전체의 13.2%에 달했다. 한편 자해 행위 경험이 있는 청소년(1,244명) 중 자살 의도가 있었다고 답한 비율이 26.8%였는데, 그 중 여자 청소년 비율이 28.5%로 남자 청소년의 23.0%에 비해 현저히 높았다.

청소년들은 효과적인 스트레스 예방책 1위로 개인상담(61.4%)을 꼽았고, 2위는 캠프 및 수련활동프로그램(36.0%)이 차지했다. 의사소통의 단절과 휴식의 필요성이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

 

고등학생 5.4%는 성경험 있어

거제시 청소년이 성교육시 알고 싶은 내용의 우선순위를 살펴보면, 성별로는 남자 청소년 14.7%, 여자 청소년 15.6%가 ‘성평등’에 가장 많이 응답했고, 남자 청소년은 ‘성관계 준비’, ‘사랑과 데이트’, 여자 청소년은 ‘피임’, ‘사랑과 데이트’ 순으로 나타났다.

 

출처 2019년 거제시 청소년실태조사 보고서 p55, p85

성관계 경험 유무에 대한 질문에 2.7%의 청소년이 ‘경험 있다’고 답했고, 특히 17~18세 청소년 중 5.4%가 성관계 경험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 결과에 대해 전문가들은 질문의 강도와 내용에 따라 결과의 신뢰성이 일정 부분 영향을 받게 되는데, 통상적으로 이런 질문의 경우 실제 수치보다 설문조사 결과가 낮게 나온다는 점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성관계 경험이 있는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첫 성관계 대상에 대한 질문에서 친구가 44.4%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고, 다음으로 선배가 26.8%, 후배가 11.6%를 차지해 청소년의 첫 성관계 대상은 주로 또래 집단인 것으로 조사됐다.

다만, 2.8%의 청소년이 가족과 첫 성관계를 가졌다고 답했고, 채팅을 통해 알게 된 상대와도 2.8%의 청소년이 성관계를 가진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상대방을 특정하기 꺼려져 기타를 선택한 청소년 중 여자 청소년 비율이 17.4%로 남자 청소년의 3.4%에 비해 월등히 높게 나타났다는 점은 눈여겨 볼 대목으로 보인다.

첫 성관계 시기에 관한 질문에 ‘중학교 3학년 때’라고 답한 청소년이 전체의 24.8%로 가장 많았고, ‘초등학교 저학년 때’도 7.8%의 비율을 차지해 청소년들의 성경험 연령이 점점 낮아지는 추세라는 사실을 확인케 했다.

 

5.9%의 청소년이 아르바이트 한다

청소년 노동실태 조사에서 최근 1년 동안 아르바이트를 했거나, 현재 하고 있는 청소년의 비중이 전체의 5.9%에 달했다. 하지만 근로계약서를 작성했다고 답한 비율은 38.6%에 불과했고, 근로계약서의 내용을 이해하고 있다고 답한 청소년이 40%에 불과해 60%에 달하는 청소년이 법의 사각지대에서 노동을 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부당한 대우를 받은 이유에 대한 조사에서 ‘최저시급 기준 이하의 임금을 받았다’고 답한 비율이 21.2%로 가장 높았고, 다음으로는 ‘정해진 날짜에 임금을 받지 못했다’가 18.3%, 그리고 ‘초과근무수당’과 ‘휴일근로수당 미지급’이 각각 13.2%와 10.3%로 조사돼 청소년 노동과 관련된 문제는 대부분 임금에 관한 내용임이 확인됐다. 법의 사각지대에 있는 청소년들을 위한 노동권과 인권 교육의 필요성이 강조되는 지점이다.

 

거제 청소년들 타 지역에 비해 스트레스와 자살율 높아

참교육학부모회거제지회 관계자는 거제 지역 청소년의 스트레스 지수와 자살율이 타 시도에 비해 높게 나타나고 있다며, 조선업 불황으로 인한 가정불화가 청소년의 정서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거제시 청소년의 물질적·정서적 지원에 대한 인지(認知)는 대체로 긍정적인 것으로 보이지만, ‘전혀 받지 못하거나 부족하다’가 5%, ‘어렵고 힘들 때 도움을 요청할 사람이 없다’가 6.1%로 나타났다며, 청소년기가 물질적·정서적 지원이 절실한 시기인 만큼 도움이 필요한 청소년을 적극적으로 발굴하고 지원할 수 있는 사회안전망 강화 정책이 요구된다고 주장했다.

여기에 더해 헬프콜 청소년전화 1388 및 청소년 상담복지센터에 대한 인지도와 이용률을 높이기 위해 구체적이고 체계적인 계획과 차별화된 홍보 전략을 수립하고, 청소년의 특성 및 문화에 적합한 매체를 활용한 온·오프라인 홍보가 강화되어야 하며, 위기상황에 처한 청소년이 손쉽게 이용할 수 있는 ‘청소년 쉼터 마련’ 역시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청소년은 우리 사회의 미래를 결정하는 주체다. 따라서 현재의 청소년들이 행복하지 않다면 그들이 만들어 갈 미래 역시 긍정적이길 기대하기 어렵다. 그들이 바람직한 미래를 만들어나가길 바란다면, 현재 그들의 삶이 바람직할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노력이 필요하지 않을까?

콩 심은 데 콩 나고, 팥 심은 데 팥이 나는 법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